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기업대출, 올해 1분기에만 15조8000억 증가…임계치 돌파할수도"
[뉴스핌=윤지혜 기자]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은행권의 기업금융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정책금융 확대가 이자비용도 벌지 못하는 기업들을 연명시키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기업체감경기가 여전히 저조하지만 기업대출 증가율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산은이 발표한 올해 3 월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7과 70으로 100을 밑돌았다(100이하는 경기가 안 좋은 것으로 판단). 하지만 은행권 기업 대출 잔액은 691조6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 15조8000억원이 늘어났다. 특히 기술신용대출 명목으로 1분기에만 중소기업에 15조4000억원이 신규로 제공됐다.
반면 작년 국내기업 경영실적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됐다. 매출액 증가율은 작년부터 감소로 전환돼 -1.5%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 또한 전년 대비 0.4% 포인트 감소한 4.3%를 기록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실물경기가 어려워지고 자금사정이 악화되니까 기업들이 부채를 늘리고 있는 것"이라며 "신규 투자를 하기 위한 대출이 아니라 운영자금 명목으로 대출을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무구조가 악화된 중소업체들이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일단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은은 이런 무분별한 기업대출 증가가 대출 시장의 과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4분기 중기금융지수는 6.06%로 같은 해 1분기 2.29%, 2분기 2.34%, 3분기 3.29%에 비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중기금융지수란 실질 총기업대출 증가율을 보여주는 지표로 대출 시장이 과열됐음을 보여주는 임계치가 7.6%다.
박종한 산업은행 선임 연구위원은 "중기금융지수(실질 총기업대출 증가율)가 임계치 돌파여부가 중요한데 현재 추세로 봐서는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향후 대출시장 역시 과열될 것으로 보고 있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금융권과 기업간 느끼는 실물경기에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박종한 연구위원은 "기업들의 실제 매출액 증가나 영업이익은 쪼그라들고 있는데 금융시장은 팽창하고 있는 것은 결국 체감 기업금융간 편차가 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은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전체 기업의 31.9%로 전년보다 늘어났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충당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