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불편한 진실 (윤대규 지음, 한울 아카데미 펴냄)
6.25민족동란이 들어있는 6월, 첫 째 월요일 아침에 받아 든 어떤 일간신문. 상당히 보수적 성향으로 알려진 이 신문의 오피니언 면에는 사설 3 개를 포함 모두 7 개의 글이 게재되어 있다.
이중 한미, 중국, 북한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글이 5 개이고 나머지 2 개가 ‘지방의회, 전기부족’ 등 국내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대북 정책에 대해 이 신문의 한 컬럼은 ‘라인강의 기적, 한강의 기적’에 이은 ‘대동강의 기적’을 남한의 지도자가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 어느 전문가에게 “요즘 북한에 대해 조금만 삐끗하면 ‘종북이’로 몰리는데 대북 정책에서 진보와 보수의 간결한 경계선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통일에 소극적이면 보수고 통일에 적극적이면 진보”라고 답했다. 진위는 둘 째 치고 이 기준으로만 본다면 보수 성향의 대표격이라는 위 신문의 K논설위원은 ‘남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진보적’이다.
대북 정책에 대해 ‘누가 진보고 누가 보수냐’의 편가르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남북문제만큼은 이렇게 이념과 노선을 떠나 ‘평화와 상호발전’이라는 대명제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 그 ‘이념’이란 것도 한반도에서나 겨우 좌우로 ‘드라마틱하게’ 살아있지 세계는 벌써 ‘잘 먹고 잘사는 나라’로 일원화 된지 오래다.
위 신문의 컬럼과 비슷한 맥락에서 보다 구체, 솔직, 의연하게 남북 문제를 다룬 책이 경남대학교 윤대규 교수가 쓴 ‘북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다.
동서양 사상의 변증법적 통합의 토양과 지정학적 이점, 평화 존중의 철학을 지닌 한국의 미래 가능성/ 한강의 기적을 경험한, 유일한 분단국으로서 장점과 단점/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자 하는 정확한 속내/ 군사적 긴장을 풀 수 있는 중장기적 해법/ 맹자의 ‘천시, 지리, 인화’를 염두에 두는 한국 지도자의 역할/ 보수∙진보를 떠난 국민적 통합의 필요성과 방향까지를 군더더기 없이 정리했다. 누구에게 편하고, 누구에게 불편할 지 모르겠지만 ‘틀린 말 아닌 것-진실’인 것 같다.
불후의 고전 삼국지, 조조가 대국의 기틀을 다지게 되는 원소와의 관도대첩 때 조조 군사는 7만, 원소의 군사는 70만이었다. 그런데도 원소가 패배했다. 최근 출판된 ‘여류 삼국지’<양선희 지음>에 따르면 조조 진영이 잘해서라기 보다 원소 진영 내부의 얽히고 설킨 분란이 패인의 핵심이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에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배웠냐고 물었더니 ‘아마도’라고 대답했다. 한 번 불러보라 했더니 선뜻 부르지를 못한다. 노래 첫 구절을 불러주었더니 ‘알 것 같다’고 대답한다.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까지 남북 문제가 지금과 큰 변화 없이 지속됐을 때 이들은 어떤 생각과 선택을 하게 될 지 자못 걱정이다.
최보기 북컬럼니스트(thebex@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