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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 특파원의 금일중국] 구호의 나라 중국, 역병을 잠재운 '코로나19 삼자경'

  • 기사입력 : 2020년03월24일 09:39
  • 최종수정 : 2020년03월26일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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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에 삼자경(三字經, 삼자경)이라는 책이 있다. 아이들이 글을 깨우치는 문자 학습서로 인간 세상의 도리와 생활의 지혜, 역사 철학 인문지리에 대한 내용을 광범위하게 담고 있다.

삼자경은 백가성(百家姓) 천자문(千字文)과 함께 '삼백천'으로 불리기도 하며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키는 훈몽 교재로 오랜 세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송나라 때 왕응린이라는 사람이 엮은 책으로 세 글짜씩 384구, 모두 1152자로 이뤄져 있다.

2020년 해가 바뀌면서 중국 방방곡곡에 때아닌 '삼자경'의 구호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중국 공산당이 코로나19 전염병 예방을 위한 국민계몽 용으로 '코로나 삼자경' 생활 수칙을 만들어 전국에 배포한 것이다.

'적극 경계하고 외출을 삼가하고 손을 잘 씻고 통풍 많이하고 마스크 쓰고 위생에 주의하자(多警惕 不轻视, 少出门 不集聚, 勤洗手 勤通风, 戴口罩 讲卫生). 재채기를 할때 얼굴 가리고 눈을 비비지 말고 증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에 가고 무서워 말고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말자(打喷嚏 捂口鼻, 喷嚏后 慎揉眼, 有症状 早就医, 不恐慌 不传谣)'

코로나19 삼자경은 이렇게 세 글짜씩 16구 모두 48자로 구성돼있다. 막 젖을 땐 아이들 조차도 다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쉽고 간단한 내용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옳바른 생활 태도를 담고 있다.

삼자경 형식의 코로나 퇴치 구호는 2020년 초 중국 사회를 떠올릴 때 가장 인상에 남을 현상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빨간 바탕의 흰글씨로 된'코로나 삼자경' 플랭카드는 중국의 모든 도시와 농촌, 주택가와 길거리에 도배를 하듯이 나붙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베이징의 패션 번화가인 시단의 한 상가 건물이 전광판을 통해 삼자경 형식을 빈 코로나19 예방 계몽 구호를 내보내고 있다. 2020.03.25 chk@newspim.com

TV 자막과 도심 빌딩 전광판에서도 쉴새없이 흘러나왔고 버스와 지하철, 공원에는 방송 버전의 삼자경이 쥔 종일 메아리쳤다. 매체들은 보도를 통해 코로나 삼자경을 퍼날랐다. 설날 새해 인사도 2020년에는 '삼자경'구호에 파묻히고 말았다.

이 구호는 마치 예전 혁명시대 중국 공산당의 심리 선전전 처럼 사람들의 의식속에 스며들면서 알게 모르게 행동을 바꿔나갔다. 세뇌 교육과 다름 없었다. 집을 나설때 스마트폰 보다 먼저 마스크를 챙기고, 귀가하면 부지불식간에 손부터 씻는게 생활화되는 식이었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통제 성공 보고회를 열고, 그 비결중 하나가 당국의 통일적 지도와 국민들의 적극적 호응이라고 소개했다. 공산당이 기획한 48자의 코로나 삼자경을 사람들은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따랐다. 결국 전국을 뒤덮은 삼자경 구호는 코로나19 퇴치의 일등공신이 됐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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