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net 프로듀스 101 홈페이지> |
[뉴스핌=양진영 기자] 무려 101명의 연습생이 참여하는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듀스 101'이 출범한다. '걸그룹 데뷔'라는 목표를 두고 어린 소녀들이 경쟁하는 가장 잔인한 서바이벌이 예고됐다.
오는 1월 방영 예정인 Mnet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참가자들은 지난 17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M countdown)에서 '픽 미'(PICK ME) 무대를 선보였다. 초대형급인 규모에 걸맞게 JYP를 비롯해 국내 유수의 기획사 연습생들이 총출동해 데뷔를 다툰다.
'프로듀스 101'의 첫 무대인 '엠카운트다운'에는 98명의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랐다. 당초 101명이 예정됐으나 이중 3명이 하차를 결정했다. 이 가운데 최종 데뷔 가능한 멤버는 단 11명. 첫 공개된 무대와 속속 공개되는 출연자들의 프로필에 화제만큼이나 각종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 JYP '식스틴'·걸그룹 '다이아'·DSP 카라프로젝트 출신 대거 합류 '갑론을박'
당초 101명의 참가가 알려진 이후 3명이 불참 의사를 전달했기에 98명으로 국내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인원 서바이벌이다. Mnet이 '슈퍼스타K'부터 '아이엠어모델',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등 다수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성공시켰지만 이런 무리한 시도는 최초다.
특히 98명의 프로필이 점차 공개됨에 따라,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이미 얼굴을 알린 연습생들이 등장한다는 점. JYP '식스틴'에서 아쉽게 탈락해 트와이스로 데뷔하지 못한 JYP 연습생 소미가 가장 눈에 띄는 멤버다.
<사진=Mnet 엠카운트다운> |
게다가 티아라의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 신인 '다이아' 출신 멤버 채연, 캐시도 팀에서 빠져나와 '프로듀스 101'에 합류했다. 팀에서 탈퇴하고 이미 데뷔한 걸그룹으로 활동을 중단한 채 서바이벌에 합류한 속내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제대로 주목은 받게 됐다. '남녀공학', '파이브돌스'로 활동했던 찬미도 이 방송에 연습생 신분으로 출연한다.
앞서 서바이벌을 이미 숱하게 겪은 참가자들 역시 다수다. DSP '베이비카라' 출신 채경과 시윤에 이어, 플레디스 연습생인 정은우는 Mnet '슈퍼스타K'와 '보이스키즈'에서 이미 서바이벌 무대를 경험한 바 있다. 대중에게 친숙한 얼굴이라 유리한 점도 있겠지만, 가수 데뷔를 위해 끝없이 서바이벌로 내몰리는 이들의 운명이 가혹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시작부터 논란의 주인공이 된 참가자도 있다. 걸그룹 플레이백의 데뷔 당시 사생팬, 미성년자 음주 등 논란으로 데뷔가 좌절됐던 마은진이 '프로듀스 101'의 참가자로 프로필이 공개된 것. 이와 함께 배우 김수현의 이복 동생으로 알려진 김주나도 실력을 보여주기보다 각종 논란을 먼저 거친 대표적인 멤버다.
◆ 98명이 꾸미는 '무리수' 무대, 잔인한 경쟁의 끝은?
'프로듀스 101'의 첫 무대를 본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지만, 아직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이 보인다. 첫 번째로 지적된 건 대형 삼각 무대 위 98명의 연습생들의 계급을 나눈 듯한 무대 구성이다. 미션을 통해 가장 카메라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센터 무대에 설 것이라는 예측은 쉽게 가능하지만 98명이나 되는 대인원이기에 아랫쪽 삼각형 위에 선 멤버는 시청자들의 시선 한 자락을 받기도 힘들다.
항간에서는 인도의 신분제인 '카스트 제도'를 연상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대형 기획사에서 이름을 알린 멤버들이 일명 투표권을 가진 '시청자 프로듀서'들의 선택을 받기 쉽다는 건 자명한 논리다. 카메라에 비교적 자주 얼굴을 비출 수 있는 기회는 이미 '네임밸류'를 얻은 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추측은 쉽다. 이미 공개된 자기 PR 동영상 조횟수로도 이같은 현상은 쉽게 증명되고 있다.
<사진=Mnet 프로듀스101> |
가혹한 서바이벌의 끝은 단 11명의 걸그룹 팀 구성과 데뷔. 10% 남짓한 가능성을 위해 98명의 소녀들은 경쟁하고 울고 웃게 된다. 각자 다른 기획사 소속이기에 사실상 11명의 '프로듀스 101' 멤버들이 확정된다 해도 그 활동이 장기적으로 가능할 것이란 예상은 힘들다. 어쩌면 참가한 연습생들은 이후 각자의 회사에서 또 언제 나올지 모르는 걸그룹 멤버가 되기 위해 '프로듀스 101'이란 험난한 과정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Mnet '서바이벌 명가'로 자리잡기까지 고된 시간을 보내왔다. '슈퍼스타K'에서 나름의 공정성을 구축했다면, '쇼미더머니'에서는 스스로 자충수를 뒀다. 시행착오는 의미 있지만, 의도적 논란과 무리수는 악수로 남을 뿐이다. 데뷔를 꿈꾸는 어린 소녀들을 상대로 한 가장 자극적인 서바이벌. Mnet이 원하는 것이 만약 대중의 관심이 전부라면 '프로듀스 101'은 이미 성공했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