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커져...달러/원 환율 전망도 상향
[뉴스핌=허정인 기자]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새해들어 사상 처음으로 1%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말 새해 전망을 할 당시엔 거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채권 애널리스트와 딜러들은 앞다퉈 연간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도 마찬가지다. 5년6개월만에 최고치인 1214원까지 뛰어올랐다. 지난해말에 전망했던 것보다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해 달러/원 환율 레인지를 30원 이상 높여잡았다.
이같은 일은 연초부터 매섭게 불어닥친 국제유가 하락, 중국증시 급락, 위안화 하락 때문이다.이에 따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속도 전망이 바뀌었다. 또 국내 경기도 예상보다 좋지않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높아졌다.
◆ 국고채 금리 레인지 10bp 하락 전망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2016년 연간 전망을 내놓은 20개 증권사 중 국고채 10년물이 2%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본 곳은 5곳(대우증권 교보증권 NH투자증권 현대증권 유안타증권)이었다. 이 가운데 1분기 중 1%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곳은 2곳(대우 교보)뿐이었다.
새해들어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기존 전망보다 10bp 가량 내리고있다. NH투자증권은 국고채 10년물 금리 전망치를 당초 1.85~2.50%에서 1.80~2.20%로 내렸다. 대우증권은 1.80~2.30%에서 1.70~2.20%로, 유진투자증권은 2.10~2.60%에서 1.90~2.30%로 각각 낮췄다.
박종연 NH선물 연구원은 "당초 2분기 예상했던 글로벌 경기둔화가 1분기에 나타났다"며 "디플레 우려감에 국고채 레인지를 20~30bp가량 하향 전망한다"고 말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지표가 좋지 않아 FOMC가 일반적인 전망처럼 올해 3~4차례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며 "연준, ECB, BOJ 등이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면 한은도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오는 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연간전망 때보다 금리레벨이 더 빠질 것 같다"며 "대외경제 안 좋아지면서 3월에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2월에 이를 선반영하며 채권 금리 하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달러/원 레인지 30원 상승 전망
외환시장도 마찬가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새해 들어서만 전고점을 두 번 경신했다. 이에 올해 환율 전망 레인지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060~1210원에서 1090~1240원으로 30원 상향 이동했다. 현대선물은 1070~1220원에서 1140~1250으로 저점을 70원, 고점을 30원 각각 올려잡았다. 동부증권도 1120~1230원 레이지를 1150~1250원으로 바꿨다. 하나금융투자도 1178~1300원에서 1178~1325원으로 고점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신흥국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달러/원 상승속도가 가파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자원수출국인 신흥국 리스크가 해소되려면 상당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위안화 변동성이 예상보다 크다"며 "여기에 홍콩달러로 전이되면서 글로벌 투심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ECB가 양적완화 스탠스를 확실하게 내놓지 않은 점도 증시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발 경기둔화가 확대되고 여기에 선진국 물가 하락 압력이 높아지면서 강달러 압력은 더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