오너일가 조용한 설 맞이…극적 화해 가능성 낮아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그룹 오너일가가 민족 명절인 설을 맞아 한자리에 모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주역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사이는 새해를 맞이했어도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종 소송과 고발에 이어 최근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을 판단하기 위한 '성인후견인지정 심판청구'까지 진행되고 있기 때문. 다만,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추석과 달리 이번 설에는 국내에 머물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가족간의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7일 재계와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오는 6~7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리는 스키월드컵스키 행사에 참석하는 것 외에 연휴기간 별 다른 일정을 만들지 않고 조용하게 가족과 보낼 예정이다.
아직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해 신격호 총괄회장과 한자리에 모이는 일정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롯데호텔에 기거 중인 부친을 찾아 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1일에도 새해를 맡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인사차 방문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가족과 친지가 한자리에 모이는 대대적인 화해의 장이 만들어지기는 힘들리라는 것이 롯데가 주변의 견해다.
현재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지 반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다. 당초 서로의 주장만 있던 것과 달리 최근 양상은 법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호텔롯데의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진행 중이고 이 외에도 호텔롯데 이사 해임에 대한 손배소, 롯데캐피탈 대표 등에 대한 업무방해·재물은닉 고소, 롯데그룹 7개 계열사에 대한 업무방해 고소 등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개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 신정숙 씨의 성년후견인 심판 청구가 진행되고 있고 롯데그룹 측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 및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 등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지난 3일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서울가정법원의 심리에 참석하기도 했고 4일에는 SDJ코퍼레이션 관계자가 검찰에 소환돼 명예훼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SDJ코퍼레이션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국내에 설립한 개인 법인이다.
이들이 최근까지 법정을 무대로 갈등을 벌인 탓에 양측이 극적인 합의를 하기에는 감정의 골이 너무 깊다는 평가가 많다.
재계 관계자는 “설 연휴에 오너일가가 회합을 하며 화해를 모색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은 설 이후 경영권 분쟁을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을, 신동빈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공개에 대한 전략을 모색하는 연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