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행·윤창현 교수 등 파생상품 학계 의견 수렴
[뉴스핌=김양섭 기자]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이 주식워런트증권(ELW:Equity Linked warrant) 사태에 대한 논리 구축 작업에 본격 나섰다.
17일 금융투자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황 회장은 지난 14일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등 파생상품 전문가들과 회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협회에서는 이날 황 회장과 정규윤 증권지원부 이사 등이 참여했다. 이 교수와 윤 교수는 학계에서 파생상품에 대한 최고 권위자로 통한다. 이들은 지난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한국파생상품학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황 회장이 이들과 회동한 것은 대형로펌을 등에 업은 증권업계와 검찰의 첨예한 법정공방에서 제 3자 입장격인 학계의 지원 사격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증권업계 변호인단이 내세운 증인들이 대부분 증권사 IT전문가 등 업계 내부 인사들이 많아 재판부를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변호인단측에서 이준행 교수에게 변호인측 증인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협회는 사실상 그동안 ELW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해왔다. 협회 한 관계자는 “검찰이 이미 기소한 사안에 대해 협회가 이에 반하는 논리를 표명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특정 증권사들만 대변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어 그 동안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협회 입장에 회원사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ELW 사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증권사들의 불만이 거세졌다. 회원비로 운영되는 협회가 업계의 입장을 전혀 대변하지 않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자 협회에서도 학계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간접지원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내년 초로 다가온 협회장 선거도 이 같은 협회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협회가 역학관계상 뚜렷한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면 우회적으로라도 업계를 지원하라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 초로 다가온 회장 선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지난 2004년 증권업협회장에 취임해 두 차례 회장을 지냈고, 금융투자협회로 통합한 뒤에도 회장을 맡아 8년째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황 회장은 아직까지 연임 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황 회장의 연임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투표권을 많이 갖고 있는 대형사들의 입김이 강한 만큼 이번 ELW 사태에 대한 협회의 역할이 내년 회장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편, 지난 6월 검찰은 ‘ELW 불공정거래 혐의’ 등으로 12개 증권사의 전현직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 전 · 현직 직원 등 30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직원 2명을 구속했다. 이와 함께 스캘퍼 5개 조직의 18명을 기소(2명 구속)하는 등 모두 48명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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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