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 후 고위경영진 적극 파견하고, 결정권 줘야
[뉴스핌=전선형 기자] 한국과 중국 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고위경영진 등의 KPI(주요성과지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리처드 옹 RRJ캐피탈 회장 겸 CEO는 9일 ‘중국경제 대전환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열린 온라인 종합 경제 미디어 뉴스핌의 ‘제3회 ‘2015년 중국포럼’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고위경영진을 해외에 적극 파견하고, 복귀했을 때 성과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등 KPI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파견된 고위경영진에게 독립된 의사결정 권한을 줘야 글로벌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기업들이 기업을 인수하면 대부분의 경우, 인수 후 경영진을 파견하는데, 아주 고위급 경영진을 보내지 않는다”면서 “너무 낮은 경영진은 결정권이 없고, (인수한 기업) 운영이 어려운 경우가 많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옹 RRJ 사모펀드 공동설립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주니퍼룸에서 열린 2015 중국포럼 `중국경제 대전환 - 위기인가 기회인가`에서 `韓中 상호 투자, 윈윈을 위한 제언`의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
리처드 옹은 이날 뉴스핌 중국포럼의 마지막 발표자로 나섰으며 ‘중국기업투자와 한중 윈윈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현재 중국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중국기업의 해외기업 인수의 경우 초반에는 중국의 국영기업이 주축이 돼왔지만, 지금은 민영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중국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는 연평균 35%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급격하게 성장해 왔다.
중국개발연구재단(China Development Research Foundation)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중국 기업은 총 154개의 해외 기업을 인수했으며 인수액이 261억달러(한화 31조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초기에는 중국기업의 해외기업 투자는 중국 국유기업(State-Owned Enterprises; SOEs)이 주도하면서 주로 에너지와 천연자원 부문에 집중됐으나, 현재는 중국 민간기업(Privately-Owned Enterprises; (POEs))이 공격적으로 외국시장으로 확장하면서 금융서비스 부문이나 소비자부문의 기업 등 광범위한 분야로 인수대상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리처드 옹은 “중국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하지만 빠른 성장세에 비해 노하우가 부족하다보니, 인수 후에 사전실사작업·언어소통·서로 다른 기업문화의 통합·규제장벽 등 다양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간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인수 성공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고위경영진들의 적극적인 파견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GE의 경우 해외기업의 임원을 해야 CEO(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등의 규정을 만들었다. 이는 GE가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었던 동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시아지역 내 기업인수는 상대적인 거리, 지역시장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들 기업 내에 전문인력을 파견할 수 있는 능력 등이 좀 더 장기적인 투자 성공을 낳는 열쇠가 됐다”며 “앞으로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등 동북아 주요국들은 6억명 인구의 아세안(ASEAN) 시장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