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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風流 여행기] 진도 소포리 사람들 ①은하수 흐르는 소포리 밤

기사입력 : 2013년01월07일 16:17

최종수정 : 2013년01월07일 17:42

몇 년 전 충격적인 여행을 경험했다. 여행 제목은 ‘꽃 마중 길에 만나는 마지막 해어화’였다. 일제시대 군산 소화권번 출신 기생과 만나는 여행이었다. 군산 월명공원 아래 자리잡은 ‘빈해원’이라는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켜 놓고 고량주 마셔가며 기생의 삶을 들었고 기생의 소리를 들었고 기생의 춤을 보았다.

그 녀는 평생을 그 짓으로 보는, 밤 가시같은 주변의 눈 때문에 깊이 깊이 숨었던 군산의 명기 장금도였다. 그 녀의 몸엔 우리 춤과 우리 소리로 꽉 차 있었다. 정신이 뭉뭉해졌다. 우리 것은 가난하고, 못 배웠고, 천박한 것으로 인식해 왔는 데 그게 아니었다. 가난이 아니라 풍요였고, 무식이 아니라 앎이었고, 천박이 아니라 귀함이었다.

그 이후 주말이면 케케묵은 얼룩이 아닌 켜켜히 쌓여 온 역사의 문양을 찾아 전국을 싸돌아다니고 있다. 강당, 칠판, 선생, 학생 네가지가 구비된 박제된 교육으로 전수되는 전통이 아닌, 무릎팍과 무릎팍 사이로 전수되는 야생현장의 풍류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야생풍류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은 누가 뭐래도 진도다. 섬 전체가 풍류로 가득차 있어 울돌목의 거친 물결마저 휘모리 장단으로 와 닿는다. 진도의 색깔은 파랗다. 하늘이 파랗고, 땅이 파랗고, 바다가 파랗다. 그런 진도에는 남도들노래, 씻김 굿, 만가, 다시래기, 강강술래, 남도잡가 등이 파랗게 물든 채 생활속에서 거칠게 호흡하고 있다.

진도의 파란 풍류가 ‘이 골 물이 콸콸, 저 골 물이 철철..’하는 새타령 한 대목처럼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향해 소리치는 곳이 있다. 진도 제일의 마을 소포리가 그곳이다. 소포리는 진도대교가 생기기 전 목포-진도의 유일 포구였다. 간척전 소금밭을 갈며 농악칠 땐 2,000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살았다. 마을 길도 명동거리, 월남거리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부유했다. 농한기가 되면 정월 대보름부터 모내기 전까지 제주까지 가서 풍장을 쳤다.

그러나 지금은 여느 농어촌처럼 망칠팔십(望七八十)의 노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이 울음소리 들어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에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이 곳엔 시초를 알 수 없는 우리의 넋과 혼이 실린 춤과 소리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망칠팔십의 이 분들이 몌별(袂別 : 소매끝 부여잡고 이별을 슬퍼함)하고 나면, 풍류도 함께 이 곳 풍속대로 풍장(風葬)치를 것을 걱정하며 세 번째 소포리를 찾았다.

소포리 전통민속전수관. 이 곳에서 마을 주민들이 수시로 모며 공연 연습을 하며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내 공연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소포리 전통민속 체험관 건물. 이곳 에서 야외 공연을 하며 2층은 숙박시설로 마을 방문객들에게 제공한다.

소포리에 도착하니 애저녁이었다. 가지색 하늘엔 쌀 뜬물같은 은하수가 흘렀다. 손전화가 흔들렸다. 김병철(49세) 전통민속전수관장의 목소리가 계면조로 진득하게 들려왔다. “아이구 어쩌라. 지가 늦어네 요이잉. 금뱅 갈게니 전수관 아래로 내려 오시요이잉.”

마을 앞 작은 식당에서 김병철 관장과 마주 앉았다. 매운탕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소주를 따랐다. 잔이 부딪혔다. 소주가 시원하게 식도를 타고 흘러 내렸다.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사람만이 소리하고 춤추는 것만 전통문화로 인정하는 현실. 식당의 차림표로 변해 버린 전통문화. 무대위의 박제된 공연으로 명맥을 이어가는 풍류들. 그런데 이런 문제 보다 더 큰 문제는 차림표마저, 박제된 공연마저 상속 기반이 무너지고 있어 시나브로 사라져 가는 현실이 우리를 더 슬프게 하죠.” 김병철 관장의 절규에 가까운 현실 비판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매운탕 속 민어 살덩이가 열기를 못이겨 흐물흐물 찢어 발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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