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스왑으로 덩치 키웠지만 이익 저조, 각자 살 궁리
[뉴스핌=이수호 기자] # IT 마케팅 분야에서 7년간 근무하며 잔뼈가 굵은 A씨. 파트장급인 그는 최근 취업구인 사이트 '사람인'에 이력서를 올려 놓은 후, 황당한 경험을 했다. 벤처연합이라 불리며 신선한 기업으로 생각했던 옐로모바일의 계열사 두 곳에서 동시에 모두 합류 제의를 받았는데, 문제는 양사가 서로의 회사에 입사하라며 상대방 회사를 깎아 내린 데 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서로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점이 의아했다.
# IT 마케팅 분야에서 중간급 책임자로 일을 해온 B씨. 국내 대형 IT 기업에서 근무하던 그는 벤처연합이라는 참신함에 끌려 옐로모바일 계열사 중 한 곳에 입사했다. 그러나 입사한 지 채 3개월도 안돼 월급 통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계약서에 사인한 급여의 절반만 들어온 것. 그는 즉시 회사 측에 항의했지만 회사는 잠시만 기다리라며 그를 설득했다. 결국 그는 얼마후 퇴사할 수 밖에 없었다.
국내 스타트업의 신화로 불렸던 옐로모바일이 홍역을 앓고 있다. 지분 교환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계속된 실적악화와 계열사간 누적된 불신으로 상호 시너지가 퇴색된 모습이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은 올해 3분기(7월~9월) 매출 957억원, 영업손실 7억원, 순손실 24억원을 기록했다. 누적으로 보면 영업손실만 올해 총 427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초 옐로모바일이 금년도 목표치로 내건 영업이익 700억원에 1000억원 이상 모자란 수치다. 결국 올해도 대규모 적자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월, 옐로모바일 신사동 사옥에서 이상혁 대표 (가운데)가 주최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이수호 기자> |
특히 옐로모바일의 핵심 사업군으로 전면에 선 쿠차·피키캐스트 등의 쇼핑미디어·콘텐츠 분야가 대규모 마케팅 비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60억원(3분기 기준)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74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는 O2O 분야 계열사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수백억원대 적자가 난 만큼 애초에 자신했던 미국 나스닥 상장도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이미 자리를 잡은 계열사의 경우, 본사인 옐로모바일이 이익 창출력이 검증되지 않은 회사를 무리하게 인수한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옐로모바일 금융 계열사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실제 가치가 아닌 순자산가치의 3~4배에 회사를 사들이는 경우도 있다"라며 "인수합병이 주식스왑으로 이뤄지다 보니, 회사 전체가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옐로모바일에서 근무했었던 IT 업계 관계자는 "홍보를 위해 상호 정보 교류를 요청해도, 서로를 믿지 못해 자료를 잘 주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라며 "일부 직원의 경우, 월급의 절반만 입금되는 경우도 있어, 인사 과정에서 같은 계열사라 해도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성장하고 있는 계열사만 따로 떼내어 상장하는 소문이 돌 정도로, 상호 믿음이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이라며 "위기의식이 있는 만큼, 각기 계열사들이 자기 살 궁리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편 옐로모바일은 계열사 간 인사 시스템에 대해 "계열사간 기업가 정신을 지키기 위해 서로의 인사에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실제 인사팀간 교류가 어떤지 확인을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