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방자치 20주년, 광역단체장에게 듣다(부산광역시장편③) 일문일답(2)
[뉴스핌=이영태 기자]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은 최근 세계금융지수(GFCI) 평가에서 전 세계 82개 도시 가운데 24위, 발전가능성에선 3위를 차지했다”며 “지난달 24일 착공한 (금융허브) 복합개발사업 2단계 사업이 2018년 완공되면 부산은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금융 중심지로 서의 기본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 시장과의 인터뷰는 부산시가 지향하는 ‘해양·파생특화 금융중심지’와 한국 경제와 남북관계 개선, 관광도시 부산에 대한 서 시장의 발전전략과 철학 등에 대한 대화로 이어졌다.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이 11일 뉴스핌과 대면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 올해 부산시가 금융 중심지로 지정된 지 6주년을 맞았는데 부산을 금융허브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금융회사나 공공기관 등을 부산금융센터로 유치하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부산은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되고, 지난해 8월에는 부산국제금융센터가 준공됐다. 올해 초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이전공공기관의 입주도 완료됐다. 지난달 24일 착공한 복합개발사업 2단계 사업이 2018년 완공되면 부산은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금융 중심지로서의 기본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이다.
부산은 최근 세계금융지수(GFCI) 평가에서 전 세계 82개 도시 가운데 24위, 발전가능성에선 3위를 차지하는 등 금융중심지로서의 위상이 향상되고는 있지만,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해양·파생금융 특화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금융중심지는 단기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본, 시스템 등 유·무형의 자산을 꾸준히 구축해 나가야 하고, 금융산업과 해양산업 등 실물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해양금융종합센터 설립과 선박운용회사 부산 이전에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한국해양보증보험이 설립돼 부산이 해양금융의 메카로 부상할 수 있는 탄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본다. 올 6월에는 경제·금융분야 국제기구인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교육·연구기관인 FATF TREIN 유치가 확정됐다. 해외금융기관 유치를 위한 오랜 노력이 첫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 기관은 내년 6월 부산국제금융센터 내에 설립돼 국제 금융전문가 등이 근무하게 되는데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매년 약 6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최근 들어 세계적인 해양금융 전문 금융기관들의 부산 진출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부산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해양전문 재보험사 설립, 금융권 공동 백업센터 유치, 국제 금융전문인력 양성 등을 주요 과제로 하는 ‘도약 2020계획’을 최근 마련하여 단계적으로 차분하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
- 서 시장은 국회 기재위원장을 지낸 재정통이다. 사실 한국처럼 작은 나라의 금융 중심지가 서울과 부산으로 나뉜다는 것은 집중과 효율성 측면에서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오랫동안 서울은 금융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으로 발전해왔고, 기본적인 금융 인프라도 서울에 집중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산은 해운, 항만, 물류 등 해양산업 전반에 걸쳐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동북아 해양수도로서 특성화된 해양·파생특화 금융중심지로의 발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종합금융중심지인 서울과 차별되는 상호 보완 작용을 하고 있다. 최근 그 경쟁력 또한 세계금융지수(GFCI) 평가 등에서 입증되고 있다.
해양산업은 해양자원개발, 해양에너지 이용 증가, 북극해 항로 개척 가시화 등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부산이 해양금융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앞으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발전전략과 정책지원이 뒤따른다면 부산은 동북아 국제 금융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
◆ 한국 경제와 남북관계
- 경제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으며 국회 기재위원장과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장 등을 지낸 경제통으로서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을 소개한다면?
