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미동전자통신의 고위임원(등기임원) 2명이 5% 가까운 지분을 매각하면서 그 배경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미동전자통신은 임태승 연구개발(R&D) 총괄 이사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2.78%에 해당하는 25만주를 팔았다고 공시했다. 박상하 영업총괄 이사도 2%(18만주)를 매각했다. 이에 이들 두 이사의 지분율은 각각 2.89%, 3.78%가 됐다. 김범수 대표이사를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도 기존 47.22%에서 42.45%로 감소했다.
이번 지분매각은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진행됐는데 시장에서는 부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6월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던 주가가 지분매각 이후 하락세를 걷고 있다. 매매 체결가격은 주당 5100원으로 최근 고점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었지만 주가가 4000원대 후반서 5000원을 넘어선 만큼 블록딜을 앞두고 '주가띄우기' 의혹도 일부 제기된다.
미동전자통신은 블록딜 직전인 지난 22일 YTNDMB와 함께 사물인터넷(IoT) 시장 진입을 위해 웨어러블디바이스 (Wearable Device) 사업화 업무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냈었다. 당일 주가는 전일대비 2% 가량 오름세로 마감했고 발표 전 며칠 동안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나가면서 블록딜 체결날짜인 24일에는 5570원을 기록했다.
미동전자통신 최근 주가 추이 <자료=대신증권 HTS 차트조회화면 캡쳐> |
이같은 하락세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기업의 악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경험했다.
내츄럴엔도텍의 김재수 대표는 지난해 5월 7만주를 매도하면서 42억원을 현금화했고 임직원들도 세 차례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가짜 백수오' 사태가 터지면서 9만원이던 주가가 1만원대까지 내려서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동전자통신은 이번 거래에 대해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진행된 일이라는 입장이다.
김범수 대표이사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임원) 두 분이 주택마련을 위해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던 것으로 안다"며 "회사와는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매매거래"라고 해명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두 이사가 손에 쥔 현금은 모두 합쳐 21억원이 넘는다.
김 대표는 이어 "그동안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아서 기관투자자가 주식 사는 것을 꺼려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번 블록딜로 시장에 물량이 풀리면서 오히려 주가에 좋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주가가 떨어져 아쉽다"고 덧붙였다.
또 두 임원이 대규모로 지분을 판 이유에는 지분율을 낮춰 향후 주식거래를 진행할 때 양도소득세를 줄여보겠다는 취지도 있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현행법상 상장 주식은 소액주주 요건을 만족했을 때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소액주주는 한 종목에 대한 보유 시가총액 또는 지분율로 규정되는데, 거래소 코스닥 코넥스 비상장주식의 기준이 각각 다르다. 코스닥의 경우 보유 시가총액 40억원 미만, 보유지분 4% 미만 조건을 충족해야 소액주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주주인 경우는 10%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김창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회사 내부의 악재성 이슈가 없고 경쟁업체인 '다본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시장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상황인 지금 회사 주요 임원들이 지분매각을 했다. 블록딜이 체결 시점이 아쉽다"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