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지난 26일 이후 서울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면산 인근을 비롯, 전원주택단지가 산사태로 주택 붕괴 및 고립 사태를 맞았다.
이에 고급주택의 상징으로 평가돼 왔던 산 인근 소규모 빌라 단지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의 집중호우가 인명피해까지 동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산사태 때문이다. 산사태에 따라 흘러내린 토사가 주택을 덮치면서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산사태는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 당국의 홍수 방재 시스템 미비 문제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지만 이와 함께 고급주택의 상징으로 인식돼왔던 근교 외곽의 타운하우스 등 소규모 저층 주택단지에 대한 안전성 취약 문제도 촛점으로 맞춰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폭우로 발생한 주택 붕괴사고는 대부분 강남권 일대 고급주택가로, 자연 환경 등을 고려해 산 조망을 내세우며 고급주택으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 받았던 주택들이란 특징을 갖고 있다.
서울지역에서 산사태로 인한 주택 붕괴 사건이 처음 발생했음에도 이들 주택의 안전성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산사태가 횟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연평균 산사태 발생면적은 1980년대 231㏊, 1990년대 349㏊, 2000년대 713ha 등으로 2000년대 산사태 발생규모가 1980년대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산사태 발생이 갈수록 증대하는 이유는 기상과 지질, 지형 변화, 인위적 훼손 때문인 것으로 지적된다. 건설업체가 고급 주택지 개발을 위해 전원주택을 표방한 타운하우스를 잇따라 개발하고 있는 것도 인위적 훼손의 한 요인으로 찾을 수 있다.
실제 90년대 초반 신도시 개발 이후 수도권 외곽지역에 주택공급이 줄잇고 심지어 2000년대 중반들어서는 그린벨트에도 주택이 공급되고 있는 점은 이 같은 산사태 발생 규모와 빈도수 증대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타운하우스 등 고급 전원 주택단지는 자연 환경 요소가 인접할 필요가 있는 만큼 산 주변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고, 이 같은 개발 행위가 산사태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자연 파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고급 전원주택 단지는 단지 규모가 상당히 작지 때문에 이 같은 자연재해를 막을 만한 방재시설은 미비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택지지구 등 대규모 개발에 따라 형성된 주택단지가 아닌 자연발생적인 주택단지나 자연환경이 좋은 단독적으로 개발된 난개발성 주택단지의 경우 산사태 등 자연재해에 취약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번에 산사태가 발생한 주택단지는 대부분 산주변에 위치한 자연 발생적인 전원주택단지란 특징을 갖고 있다.
이 경우 수도권 택지지구에 조성된 전원주택단지 내 주택은 시장의 인기를 급격히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원주택 중에서도 고급성을 강조한 단독형 타운하우스 같은 경우는 용인 등 비택지지구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 주택에 대한 자연재해 안전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택지지구는 하수시설이나 각종 방재 시설이 갖춰져 있어 안전성은 나름 확보하고 있지만 수도권 비 택지지구에 지어지는 타운하우스는 전원형 고급주택은 이런 안전성 문제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산사태가 해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고, 전원형 주택 공급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런 자연재해 대책도 함께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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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