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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風流 여행기] 님 뵈러 가는 길엔 쑥대머리 울리고

기사입력 : 2013년08월12일 09:01

최종수정 : 2013년08월09일 17:15

 

동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땅 끝 부둣가엔 200년은 족히 됐음직한  분재 같은 소나무가 돌산에 힘있게 뿌리를 내리고 만고풍상을 견디고 있었다. 하늘은 말갛게 퍼져 있었고 홑이불 같은 구름은 팔레트 물감처럼 엷게 번지고 있었다.
 
우리를 태우고 노화도로 들어갈(보길도는 땅 끝에서 배편으로 노화도로 들어 간 다음, 노화도에서 차량으로 보길도로 들어감) 배가 땅 끝 부두에 정박하자, 밝은 모습의 섬사람들이 갑오징어 아가미 같이 생긴 선수(船首)에서 쏟아져 나왔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70대 이상의 노인들이었으나 6척에 가까운 장신들이었다. 막연하나 보건당국에서 이 곳 노화도·보길도 섬사람들을 대상으로 키 크기에 대한 역학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출발하자 제법 찬 기운이 도는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시린 가슴을 후벼 팠다. 머릿속은 춘향가 쑥대머리 대목이 중모리 장단을 타고 흘렀다.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 옥방의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 뿐 이라. 보고 지고, 보고 지고, 한양 낭군 보고 지고, 서방님과 정별 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 봤으니 부모 봉양 글 공부에...' 열 두박이 정확하게 타지고 있었다. 

다섯 여섯 박은 또르르 굴렀고, 아홉 박은 힘 있게 척을 쳤고 열박부터 열 두박은 있는 둥 없는 둥했으나 또 다시 이어진 첫 박은 마치 군고(軍鼓)처럼 바다위에 포효하며 뒹굴고 있었다. 제법 타지는 중모리 장단에 맘은 기쁨으로 꽉 차 갔다. 시 한수가 떠올랐다.

- 님 뵈러 가는 길 -

어제는 땅 끝 전망대에서
예쁜 빛섬보며 당신을 그렸습니다.

육자배기 너머 새로운 인연 따라
고산님 당신을 뵈러 갑니다.

뱃길은 잔잔하고
제 맘은 적요한 사랑으로
가득 가득 차있습니다.

당신의 어부사시사를 만지며
스스로 그러한 풍류를
거들렁 노릴고 싶습니다.
 
윤 고산과의 인터뷰 상상이 혼미하게 되어갈 즈음 배는 물 묻은 바가지에 깨 붙듯, 여자 엉덩이에 남자 붙듯, 이몽룡과 성춘향이 운우지정 나누듯 육중한 선체가 선착장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윤 고산의 풍류가 오수경(烏水鏡, Ray Ban) 너머로 민속화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변상문 전통문화연구소장 (02-794-8838, sm29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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