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요 20개국(G20)이 3년 전 합의한 새로운 재정 목표안 이행이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 G20 회의에서 재무장관들은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적자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데 합의했지만 이미 대부분의 정부가 목표 이행에 사실상 실패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G20은 2016년까지 부채 규모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통제하는 데 의견 일치를 이뤘지만 이 역시 현실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주말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에서 환율전쟁에 대한 대응책이 나올 것인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보다 3년 전 합의안의 처리 문제가 중차대한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라엘 브레이너드 재무부 차관은 “이번 G20 회의의 최대 현안은 환율전쟁 문제가 아니라 각국의 재정건전성을 개선하고 눈덩이 부채를 감축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국 정책자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구체적인 재정 목표치를 두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러시아 측은 재정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공식 발표할 경우 부작용이 불가피하다고 반기를 들고 있다.
장기적인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는 데 이견이 없지만 3년 전 토론토 회의와 같은 선제 목표를 공식화할 것이 아니라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이번 G20 회의에서 부채 감축 목표치 달성을 위한 시한을 새롭게 정할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부채 감축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실물경제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토론토 회의 당시보다 글로벌 경제 성장 회복이 미약하다”며 “때문에 당시 합의한 것보다 유동적인 목표 설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수는 줄어드는 데 반해 지출은 늘어나고 있다”며 “재정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