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금융 > 증권

대주주 적격 심사가 뭐길래..."이혁진 문제는 금감원 지시로 끝"

최대 경영권 가진 최대주주 지위 심사
현행법상 까다로운 요건 모두 충족해야 승인
금융위, 옵티머스 대주주 심사에 이례적 '사후승인'

  • 기사입력 : 2020년10월23일 07:28
  • 최종수정 : 2020년10월23일 07:28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최대주주였던 양호 회장의 녹취록이 공개된 가운데 양 회장의 대주주 변경 과정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당초 대주주 자격을 갖추지 못했던 양 회장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를 제치고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특히 양 회장이 이례적으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사후에 승인 받은 것으로 확인돼 특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지난 2017년 12월 금융감독원에 대주주 변경 신청을 했다. 옵티머스의 창업주인 이 전 대표에서 양 회장으로 대주주를 바꾼 것이다. 대주주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원칙적으로는 '사전 승인'만 허용되고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사후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모습. 2020.06.30 pangbin@newspim.com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기업의 최대주주를 결정하는 일인 만큼 매우 까다로운 요건을 갖춰야 한다. 현행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지배구조법)은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 금융위의 승인을 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을 살펴보면 금융위는 심사 대상자가 금융관련법령,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확정 받을 경우 당사자의 보유주식 10%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할 수 있다. 반대로 심사 대상자과 금융관련법령 등을 위반한 사실이 있을 경우 불승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또 금융지배구조법은 심사 대상자는 '금융회사의 최대주주 중 개인 최다출자자 1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기업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최다출자자 중 단 한 명만이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을 수 있고, 금융 관련법 등을 위반한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최대주주는 단 한 명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 등에 있어 중요한 지위로 여겨진다.

하지만 옵티머스의 경우, 금감원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사후 승인을 받는 것으로 대주주를 변경해 그 배경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특히 금융위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해 사후 승인을 내 준 경의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양 회장과 김 대표와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 김 대표는 양 회장에게 '이 대표가 아직 대주주여서 감자 승인 과정에서 (회장님은) 대주주 적격에 해당이 안 된다. 특히 대주주를 변경해야 하는데 본인(이 대표)이 우호적으로 나올 리가 없어서 질권자에게 양해를 구했다. 최악의 경우 돈을 주고서 그 질권을 사오더라도 이 대표 주식을 취득하는 것으로 (하면 된다) 질권을 취득하는 경우 사후 신고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등장한 '질권'은 채권자가 채권의 담보로서 채무자 또는 제3자(물상보증인)로부터 받은 담보물권을 말한다. 쉽게 말해 빌린 돈 대신 보유하고 있는 담보물이다. 김 대표와 양 회장의 통화에서 나온 질권은 이 전 대표가 제3의 질권자에게 담보 잡힌 자신의 주식 등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대주주는 이 전 대표였고 양 회장이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추가 주식을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쉽게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자 그의 질권(주식)을 사들이려고 한 것이다.

특히 강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양 회장은 김 대표에게 "그럼 그거(질권 확보)가 되면 이혁진 건은 끝나는 거네. 금감원 지시로"라며 "잘 됐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내가 월요일(같은 달 13일로 추정) 4시에 만나기로 했거든. (그럼) 괜히 부탁할 필요가 없겠다. 사정 봐 가면서 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에 있어서 양 회장과 금감원 간 모종의 거래나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행법상 질권 확보를 통해 대주주 적격을 갖추게 되는 경우 사후 승인을 받을 수 있다"며 "옵티머스만 사후 승인을 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특혜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imbong@newspim.com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