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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새 집 생길수 있단 기대에 잠도 안와요" '후보지 딱지 뗀' 장위8·신월7·홍은1구역

매년 '쓴 잔' 마신 주민…공공개발로 숨통 트여
외지인 투기세력 여전…"집도 보지 않은 채 계약"
정부 연내 정비계획 수립 후 사업 진행

  • 기사입력 : 2021년03월31일 07:01
  • 최종수정 : 2021년03월31일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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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인근 지역은 이미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요. 새집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잠도 못 잤어요.(서울 성북구 장위 8구역 주민 양 모씨)

"이제 후보지 딱지를 뗄 수 있을 것 같아요. 수 년째 재개발 소식이 있을 때마다 여기저기서 들썩거리는데"(서울 양천구 신월7-2구역 주민 한모 씨)

"노후화요? 여기를 보세요. 40년 된 연립이 이래요.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도 않아요.(서대문구 홍은1구역 주민 최모 씨)

정부는 전날(29일) 서울 성북구 장위 8구역과 양천구 신월7-2구역·홍은1구역 등이 포함된 공공재개발 후보지 16곳을 선정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발표한 5·6대책에 따른 공공재개발 사업지다. 이로써 지난 1월 발표된 8곳과 함께 총 24곳이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30일 찾은 해당 지역주민들은 후보지 선정 소식에 들떠 있었다. 성북구 장위 8구역 주민 박영민(59)씨는 "밤잠을 설쳤다"라며 "수년째 재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조합설립과 인허가를 신청했지만 그때마다 좌절했는데 드디어 사업이 진행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지역은 해마다 재개발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6년 장위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던 장위 8구역은 2010년 조합을 설립하는 등 정비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사업에 대한 주민 간 이견이 발생하며 2017년에 구역 지정이 해제됐다.

[서울=뉴스핌] 정부는 29일 성북구 장위 8구역을 공공재개발 지역으로 선정했다. [사진=유명환 기자] 2021.03.30 ymh7536@newspim.com

◆ 매년 '쓴 잔' 마신 주민, 정부 발표 대부분 환영 분위기…외지인 투기세력 여전

해당 지역에 들어설 아파트는 약 4687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공공재개발를 통해 장위8.장위9구역에 각각 2387·2300가구를 짓는 계획이다.

장위9구역 주민들은 정부 발표에 반기는 분위기다. 장위8구역 조합원 정 모씨는 "조합원 구성 및 설립에 수년이 걸려서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다"라며 "여러 차례 사업 속도가 나지 않아 답답했지만 공공재개발 지역에 선정돼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총면적 11만6402㎡를 공공재개발을 통해 2387가구를 짓을 계획이다.

신월동 주민들은 '후보지 꼬리표'를 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기뻐했다. 신월동 신월7-2구역 형제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정모 씨는 "해마다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될 것이란 소식을 언론과 신문으로 접하고 있지만 매번 떨어졌다"라며 "반복되는 일들로 주민들은 반쯤 포기했지만 이젠 기대감을 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폭우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했다. 신월7-2구역 주민 정만형(73)는 "지대가 낮아 매년 여름 장마 때마다 빗물이 역류하는 일이 빈번했다"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맞은편은 깨끗하고 빗물 피해가 전혀 없는 아파트들이 늘어선 걸 보면서 살았는데 이제제 나도 새집에 들어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 지역은 해마다 폭우 피해를 입는 곳이다. 최근 몇 년간 지난해 새벽 서울에 시간당 최대 7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양천구 신월동 주택가에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했다. 이로 인해 주택 40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어 밤새 소방서와 구청 직원이 펌프를 동원해 배수작업 실시한 바 있다.

신월 7-2구역 주민 양미숙(63)는 "몇 년 만 더 참으면 새집으로 이사할 수 있다"며 "매년 지옥같은 곳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갖고 있는 거라곤 이집 하나 뿐이라 수년째 참고 살았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재개발 소식에 반감을 갖는 이들도 있었다. 신월 7-2구역 주민 최모 씨는 "지난해부터 못 보던 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처럼 실제 거주보다는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부동산 관계자는 투기세력이 끼여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P공인중개사무소 직원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사이에 외지인들이 몰려와서 물량이 있는 확인했다"라며 "이들 대부분 집도 보지도 않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인근 G공인중개사무소 직원은 "어제(29일)발표가 났지만 외지인들은 지난해부터 재개발 지역 급매 물량을 쓸어 갔다"라며 "고양시와 고양시의회 등 관련 공무원들의 지분(입주권) 매입한 것처럼 비슷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부는 29일 성북구 장위 8구역을 공공재개발 지역으로 선정했다. [사진=유명환 기자] 2021.03.30 ymh7536@newspim.com

◆ 홍은1구역 주민 "용적률 아쉽다"

장위 8구역과 양천구 신월7-2구역 비해 공급량이 적은 홍은1구역 주민은 법정 상한 용적률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홍은1구역 주민 박모 씨는 "수요가 많은 곳임에도 불하고 법정 상한 용적률이 120%를 적용한다는 게 너무 아쉽다"라며 "기부채납을 30% 정도 낮추면 좀 더 나은 주거시설과 편의시설이 들어 설 수 공간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공공재개발은 법정 상한 용적률의 120%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늘어나는 용적률의 20~50%는 공공임대주택 등으로 기부채납을 받는다. 기부채납된 주택은 공공임대와 공공지원민간임대 등은 주거지원계층(청년·신혼·고령자)에 공급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사업비 지원 및 이주비 융자 등 각종 공적 지원이 제공된다.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앞으로 후보지 주민을 대상으로 현장 설명회를 열어 개략적인 정비계획과 사업성 분석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만든다. 주민의견도 수렴하고 자치구와 연내 정비계획 수립절차 착수를 목표로 사업을 준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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