두 가지 측면에서 얘기하고 싶다. 한국 사회는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을 거치며 여러 가지 갈등과 차이 이런 것들이 존재한다.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했다. 사회적 비용이 크다. 사회적 갈등, 지역갈등, 계층 간의 갈등, 소득 계층 간의 갈등, 이념 간의 갈등 등으로 인해 경제성장이 진행되다 정체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그런 갈등을 빠른 시간 안에 잠재우기 위해 4대 개혁을 강조하고 있지 않나. 원칙과 질서를 존중하지 않는 요즘의 행태가 빨리 진정돼야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 그동안의 경제성장은 대기업과 재벌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이들의 기여도 무시할 수 없고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성장은 대기업만이 견인하는 패턴으로는 한계에 부닥쳤다. 다행히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경제분야가 있다. 그것이 바로 중소기업이다. 여태까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하청 중심으로 대기업만 따라서 성장하는 구도였다. 그렇다보니 중소기업이 가져야만 하는 자질과 능력이 드러나지 않고 잠재돼 있다. 이제부터는 정부정책 자체가 창의와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 그것만 갖고 있으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게 필요하다.
국가 성장을 견인해나가는 주체가 중앙에서 도시의 경쟁력으로 바뀌고 있다. 경제부문에서도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기술력만큼은 제대로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로봇센서나 조선분야의 평형수 기술개발 등에서 세계수준을 다투는 기업들이 있다. 와이어를 만드는 회사로 볼륨면에서도 세계 1위인 고려제강도 서울 등에 흩어져 있던 핵심 부서를 부산으로 옮겨 부산 본사 기능을 부활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마케팅 능력만 갖춘다면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경제주체가 될 것이다.
- 지난달 25일 남북고위급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동안 오랜 냉각 기간을 가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부산이 추진중이거나 추진할 예정인 남북 교류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아울러 한반도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과 생각은?
2010년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정부의 5.24 조치 이후 일부 민간교류사업을 제외하고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해이고, 남북고위급회담 역시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은 남북경제협력 및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력을 하고 있으며 북한과 관계된 중국 동북 3성 및 러시아와도 협력을 진행중이다. 일례로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가를 위해 지난 2월 사업주체인 라손콘트란스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5월부터는 시와 유관기관, 기업인 단체로 구성된 남북경제협력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GTI(광역두만강개발계획) 동북아 지방협력위원회 회원도시로도 가입했다.
부산시는 현재 진행 중인 남북경제협력 노력은 더욱 가속화하고, 경제적 협력과 함께 문화 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남북 관계 개선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구체적으로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부산통일경제협의회’를 조직해 체계적으로 통일을 준비하고 남북경제협력 추진을 위한 ‘남북경협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며 스포츠·문화 교류 사업과 유라시아 원정대, 물류사절단 등 협력 사업 발굴도 추진중이다.
북한과 사람 또는 물류가 원활히 교통할 수 있다면 부산은 유라시아 시대를 이끌어가는 동북아 관문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며 이는 부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따라서 남북관계 문제는 북한을 일방적인 지원의 대상이 아닌 교류 및 협력의 대상으로 보고, 부산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 한국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내수 활성화와 요우커(중국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구체적인 내수활성화 정책과 관광객 유치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이다. 앞서 언급한 일자리 정책을 통해 지역의 소득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내수 진작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먼저 전통시장 경쟁력 향상을 위해 시설현대화사업 지원, 문화관광형시장 육성, 외국인 관광객 면제 전통시장 시범운영 등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중이다.
외국인 관광객, 특히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부산시는 지난 4월 ‘요우커 친화도시’를 선언하고 2020년까지 요우커 200만명을 유치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주요 전략으로는 구매력이 큰 소황제(小皇帝, 중국 1가구 1자녀 원칙에 따른 독생자)와 20~3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내년 10월부터 부산의 국제영화제와 불꽃축제를 묶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중국 직항도시와 내륙지방을 대상으로 현지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상품을 개발하면 축제기간 동안 약 6만명의 요우커가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연안 크루즈를 타고 ‘바다에서 바라보는 부산 야경’ ▲부산만의 독특하고 중요한 문화유산을 엮은 ‘부산 이야기 상품’ 개발 ▲해운대 관광리조트 및 동부산관광단지 내 호텔 한옥마을 테마파크 골프장 조성 ▲일본행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적용(환승관광)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민간 시티투어 도입 ▲수영강·해운대 수륙양용버스 도입 검토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