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KAI 하락+중소형 약세장 부담...일부 수주지연 실망매물도
[뉴스핌=이보람 기자] 항공기 부품업체 아스트가 호평 일색 리포트들과 향후 수주 기대감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갈 지(之)'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기업 펀더멘탈 문제라기보단 항공 대장주인 한국항공우주(KAI) 하락 여파, 중소형주 약세장이라는 외부 요인을 이유로 꼽았다.
26일 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아스트 관련 증권사들의 리포트는 대략 20여 편이다. '민간항공 성장의 최대 수혜', '안정적인 수주잔고 기반 성장기 진입', '실적보다 강한 수주 모멘텀' 등 대부분 호평 일색의 리포트들이다. KTB투자증권만이 '좋긴 하지만 다소 비싸다'는 의견을 달았다.
이들 보고서가 아스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핵심포인트는 수주 확대에 대한 가능성과 기대감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하반기 완제기 업체들로부터 수주증가가 예상된다"며 "최대 고객사인 스피리트에 납품하는 제품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도 20일 "전방산업 호조 및 생산물량 증가로 매출은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연말 대규모 수주를 위해 현재 치공구 등 신규 투자가 발생할 전망"이라며 수주 확대를 시사했다. 현재 아스트 수주 잔고는 1조1000억원 규모다.
아스트 일봉 차트 <자료=대신증권HTS 차트조회화면 캡쳐> |
하지만 이같은 긍정적 평가와 기관 수급에도 주가는 하락과 횡보를 거듭 중이다. 아스트는 지난해 말 상장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며 지난 7월에는 3만7600원까지 상승,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못한채 횡보 구간이다. 지난 주 아스트는 한 때 2만5000원대 중반까지 내려섰고 2만6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주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스트 자체의 문제보다는 외부 요인을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아스트 주가는 시장의 중소형주 약세 흐름을 이어받은 영향이 있다"며 "같은 섹터의 대장주 KAI가 한국형전투기사업(K-FX) 차질로 하락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해외에서 항공기 공급 초과 이슈가 제기되면서 미국 보잉(BOEING) 주가가 조정을 받았는데 이 역시 어느 정도 항공부품주들 주가 하락에 원인을 제공했다"며 "국내 증시에서 중소형주 환매 흐름이 나타나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아스트 내부에선 수주 계약 지연이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김희원 아스트 대표는 "연내 수주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던 물량 일부가 다소 지연되면서 실망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는 내년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나눠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는 현재 해외 항공업체와 10년 간 1억2000만달러(약 135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 8월 아스트가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오르비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물량도 주가에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오르비텍은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전체 발행주식의 10.79%에 해당하는 117만17주에 대해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7일부터 13일까지 4거래일간 아스트는 19% 가량 하락하며 3만원대에서 2만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한편 아스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396억2300만원, 영업이익 7억1120만원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