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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중단 앤트그룹 IPO 재개 이르면 6개월 뒤, 기업가치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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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청약 당첨률 100%...기회 놓쳐 아쉬운 투자자들
핵심 사업 소액대출 타격 불가피, 기업가치 영향 우려도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 상장을 이틀 앞두고 돌연 중단된 앤트그룹 IPO 좌초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중국의 정치적·경제적 측면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교훈'을 남겼다. 그 어떤 경우도, 어떤 인물도 공산당에 함부로 반기를 들어선 안된다는 '경고' 메시지가 재계와 사회에 확실히 전달됐다. 상장 중단은 향후 앤트그룹의 경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마윈의 '작심발언'이 촉발한 '설화'가 앤트그룹의 향후 경영, 자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마윈의 '작심발언' 예상치 못한 후폭풍 초래 

이번 사건의 전말은 이미 국내외 언론을 통해 자세하게 소개됐다. 지난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BUND SUMMIT)'에서 마윈이 전통 금융업의 안일한 영업행태와 유연하지 못한 금융감독 시스템을 '전당포'에 비유하며 비판한 것이 문제가 됐다.

11월 2일 마윈 전 회장, 징셴둥(井賢棟) 앤트그룹 이사장, 후샤오밍(胡曉明) 총재가 인민은행, 중국은행보험감독회, 중국증감회, 국가외환관리국에 '소환'됐다. 정부 기관이 관할 기관 혹은 기업 책임자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는 '웨탄(約談)'이 이뤄졌다. '웨탄'을 했다는 것은 사실상 정부로부터 질타를 받았다는 의미다.

같은 날 중국은행보험감독회와 인민은행은 소액대출 서비스 기업의 자격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규제성 정책을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인터넷 소액대출 서비스 기업의 자본금, 출자비율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새 규정으로 앤트그룹의 상장도 중단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강화된 감독관리 규정으로 인한 것이지만 △상장 이틀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새로운 규정이 발표됐다는 점 △ 같은 날 마윈 등 앤트그룹 실질 지배자들이 줄줄이 감독기관에 불려가 '야단'을 맞았다는 것에서 이번 사태는 마윈의 '설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공산당이 이를 통해 "그 어떤 인물도 정부 비판의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사회에 던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블룸버그의 유명 칼럼니스트 수리(淑莉)는 "(중국 금융 감독 시스템을 비판한) 마윈은 발언은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거침없는 발언의 엄청난 댓가를 치르고 있다"라고 논평했다. 

앞서 날 선 사회비판으로 유명한 부동산 재벌 런즈창(任志強)도 시진핑 주석을 비판한 후 혹독한 댓가를 치렀다. 런즈창이 "시진핑 주석은 자신을 황제라 착각하는 벌거벗은 어릿광대"라고 비판한 이후 올해 3월 돌연 실종된 것. 실종 6개월 뒤인 9월 중국 언론은 런즈창이 부패혐의로 18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앤트그룹 IPO 중단 소식이 전해 진 후 미국 및 홍콩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가 급락했다. 마윈은 주가 하락으로 우리돈 3조 원에 달하는 자산이 증발하게 됐다.

◆ 공모주 청약 당첨률 거의 100%...기회 놓쳐 아쉬운 투자자들 

투자자들은 공모주 청약대금을 환불받을 수 있지만 좋은 투자 기회를 아깝게 놓치게 됐다. 앤트그룹의 공모주 청약에는 340억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엄청난 열기였지만 낮게는 80% 높게는 100%에 가까운 당첨률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홍콩 경제일보에 따르면, HSBC·중은국제는 4일 앤트그룹 공모주 청약 결과와 함께 청약 증거금 환불 안내 문자 를 고객들에게 발송했다. 최소 청약 단위인 1수(手, 50주)를 청약한 소액 투자자들도 대부분 주식을 배당 받는 데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치열한 청약 열기에도 당첨률이 이처럼 높아질 수 있었던 것은 초과배정옵션(GreenShoe option) 덕분이다. 초과배정옵션이란 청약수요가 공모 규모를 초과할 경우 주관사가 발행사로부터 공모수량 이외의 주식을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이다. 

