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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風流 여행기] 고택(古宅)④ 이화우 흩뿌릴제 다시 찾을 사랑방

기사입력 : 2013년05월20일 09:20

최종수정 : 2013년05월20일 09:20

윤증 고택
논산 윤증 고택으로 이동하는 가을 풍경은 상큼하게 배 부르게 했다. 마치 삶은 국수를 찬물에 휑궈 먹는 기분이었다. 들녁은 허퉁했다. 가을 걷이가 끝나가는 논은 틀니 빠진 모양으로 無常을 말하고 있었다. 거실거실 불어오는 바람은 303년 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식 사랑방 풍류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게 만들었다.

윤증 고택. 윤증은 조선 숙종 때의 학자로 자는 명재이다. 중요민속자료 제 190호로서 충남 논산시 노성면 노성산성길 503번지에 위치해 있다. 사랑방엔 높이 1.5미터, 가로 5미터, 세로 3미터 크기의 무대가 설치돼 있다. 양반가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누마루와는 다른, 풍류만을 즐기기 위해 만들어 놓은 풍류 전용 극장식 무대인 것이다.

사랑방 외 이 집의 특징은 ① 외부인이 중문(현재는 대문으로 사용)으로 들어오는 것을 대청마루에서 볼 수 있도록 돼 있고 ② 안방에서 쪽문을 통해 사랑방을 은근하게 바라 볼 수 있으며 ③ 방방이 난 창문을 통해 바라 보는 외곽 풍경이 시서화(詩書畵)를 즐기기에 최적이라는 점이다. 윤증 고택은 한마디로 한량들이 제대로 된 풍류를 즐길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고택에서 옛 조상들이 했던 방식 그대로 풍류를 즐기는 호접몽(胡蝶夢)을 누렸다. 21세기 초기에 18세기 초기의 인류로 되돌아갔다. 선비는 시를 짓고, 소리꾼은 판소리 눈대목을 부르고, 기생은 교방춤을 췄다. 300년 前 사랑방 극장식 무대가 재현된 것이다.

먼저 정가를 불렀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황진이가 지었다는 서경덕과의 운우지정이 불리었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고 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 할 때 쉬어 감이 어떠하리." 운치있는 풍경에 알맞는 곡이었으나, 답사객들의 흥분된 맘을 달래기엔 2% 부족했다. 누군가 추임새를 넣었다.

"본색을 들어내! 본색을.." "와 아 ~ 까르르.." 웃음꽃이 방바닥에 말섬들이 콩구르 듯 쫘르륵 쏟아졌다. 명창의 소리는 창부타령, 뱃노래 등 경기토리로 이어졌다. 구들장에 붙은 엉덩이가 들썩였다. 마당 한 쪽 장독대에서 익고 있는 간장향기가 고혹(蠱惑)스럽게 코끝을 건드렸다.
 
그렇게 풍류 즐기기를 한나절 남짓하고 나니 짧아져 가는 가을해가 처마끝에서 두뼘쯤 내려가 있었다. 빨간 백열전등 같은 홍시들이 파란 하늘에 점점히 뿌려진 채 그런 우리들의 맘을 달구고 있었다. 고택에서 담근 된장을 샀다. 된장 한 덩어리가 300년 세월의 무게와 크기로 내 손에 잡혀왔다. 단 하루도 사람의 온기가 끊어진 바 없는 숨결이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고택을 빠져 나왔다. 마을 고샅을 걸었다. 코스모스가 하늘거렸다. 황톳빛 지평선 너머 이화우(李花雨) 흩 뿌릴 제 다시 한 번 꼭 와봐야 겠다는 생각이 장구소리 타고 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변상문 전통문화연구소장 (02-794-8838, sm29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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