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는 역사이고 문화다
우리나라의 건국정신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이를 세상사는 멋으로 표현하면 풍류(風流)라고도 할 수 있겠다. 풍류란 먹고 마시고 춤추며 소리하고 노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전에서는 ‘멋스럽고 풍치가 있는 일 또는 그렇게 노는 일’로 정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적 의미 이전에 두두물물의 아름다움을 온 마음과 몸으로 느끼며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주 삼라만상의 화조풍월(花鳥風月)을 깨닫는 것을 풍류라 하겠다. 어쩌면 불교의 반야(般若), 중도(中道), 공(空), 무(無), 법(法)과 통하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불교의 궁극적 세계를 의미하는 이러한 말을 또 다른 말로 표현하면 중생제도(中生制度)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풍류는 홍익인간 정신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왜? 궁극은 서로 상통하는 법이니까.
홍익인간을 건국정신으로 세워진 우리나라의 역사는 시조 단군의 할아버지 한인, 아버지 한웅 시대의 한국(배달국)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8000여 년이 된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시조 단군께서 세운 고조선을 우리나라 역사의 시발로 보고 있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2013년을 기준으로 4346년의 역사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4346년의 역사 중 가장 강하고, 가장 잘 사는 나라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80여 신생국 중 유일하게 2050(인구 5천만 명, 국민 1인당 2만 달러 소득 국가) 국가 모임에 가입했다. 아프리카 52개국의 경제력을 합한 것 보다 우리의 경제력이 더 크다.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이 지금의 우리 모습이다.
‘얼’이란 말이 있다. 다른 말로 ‘혼’이라고도 한다. 정신적 줏대를 이르는 말이다. 한 국가의 얼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부심은 그 나라의 전통문화를 통해 계승 발전한다. 전통문화는 그 나라의 말과 글이 가장 압축된 ‘악’을 통해 이어진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2013년 대한민국에는 이 ‘얼’이 구박을 당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없어 보이고, 과거이며, 서구의 역사와 문화는 있어 보이고, 과학적 미래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40대 이하 계층에서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모습을 깨지 않고는 만주 벌판을 호령하던 고구려의 옛 기상을 되찾기는커녕 100년 이내에 우리의 전통 자체가 소멸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주변 강대국인 중국, 일본, 러시아를 넘어 세계 일류국가로 발돋움을 할 수가 없다.
변상문 전통문화연구소장 (02-794-8838, sm290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