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 골프연습장이 북적거린다. 꽃이 피니 골프장 갈 때가 된 것이다. 겨우내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골퍼들도 하나 둘 모습을 보인다. 다 골프와 힘겨운 ‘싸움’을 준비하기 위해 연습장을 찾은 사람들이다.
골프연습장 레슨프로도 때를 만났다. 손님들에게 연신 “스윙이 좋다”고 인사하기에 바쁘다. 초보자는 레슨프로가 던지는 이 한 마디에 좋아 죽는다. 처음 보는 옆 타석의 골퍼도 “스윙이 많이 좋아졌다”며 거들고 나서면 자신의 스윙에 확신을 갖는다. 급기야 곧이곧대로 믿고 차나 한 잔 하자며 커피숍으로 레슨프로 손을 이끈다.
이 골퍼는 연습장에서 ‘스윙이 좋다’는 인사는 ‘안녕 하세요’라는 인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인사치레로 건네는 말에 ‘감동’을 받아 레슨프로와 저녁 약속까지 잡는다. 능력이 되면 밥도 사고 술도 살 수 있다.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골퍼들은 특징이 있다. 연습장에서 죽어라 7번 아이언만 친다는 것. 잘 맞는 클럽만 친다. 그리고 그 타구에 만족한다. 문제의 쇼트게임 능력은 결국 구력이 만들어 줄거라 굳게 믿는다.
또한 라운드 중 꼭 몇 개 홀에서 죽을 쑨다. 더블파(양파) 이상으로 초보티를 낸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첫 홀은 빼고 2, 3, 4번홀에서 보기플레이를 하며 잘 나가다 5번 홀에서 트리플보기로 무너진다. 이 트리플보기를 분석해보라. 아마 자신 없는 클럽을 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트리플보기의 3오버는 잘 맞던 클럽에 까지 영향을 준다. 아니 라운드 전체에 악영향을 준다.
그래서 연습장에서는 잘 안 맞는 클럽만을 집중적으로 연습할 필요가 있다. 또 쇼트게임 연습에 치중하는 게 좋다. 볼을 잘 치는 골퍼와 초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쇼트게임 처리 능력이다.
이론상으로 18홀 라운드 중 파온을 3차례 하면 보기플레이를 할 수 있다. 18홀 가운데 3개홀에서 파온에 성공하면 90타는 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보통 보기플레이를 한다는 골퍼는 18홀 중 최소한 3번의 OB와 3번의 뒤땅, 3번 이상 벙커에 빠진다. 여기서 3타 만에 벙커에서 탈출하기도 하고 3퍼트도 밥 먹듯 한다. 또 워터해저드만 만나면 꼭 볼을 연못에 빠뜨리고 3타 만에 건넌다.
골프를 망치는 것은 너무 많은 생각 때문이다. 임팩트 시 드라이버와 볼이 서로 부딪치는 시간은 2000분의 1초다. 또 임팩트 순간 볼에 가해지는 충격은 소총에서 발사되는 총알의 힘과 동일하다. 이런 찰나에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구력이 좀 있는 골퍼라면 이런 경험도 있을 것이다. 갑자기 드라이버 난조로 OB가 계속 날 때 동반자의 드라이버로 티샷을 날렸던 경험 말이다. 결과는 대만족이었을 것이다. 사실 이는 볼이 잘 맞게 돼 있었다. 남의 드라이버로 치니 못 쳐도 된다는 편한 마음으로 휘두르니 잘 맞은 것이다.
거금을 들여 새로 장만한 드라이버도 대체로 잘 맞는다. 이때 골프는 역시 장비가 좋아야 한다며 만족했을 게 뻔하다. 하지만 비싸게 구입한 새 장비이기 때문에 잘 맞는 것은 아니다. 클럽이 좋아서 잘 맞은 게 아니다. 새 드라이버니까 잘 맞을 것이란 심리적인 안정감에 새 드라이버를 적응시키기 위해 죽어라 연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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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