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변동성 커지자 국내 보다 문턱 낮은 해외선물 수요↑
[뉴스핌=이에라 기자]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로 해외선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증권사들도 잇따라 해외선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은 내달 중순부터 해외선물 중개를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주 부터는 동부증권이 해외선물과 옵션 서비스를 동시에 오픈했다.
리딩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에 해외주식을 직접 거래하던 투자자들이 해외선물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았다"며 "투자 성향이 공격적인 투자자들의 경우 레버리지가 높은 해외선물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외선물을 거래할 수 있는 곳은 삼성선물, 현대선물, NH선물, KR선물 등 선물사 외에도 교보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KB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약 10여곳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연이어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이유는 해외선물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부터 지난 8월까지 월 평균 해외선물 거래량은 451만8365계약으로 집계됐다. 2014년 월평균 거래량인 282만5439계약 대비 59.9% 증가했다. 2년 전(229만6775계약) 대비로는 두배나 뛴 것이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해외선물은 WTI선물, 유로달러선물 등이었다.
국제유가 급락,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에 따른 변동성과 레버리지 효과가 해외선물 수요를 키우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외선물은 일중 변동성이 0.5~2.0%이고, 레버리지도 증거금에 따라 최대 70배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어 위험 성향을 가진 개인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선물 시장보다 진입 문턱이 낮은데다, 증거금이 상대적으로 적고, 다양한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투자 요인이다.
국내선물은 신규로 거래하기 위해 사전교육 30시간과 모의거래 50시간을 이수해야 하고, 계좌에 예탁금도 3000만원이 필요하다. 반면 해외선물 계좌는 기본 예탁금이 없고 거래하는 종목별로 위탁증거금을 내면 된다.
위탁증거금도 정액방식이라 상품별로 다 다르다. 지난 16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원유(Crude oil)의 경우 1계약당 5060달러의 증거금을 내야 하지만, 런던인터콘티넨탈거래소(ICE) 코코아의 경우 990달러만 내면 된다. 다만 해외선물은 증거금이 유동성, 거래량 등에 따라 자주 변경되므로 수시로 증권사, 선물사 등의 공지를 확인해야 한다.
유지증거금은 선물 계약이 체결된 후 포지션 청산전까지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증거금이다. 일일 가격 변동폭 정도의 손실을 보전할만한 최저 수준의 증거금이다. NYMEX 원유는 4600달러, ICE 코코아는 900달러이다.
한 증권사 해외선물 담당자는 "해외 원자재 등 상품시장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이 선물 투자를 활용한다"며 "국내선물 투자로 손해를 본 경우 더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해외선물에 투자하는 투기 성향의 개인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전세계 10여곳의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지수, 통화, 금리, 에너지, 농산물, 금속 등 100여개가 넘는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
공유찬 삼성선물 마케팅 팀장은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출렁되자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선물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라며 "해외 시장은 변동성이 커지고, 국내시장은 규제가 높아지자 자연스레 해외선물의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영민 KDB대우증권 해외상품영업부 차장은 "해외선물은 종목마다 위탁증거금이 다양해 적은 금액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두는 것이 가능하다"며 "양방향에 베팅할 수 있어 다양한 투자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선물 투자가 높은 레버리지를 추구하는 만큼 고위험 고수익 투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선물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증거금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해외선물 계좌잔액이 유지 증거금을 하회할 경우 계약이 모두 청산될 수 있고, 시장이 급등락하면 원금보다 많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해외선물계좌의 예탁자산 평가액이 유지증거금의 20% 수준까지 하락하면 강제청산(장중 반대매매)에 나서 더 이상의 투자 손실을 막는다. 위험도가 80% 수준까지 도달하면 반대매매 대상이 되는 것. 만약 미결제증거금이 1만달러이고 예탁자산 평가액이 2000달러이면 위험도가 80%라는 셈이다.
유 차장은 "해외선물에 투자해 1주일만에 50% 수익이 날수도 있지만, 반대 방향으로 포지션을 잡으면 그만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손절시점 등 투자원금에 대한 위험관리도 꼭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증권사 해외선물 관계자는 "해외선물에서 손실이 많이 나는 투자자는 풀(Full) 레버리지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레버리지를 크게 활용하면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