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삼성그룹 안팎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통상 12월 중순께 하던 사장단 인사 발표를 한달여 앞당겨 한다는 '조기 인사설', 예년보다 많은 임원진 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고강도 인사설'등 삼성 사람에 대한 주변 관측들이 무성하다.
그만큼 삼성그룹의 국내 재계 대표성때문이겠지만 정작 내부 인사들은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거의 반사적으로 보인다.
삼성은 각종 인사설에 대해 "(특히)인사시기는 예년과 변한 게 없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10일 삼성에 따르면 그룹 미래전략실은 지난달 초 각 계열사에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사장·임원에 대한 인사평가에 착수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들은 현재 인사평가를 진행중이다.
사장단 인사의 평가 기준은 통상 크게 네 가지다. 작년 대비 실적 향상 정도와 내부 혁신성과, 주가 추이, 사내 인사관리와 S급 인재 영입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과 내부 부정부패 척결로 어수선해진 그룹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11월중 실시할 것이라는 나름 설득력있는 관측이 곳곳에서 흘러나오면서 그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그룹측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도 예년과 같이 12월에 한다"며 "11월에 인사를 하려면 10월까지 업무성적만을 평가해야 되는데 이는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계열사나 사업부별 실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마당에, 4분기 실적을 반영하지 않고 서둘러 인사를 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장단 인사가 다음달 중순께 이뤄질 예정이냐는 질문에 "(다음달 중순에) 안한다"고 딱잘라 부인했다.
또 그룹 차원에서 진행됐던 계열사 경영진단과 관련, 어느 계열사에 부정이 적발돼 대대적인 교체가 있을 거라는 관측도 끊이지 않는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6월 삼성테크윈 부정비리 사건을 질타하자 경영진이 교체됐고, 삼성전자의 LCD사업부도 실적부진을 이유로 이례적인 여름 조직개편이 진행되자 관련한 예상들이 나오는 것.
이에대해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들에 대한 감사 결과라고 나오는 것 중 사실과 맞지 않거나 과장된 내용이 많다"며 "인사 건으로 조직이 술렁거리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삼성은 세계 경제 침체, 환율 등 금융시장 급변동, 반도체 및 LCD 가격 하락 등 다양한 불확실성과 맞서고 있다.
또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을 비롯 수많은 경쟁자들과도 피말리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총성없는 전장에서 조직 내부의 동요를 일으키는 어떤 계기도 삼성에게는 바람직하지 않을 게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은 크든 작든 흔들린다. 미확인 인사설도 샐러리맨들을 동요케 한다.
근래 삼성의 고민중 하나는 느닷없이 몰아닥치는 '얼굴없는 바람'이라고 한다. 나름 이해가 간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인기기사] `1억으로 156억`을 번 주식도사?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