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수·거래대금 '미흡', 인큐베이터 역할 'OK'
[뉴스핌=이준영 기자] "지난 1년간 코넥스 시장의 거래대금이 적어 주가에 대한 신뢰도가 없다. 그러다 보니 상장사가 적고 활성화도 안됐다. 그러나 코넥스에 상장해서 공시 교육을 받고 기업 홍보를 한 점에서는 만족한다"
오는 7월1일 개장 1년째를 맞는 코넥스시장에 대해 상장 기업과 전문가들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상장사 수와 거래대금은 미흡하지만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하기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은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 상장사 수·거래대금 부족…코넥스 상장 꺼려 '악순환'
코넥스 시장에 대해 상장기업과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상장사 수와 거래대금이 부족하다는 점을 토로했다. 이렇게 활성화가 되지 않으니 이 시장에 상장하려는 기업들도 많지 않아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26일 현재 코넥스시장 상장사는 지난해 7월 출범 당시 21곳에서 34곳이 늘어난 55곳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넥스 상장사 수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55곳의 상장수는 절대 부족한 규모"라며 "최소한 200곳은 넘어야 그 중 코스닥 이전 후 성공하는 스타 기업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래대금이 부족한 현재 코넥스 시장 상장사를 늘리기 위해서는 코스닥 이전 기업들이 많이 나오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야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코스닥 이전에 성공한 기업은 1곳뿐"이라고 지적했다.
코넥스 상장기업중 코스닥으로 이전이 확정된 곳은 현재 아진엑스텍뿐이다. 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외에 메디아나와 테라셈 두 곳이 코스닥 상장 심사중이다.
코넥스시장의 지난 5월 거래대금은 36억원 규모로 개장초기인 지난해 7월 98억원보다 약 63% 줄었다.
이에 코넥스 상장 기업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거래대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 주가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이는 다시 중소기업들의 코넥스 상장을 꺼리게 만든다는 입장이다.
한 코넥스 상장사 대표는 "거래대금이 적고 거래 활성화가 되지 않으니 주가에 대한 신뢰도가 없다"며 "이는 중소기업들이 코넥스 시장 상장을 꺼리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코넥스 시장 홍보와 거래대금 부족으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코넥스 상장을 꺼리는 상황이다. 굳이 활성화 되지 않은 코넥스 시장에 가봐야 도움이 될 부분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코넥스 상장 기업 임원은 거래활성화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코넥스 기본예탁금제도 3억원 기준을 꼽았다.
기본예탁금제도란 코넥스시장 상장주권 매수시 3억원 이상을 예탁하도록 한 제도다.
그는 "기본예탁금 3억원 기준이 너무 과하기 때문에 거래가 늘지 못하는 것"이라며 "기준을 현실적으로 낮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세운 실장도 기본예탁금제도를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명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예탁금을 1억원까지 낮추면 개인 투자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기본예탁금제도를 낮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넥스 시장 홍보와 관련해서 양태영 한국거래소 코넥스팀 부장은 이달 안에 네이버에서 코넥스 주가 검색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30일부터 코스닥이전상장제도를 시행하기 때문에 코스닥 이전기업이 올해 안에 5곳 이상 늘어날 것이란 입장도 전했다.
◆ 코스닥 인큐베이터 역할은 'OK'
코넥스기업과 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 코넥스 시장의 '코스닥 인큐베이터' 역할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코넥스에 상장하기 전에는 경험하기 어려운 상장 관련 교육과 기업IR 등을 체험했다는 의미에서다.
코스닥 직상장을 준비하는 길문종 메디아나 대표는 지난해 7월1일 코넥스 상장후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부분이 코스닥 인큐베이터 역할이라고 전했다.
그는 "코넥스 상장 후 거래소에서 공시와 증권거래법 위반 법규 등에 관한 교육을 받아 도움이 됐다"며 "IR을 통해서도 관련 투자자, 업체, 거래소 관계자 등을 만나는 빈도 수가 많아져 코스닥에 한 발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언급했다.
황 실장도 코넥스 시장 본연의 역할은 코스닥으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다리라는 면에서 코넥스시장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코스닥으로 가기 위한 인큐베이터가 코넥스 본연의 역할"이라며 "상장 경험을 할 수 있고 코스닥 신속이전상장제도도 이용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코스닥 신속이전상장제도(개선안)는 코스닥 직상장제도에 비해 기업계속성 심사를 면제하고 심사기간도 1개월 단축해 코넥스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낮아진다.
이에 코넥스 상장기업 금오하이텍 황윤걸 실장은 "코스닥에 가기 위해 코넥스에 들어간 것"이라며 "당연히 코스닥 신속이전상장제를 이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