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260억 횡령.. 대신증권은 괜찮나
- 대신투신 펀드매니저 260억 횡령혐의 구속기소
- 운용사 전반 내부 리스크관리 도마위 오를듯
- 업계 "황당" 반응...대신증권, 후폭풍 우려도
[뉴스핌 Newspim=김연순 기자] 최근 대신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가 고객돈 유용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운용사의 펀드자금 관리시스템 자체가 부실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업계에선 개인에 이어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마저 이번 횡령사건에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운용사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위기감도 팽배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대형 횡령사건으로 인해 대신투신 자체의 존폐위기마저 거론되는 상황이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대신투신의 100% 대주주인 대신증권도 후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후 펀드 가입자들과 대신투신간 소송이 전개될 경우 자칫 대주주인 대신증권이 증자 등을 해야하는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마디로 황당...기본 시스템만 갖췄더라도"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신투신운용은 지난 2월 사모특별자산펀드를 관리해온 자사 펀드매니저 권씨를 160억원의 자금을 부당하게 편출입한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이후 금감원 조사를 거쳐 지난 4일 서울남부지검은 고객돈 270억여원의 돈을 빼돌려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대신투신운용 AI팀 펀드매니저 권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대신투신 펀드매니저 권씨의 혐의는 횡령이다. 권씨는 지난해 12월부터 펀드를 운용하며 투자금 명목으로 끌어모은 고객 돈 270억여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회사의 인감을 훔쳐 대출 관련 서류를 위조,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를 담보로 2금융권에서 50억여원을 대출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회사측은 2년여 기간동안 이같은 개인적인 자금 유용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 사내 컴플라이언스 등 내부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업계 시각은 한 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기본적인 관리체계 시스템만 갖춰다면 운용사 펀드매니저의 고객돈 유용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운용사 펀드매니저의 말을 들어보자. "펀드매니저는 기본적으로 운용권이 있지만 자금 관리권은 없다. 매니저먼트는 자산 매매주문을 낼 수 있어도 자금을 이리 저리로 빼라 할 수 없다. 자금을 관리하는 직원이었다면 모를까 펀드매니저가 유용했다면 회사내 시스템의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기본적으로 운용사는 판매와 운용이 분리돼 있고, 사모수탁과 운용이 구별되는 3자 분리체계로 고객자산에 대한 안정성을 담보한다.
이 펀드매니저는 "업무관리직원과 펀드매니저가 있는데 매니저가 관리직 운영까지 겸했다면 대신투신은 총체적인 운용부실의 문제를 안고 있었던 셈"이라며 "언론에 알려진대로 이 사건의 혐의자가 펀드매니저라면 대신투신운용 관리시스템상에 명백한 오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신투신측은 "펀드매니저가 아니고 자금 자산관리를 하는 특별자산관리 책임자"라며 한발을 빼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시 권씨가 펀드매니저로서의 역할도 일부 하고 있다는 부문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펀드매니저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 대신투신 신뢰 추락 후폭풍 어디까지
이번 사건으로 조만간 대신투신 사모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의 소송 제기 가능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형철 대신투신 사장은 지난 2월 자체조사 당시 "법적으로 자산운용사가 자기자본으로 고객의 손실을 채워줄 수 없다. 하지만 운용상의 실수가 아니라 특정 직원의 잘못으로 빚어진 손실에 대해서 회사가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운용상 문제가 아닌 관리부실로 인한 고객피해시엔 고객이 소송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당연히 법정소송으로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법원판결에서 횡령금액 270억원 규모가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정해지느냐다. 이는 대신투신 손실, 이어 대주주인 대신증권으로의 후폭풍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신투신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대신증권이 증자를 해야하는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현재 대신투신 자기자본은 400억원으로 손실규모에 따라 증자 필요성이 제기될 수도 있다.
더욱이 판결에 따라 손실 규모의 차이는 생길 수 있지만 대신투신의 금전적 피해와 함께 이미지 타격도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다.
