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최근들어 게임업계가 합병 또는 분사를 통해 사업 재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각 기업별로 역량을 집중할 곳은 합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업부문은 회사를 쪼개 급변하는 환경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격변기를 맞고 있는 게임 업체들이 천편일률적인 사업방향에 대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게임기업은 합병작업이나 적극적인 M&A(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반대로 기업을 쪼개 전문성을 높이는 게임기업들도 눈에 띈다. 각 사업부문의 특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분사를 결정한 조치다.
이와관련 게임업계 관계자는 "PC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외국게임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내린 결론으로 판단된다"며 "여기에 '게임중독' 논란등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합쳐야 산다
이달 18일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조이맥스는 손자회사 링크투모로우와 합병키로 했다. 링크투모로우는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캔디팡'과 '윈드러너'를 잇따라 흥행시킨 개발업체다.
김창근 조이맥스 대표는 "이번 합병은 양사의 성공 경험과 전문 역량을 그대로 내재화하는 가장 성공적인 게임 사 합병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CJ그룹 역시 CJ E&M 사업부문인 넷마블을 물적분할해 CJ게임즈와 합병시킬 예정이다. CJ게임즈는 CJ E&M과 방준혁 고문이 게임부문의 개발 역량강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2011년 11월 설립한 개발 지주회사다. 산하 개발사들을 통해 시드나인게임즈의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마블' '다함께 차차차', '다함께 던전왕' 등 인기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다.
CJ게임즈는 중국의 게임 큰 손 '텐센트'의 5300억원을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합병 외에도 M&A를 통해 영향력을 키우는 곳도 있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는 박지영 컴투스 대표 등 특수 관계인이 가진 컴투스 지분 21.37%를 720억원에 경영권과 함께 인수했다. 게임빌이 지난해 투자한 게임사는 디브로스 4.5%(7억원) 등 총 6곳에 달하고 있다.
중국의 게임신화를 다시 쓰고 있는 스마일게이트도 선데이토즈의 지분 20.7%를 1206억원에 인수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서 서비스중인 '크로스파이어'를 통해 매년 영업이익률 80%전후와 영업이익 2000억원 내외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업계의 M&A 성공신화는 단연 넥슨이다.
넥슨은 지난 2008년 7월 액션RPG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인 네오플을 인수한 뒤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넥슨은 국내외에 게임시장에서 주도기업으로 자리잡으며 안착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넥슨은 2012년 6월 엔씨소프트까지 삼켰다. 당시 넥슨은 엔씨소프트 창업주인 김택진 대표의 지분 14.7%(주식 321만여주)를 8045억원에 인수,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 사업부문 쪼개 전문성 키운다
일부 게임기업들은 합병이나 M&A가 아닌 전문성 중심으로 회사를 쪼개고 있다. 이를 통해 내부 경쟁체제를 구축하고 각자의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NHN엔터테인먼트는 내부에 있던 개발부를 NHN블랙픽과 NHN스튜디오629, NHN픽셀큐브 등 3개로 물적 분할을 시행했다. NHN엔터는 "조직 슬림화를 통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성과 보상과 책임경영제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웹젠 역시 지난해 10일 웹젠의 개발 조직을 분리하고 게임개발 전문 자회사인 '웹젠앤플레이'설립했다. 웹젠은 "각 부문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개발과 사업부문을 분리했다"고 전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한 때 게임분사의 성공모델이기도 했다. 게임 전문사로 분사 이후 업계 1위권의 매출실적으로 올리는 성과를 냈으나 지금은 '크로스파이어'의 충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 2012년 스튜디오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디젤'과 '바이퍼서클'을 개발중이던 NS스튜디오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키고 현재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출신인 윤상규 대표가 이끌고 있다.
정통 게임기업은 아니지만 게임사업부문을 독립시킨 사례도 있다.
이달 1일 골프존은 게임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G&E(Game & Entertainment) 본부를 100% 자회사 방식으로 분사시킨다고 밝혔다.
사명은 '골프존 엔터테인먼트(Golfzon Entertainment)'이며 기존에 축적된 기술력을 발판으로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대한 사업 확대에 주력,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회사측은 분사 목적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부분 독립을 통해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 결정체계를 갖추어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해당 사업에 맞는 조직체계를 갖추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