앤트그룹의 경우 전체 주식의 2.5%인 4176만8000만 주가 공모주 물량으로 배정됐다. 나머지 16억 2800만 주는 해외 IR(로드쇼) 물량이다. 이때 초과배정옵션에 따라 공모주 초과청약이 20배에 달하면 해외IR 물량의 7.5%를 국내 공모주 청약으로 배정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홍콩 공모주 청약에 풀리는 앤트그룹의 주식이 최대 1억 6700만 주, 총 334만 수(手, 1수=50주)로 늘어나게 된다. 사상 최고 청약 수요로 기록된 이번 공모주 청약 물량 155만 수를 훌쩍 넘는 규모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IPO 중단으로 투자자들은 청약 당첨의 기쁨도 누리지 못하고 증거금을 환불받게 됐다. 다만 수수료와 융자금 이자 손실을 면할 수 있게 됐다. 통상 신주 공모주 청약이 취소되어도 수수료는 환불되지 않고, 청약자금 대출 이자도 내야한다. 그러나 앤트그룹 공모주 판매에 참여했던 증권사들이 수수료와 이자를 환불해 주기로 결정했다.  앤트그룹 청약 증거금 환불은 4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 IPO 재개는 빨라야 6개월 뒤...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IPO 재개는 언제쯤 이뤄질까. 중국 매체들은 앤트그룹이 상장 절차를 다시 진행하려면 적어도 반년 이상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기상의 문제일 뿐 상장이 다시 진행될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마차오(馬超) 중국 핀테크 산업 전문가는 "이번 금융당국의 앤트그룹 상장 제동으로 인한 부정정 영향은 이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앤트그룹이 무너진다면 중국 실물경제에 입히는 충격이 엄청나기 때문에큼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앤트그룹 소액대출 서비스 규모는 3000억 위안(약 51조 원) 수준이다. 이 대출금은 대형 기업이 아닌 개인과 영세 기업에게 제공됐다. 만약 앤트그룹이 도산 위기에 놓인다면 이 대출금에 대한 조기 회수가 이뤄질 수 있다. 

마차오는 "앤트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민간 기업이자 혁신의 모범으로 꼽히는 회사다. 또한, 중국에서 실물경제 주체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기업이다. 만약 이 기업이 망한다면 중국 경제와 개인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앤트그룹의 부상은 기존의 시중은행 등 전통 금융산업에 위협이 됐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를 혁신적인 핀테크와 전통 금융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전통 금융권에 많은 적을 만들게 된 마윈이 '작심발언'을 빌미로 공격을 받게 됐다는 해석이다. 

역설적이게도 마윈은 자신이 비판한 혁신을 억압하는 전통 금융감독 시스템의 '구속'을 받게 됐다. 

중국 금융당국이 발표한 새 규정은 인터넷 소액 대출 기업이 등록지 관할 행정구 내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영업 범위를 대폭 제한했다. 소재 성(省) 이외의 지역에 서비스 하기 위해선 별도의 신청을 통해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동시에 인터넷 소액대출 기업의 자본금도 10억 위안 이상이어야 한다. 서비스 범위가 소재지 행정구역을 초과하는 기업의 자본금은 5배인 50억 위안 이상으로 규정했다. 소액대출 총액의 30%에 해당하는 자금을 대출 회사가 직접 조달하는 규정도 추가됐다. 

이에 따라 앤트파이낸셜은 소액대출 사업 부문에 투입해야 할 자금이 늘어났고, 전국 영업허가증을 다시 신청해야 한다. 

인터넷 소액 대출은 앤트그룹의 최대 수익 창출원이다. 대출 규모가 가작 작은 화베이(花唄), 이보다는 대출 규모가 큰 제베이(借唄)가 앤트그룹의 인터넷 대출 서비스 상품이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앤트그룹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286억 위안이 소액대출에서 나왔다. 가장 유명한 상품인 알리페이의 매출 비중(36%)을 넘어섰다. 순이익은 110억 위안으로 앤트그룹 전체 순이익의 39%를 차지했다. 알리페이가 주축인 결제대행 서비스가 창출한 순이익 비중은 29% 이다.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소액대출 분야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향후 앤트그룹에 대한 기업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제까지 앤트그룹의 소액대출 부문은 대출 금액의 98%를 일반 은행을 통해 조달했고, 나머지 2%만 그룹 차원에서 각종 혁신적인 상품을 통해 직접 출자했다. 

그러나 직접 출자 비율이 30%까지 올라가고, 서비스 지역 제한 등 각종 규제가 많아지면서 향후 소액대출 서비스 성장이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 핀테크 사업으로 당국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향후 시중 은행 처럼 까다로운 감독관리하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사업의 탄력성, 혁신성과 성장성이 모두 영향을 받으면서 핀테크 기업으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기 힘들 수도 있다. 

홍콩 경제일보는 앤트그룹이 새로운 규정에 부합하기 위해 소액 대출 비즈니스 재설계가 불가피하다며 향후에도 소액대출이 그룹의 성장 동력의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우려를 표했다. 

만약 소액대출 서비스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고,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지 않는다면 IPO를 재개하더라도 기업 가치가 예전보다 떨어질 수 있다. 텐센트뉴스는 앤트그룹이 향후 IPO 재개에 나서면 업무 내용에 대한 조정과 기업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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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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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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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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