B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고객의 입장에서 270억원에 대해 소송이 다 들어올 경우 회사측에서는 피해가 불가피하며 이는 대외 신뢰상실로 이어져 영업상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까지 대신투신측에서도 고심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응은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대신투신 관계자는 "횡령 사건 책임자에 대한 검찰 고발 외에 다른 대응책은 내놓기가 쉽지 않다"며 "고객들이 대응한다면 그것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을 통해 업계에선 대채투자상품에 대해 신중하게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동안 부동산, 선박, 해외리츠 등 대체투자상품에 대해 충분한 준비와 이해를 바탕으로 상품을 판매하기 보단 유행에 따라 확산되면서 전적으로 담당자의 의견만 추종하고 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 한 임원은 "이번 사건은 대체투자상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준 사례"라며 "유행처럼 번진 대체투자상품에 대해서는 세심한 주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 운용사 전반 내부 리스크관리 도마위 오를듯
- 업계 "황당" 반응...대신증권, 후폭풍 우려도
[뉴스핌 Newspim=김연순 기자] 최근 대신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가 고객돈 유용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운용사의 펀드자금 관리시스템 자체가 부실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업계에선 개인에 이어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마저 이번 횡령사건에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운용사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위기감도 팽배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대형 횡령사건으로 인해 대신투신 자체의 존폐위기마저 거론되는 상황이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대신투신의 100% 대주주인 대신증권도 후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후 펀드 가입자들과 대신투신간 소송이 전개될 경우 자칫 대주주인 대신증권이 증자 등을 해야하는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마디로 황당...기본 시스템만 갖췄더라도"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신투신운용은 지난 2월 사모특별자산펀드를 관리해온 자사 펀드매니저 권씨를 160억원의 자금을 부당하게 편출입한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이후 금감원 조사를 거쳐 지난 4일 서울남부지검은 고객돈 270억여원의 돈을 빼돌려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대신투신운용 AI팀 펀드매니저 권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대신투신 펀드매니저 권씨의 혐의는 횡령이다. 권씨는 지난해 12월부터 펀드를 운용하며 투자금 명목으로 끌어모은 고객 돈 270억여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회사의 인감을 훔쳐 대출 관련 서류를 위조,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를 담보로 2금융권에서 50억여원을 대출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회사측은 2년여 기간동안 이같은 개인적인 자금 유용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 사내 컴플라이언스 등 내부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업계 시각은 한 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기본적인 관리체계 시스템만 갖춰다면 운용사 펀드매니저의 고객돈 유용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운용사 펀드매니저의 말을 들어보자. "펀드매니저는 기본적으로 운용권이 있지만 자금 관리권은 없다. 매니저먼트는 자산 매매주문을 낼 수 있어도 자금을 이리 저리로 빼라 할 수 없다. 자금을 관리하는 직원이었다면 모를까 펀드매니저가 유용했다면 회사내 시스템의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기본적으로 운용사는 판매와 운용이 분리돼 있고, 사모수탁과 운용이 구별되는 3자 분리체계로 고객자산에 대한 안정성을 담보한다.
이 펀드매니저는 "업무관리직원과 펀드매니저가 있는데 매니저가 관리직 운영까지 겸했다면 대신투신은 총체적인 운용부실의 문제를 안고 있었던 셈"이라며 "언론에 알려진대로 이 사건의 혐의자가 펀드매니저라면 대신투신운용 관리시스템상에 명백한 오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신투신측은 "펀드매니저가 아니고 자금 자산관리를 하는 특별자산관리 책임자"라며 한발을 빼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시 권씨가 펀드매니저로서의 역할도 일부 하고 있다는 부문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펀드매니저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 대신투신 신뢰 추락 후폭풍 어디까지
이번 사건으로 조만간 대신투신 사모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의 소송 제기 가능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형철 대신투신 사장은 지난 2월 자체조사 당시 "법적으로 자산운용사가 자기자본으로 고객의 손실을 채워줄 수 없다. 하지만 운용상의 실수가 아니라 특정 직원의 잘못으로 빚어진 손실에 대해서 회사가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운용상 문제가 아닌 관리부실로 인한 고객피해시엔 고객이 소송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당연히 법정소송으로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법원판결에서 횡령금액 270억원 규모가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정해지느냐다. 이는 대신투신 손실, 이어 대주주인 대신증권으로의 후폭풍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신투신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대신증권이 증자를 해야하는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현재 대신투신 자기자본은 400억원으로 손실규모에 따라 증자 필요성이 제기될 수도 있다.
더욱이 판결에 따라 손실 규모의 차이는 생길 수 있지만 대신투신의 금전적 피해와 함께 이미지 타격도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다.
B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고객의 입장에서 270억원에 대해 소송이 다 들어올 경우 회사측에서는 피해가 불가피하며 이는 대외 신뢰상실로 이어져 영업상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까지 대신투신측에서도 고심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응은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대신투신 관계자는 "횡령 사건 책임자에 대한 검찰 고발 외에 다른 대응책은 내놓기가 쉽지 않다"며 "고객들이 대응한다면 그것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을 통해 업계에선 대채투자상품에 대해 신중하게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동안 부동산, 선박, 해외리츠 등 대체투자상품에 대해 충분한 준비와 이해를 바탕으로 상품을 판매하기 보단 유행에 따라 확산되면서 전적으로 담당자의 의견만 추종하고 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 한 임원은 "이번 사건은 대체투자상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준 사례"라며 "유행처럼 번진 대체투자상품에 대해서는 세심한 주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