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공조 강화...우리은행, 25개로 시중은행중 최다
[뉴스핌=한기진 기자] 은행들이 ‘내수산업’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와 달리 금융당국과 공조를 통해 현지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를 통과하는 등 한단계 진일보했다. 올해 우리•하나•신한은행 등이 신설하는 해외 지점만 50개를 넘기며,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단위: 개, 자료= 각 은행> |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4월초,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조용병 은행장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적극적으로 설득한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등 국내 금융감독당국과 정부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해외지출을 돕기 위해 해외진출 규제를 풀고 해외의 금융규제와 대외업무를 대신해주는 해외진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부행장은 “당국이 해외진출에 대한 컨설팅을 서비스정신을 갖고 하면서, 업계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저금리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급락하자, 금융당국이 해외진출에 들이는 노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에 관한 규정'을 일부 개정키로 하고 오는 5월 13일까지 업계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금융위는 은행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국외현지법인 및 국외지점 신설계획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신고수리를 받은 경우 해외직접투자 심사를 생략키로 했다.
금융위원회 글로벌금융과 관계자는 "현재까지 은행법과 외환거래법 등 두가지 법에 걸쳐 해외직접투자 심사를 받아야 해 금융사가 일을 두 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은행법에 해당하는 해외직접투자 심사를 생략함으로써 신고 중복의 불편함을 없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설되는 해외 지점만 50여개로 역대 최대 규모일 정도로, 은행들은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말까지 해외 7개국에 25개 지점을 신설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 10개 지점을 새로 내는 것을 비롯 미국에 3개, 중국에 5개 지점을 늘린다.
신한은행은 올해 약 10개의 해외 지점을 새로 개설한다. 지난달 베트남 호찌민에 지점을 개설한 데 이어 올해 베트남에만 3개 지점을 더 내기로 했다.
하나•외환은행도 올해 10곳가량의 해외 지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10년 후에는 글로벌 수익 비중을 전체의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내에만 머물던 NH농협은행마저 해외 진출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행 뉴욕지점과 북경•하노이에 사무소에 머물지 않고 베이징과 하노이 사무소의 지점 전환도 추진하고 잠재력이 큰 인도에 올해 중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홍콩과 캄보디아,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에 신규 주재원을 파견, 지점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전 금융연구원장)은 지난 15일 열린 뉴스핌 서울이코노믹 포럼에서 “1997년 외환위기로 은행업이 내수산업이 됐다”면서 “미국 대형 IB들의 파산 및 인수•합병을 계기로 상업은행 기반 모델의 부각되는 등 세계 금융산업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국내 은행들은 적극적인 M&A 등으로 해외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로 위안화가 세계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고 런던이나 홍콩 같은 위안화 역외센터처럼 위안화 관련 금융상품이 활성화 될 것으로 은행들이 위안화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