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식품·유통에 '토탈 라이프케어 서비스' 강화
[뉴스핌=이연춘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감춰왔던 경영능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고 있다.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최근 공격경영을 통해 그룹 몸집 불리기에 나선 정 회장은 옛 현대가의 일원이었던 위니아만도까지 품으며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현대백화점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이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를 인수한다. 지난 7일 글로벌 사모펀드 시티벤처캐피털파트너스(이하 CVC파트너스)와 위니아만도 지분 100%를 매입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조만간 실사를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이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는 것은 지속된 경기 불황에 각종 규제로 성장이 주춤한 유통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2012년 패션업체 한섬을, 지난해 가구업체 리바트, 씨엔에스푸드 등 인수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2020년까지 그룹 매출을 20조원으로 확대하고 대형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섬·리바트에 이어 위니아만도까지 인수하면서 특판 회사인 현대H&S·현대홈쇼핑과 시너지가 가능하고 향후 성장성이 높은 렌털 사업 모델을 통해 토털 라이프 케어 회사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수합병을 통해 기존 기업들과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인수합병 3년만에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00% 이상 증가하며 실적을 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격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했고, B2B에서도 대형거래선이 늘어난 효과가 주효했다.
한섬은 '패션명가'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유통망을 활용해 해외 유명 브랜드와 수입 계약을 맺는 한편 국내 패션 브랜드 매출도 배가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인수합병 당시 4개 브랜드에서 25개로 키워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2017년 수입 브랜드 부문에서 2800억원을, 국내 패션부문에서 6200억원 등을 벌어들여 매출 1조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현대그린푸드에서 인수한 C&S푸드시스템을 통해 단체급식 및 식자재 사업에 머물러 있던 기존 사업에서 가정식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 시장에도 뛰어든다.
위니마만도 인수 역시 그룹 내 계열사와 시너지가 기대된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위니아만도 인수로 식품유통(현대그린푸드) 및 가구(리바트) 등 기존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가 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양해각서의 주체를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가구·식품·유통에 생활가전을 더해 고객을 위한 토탈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며 "종합 유통서비스 회사로 거듭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니아만도는 현대백화점의 인수로 15년 만에 범현대가(家)로 복귀하게 됐다. 위니아만도는 원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정인영 씨가 회장이었던 한라그룹 계열에 속해 있었다. 그 모태는 자동차 부품회사였던 만도(당시 만도기계)의 공조사업부 가전 부문이다.
1999년 한라그룹이 해체될 당시 가전 부문만 따로 CVC캐피털파트너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위니아만도가 탄생했다. 1995년에는 최초의 김치냉장고인 '딤채를 선보여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매출은 4127억원, 영업이익은 168억원이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