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도망하거나 증거 인멸할 염려 있다고 인정돼"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옵티머스 내부에서 '신 회장'으로 불리며 정·관계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신모(55) 전 연예기획사 대표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8시40분 경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를 받는 신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주요 범죄 혐의 사실이 소명됐다"며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와 수사의 경과, 범죄의 중대성 등에 비추어 보면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신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해 정오 무렵 종료했다.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신 전 대표는 혐의 인정 여부와 정·관계 로비 의혹 등 관련 질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오전 10시10분경 법원에 도착했을 당시 신 전 대표는 '로비 혐의 아직도 부인하는 입장인가', '옵티머스홀딩스 회장으로 사업 주도했다는데 사실인가' 등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심사 종료 후 오전 11시 57분경 법정에서 나온 신 전 대표 측 변호인에게도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 전했나', '로비스트는 아니라는 것인가' 등 질문을 시도했지만 그는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며 답을 회피했다. 신 전 대표 역시 입을 꾹 닫은 채 변호인이 먼저 법정을 나가고 잠시 뒤 법원을 빠져나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지난 13일 신 전 대표에 대해 변호사법위반, 배임증재, 상법위반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최근 구속된 또 다른 로비스트 김모(55) 씨와 전날 구속영장이 발부된 기모(56) 씨와 함께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등 옵티머스 이권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김재현(50·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에게 금융감독원 관계자를 소개한 뒤 조사 무마 대가로 금품을 전달하거나 옵티머스 '돈 세탁소'로 알려진 해덕파워웨이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등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신 전 대표는 옵티머스 내부에서 '신 회장'으로 불리며 로비스트 3인방 중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신 전 대표는 김 대표 등에게 법조계와 정치계, 금융권 등 인사들과의 인맥을 과시하며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얘기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대표는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 들어간 성지건설 횡령 사건과 관련해 김 대표 등에게 "옵티머스로 번지는 것을 내가 막았다"고 말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신 전 대표는 김 대표에게서 서울 강남 N타워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 차량 등을 지원받기도 했다.
뉴스핌 취재 결과 신 전 대표는 정·관계 로비뿐만 아니라 '옵티머스홀딩스 회장' 명함을 사용하며 사업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정황도 파악됐다. 옵티머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옵티머스 사업의 핵심 키(key)는 신 옵티머스홀딩스 회장"이라고 지목했다.
신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그의 로비 대상과 경위, 금품이 오갔는지 여부 등 수사를 거친 뒤 사법처리 향방을 정할 방침이다.
kintakunte8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