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려운 이때, 고인의 빈 자리 더욱 크게 느껴져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한국 경제의 신화와 같은 존재였다. 경제가 어려운 지금, 그 빈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며 추모했다.
허 회장은 20일 추도사를 통해 "변함없이 한국 경제를 지켜 주실 것 같았다"며 이같이 고인을 기렸다.
앞서 故 신 명예회장은 전날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사진=정일구 사진기자] |
허 회장은 "갑자기 들려온 애통한 소식에 마음 속 깊이 슬픔이 밀려든다. 소탈한 모습으로 후배들을 늘 보듬어 주시리라 믿었다. 이렇게 갑자기 저희들을 떠나시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과 허전함이 밀려온다. 이제 회장님의 따뜻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하늘이 원망스럽게 느껴지는 하루다"고 했다.
그는 이어 "돌이켜보면 회장님은 한국 경제의 신화와 같은 존재였다"며 "1967년 황무지와 다름 없던 이 땅에 처음으로 기업을 세우고 끊임없는 도전과 불굴의 의지로 세계적인 그룹을 일구셨다. 가장 가난했던 이 나라에 선진화된 3차 산업을 일으키고 세계가 가장 부러워하는 부강한 나라로 만드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도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신 분이었다. 기업 보국을 말씀하시며 기업을 통해 나라에 보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셨다"며 "문화와 스포츠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다르셨다. 관광과 문화로 한국의 미래를 그린 분이었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또한 "따뜻하게 세상을 보듬던 고인의 손길을 기억한다"며 "현장에 계실 때면 사람들과 어울리시는 것을 좋아하셨다. 불편하거나 마음 상하는 이들이 없는지 살펴보던 그 마음이 소외된 이들에게는 힘이 됐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허 회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회장님의 경륜과 지혜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다. 묵묵히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회장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제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그리움만 더 커져 간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회장님이 걸었던 길은 국민에게 즐거움을 전하며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회장님이 꿈꾸셨던 높은 뜻이 우리나라 최고의 타워에 머물러 있듯, 회장님의 길 또한 영원토록 이 땅에 남아 이어질 것입니다. 늘 새로운 꿈을 꾸셨던 문학청년에서 한국을 이끄셨던 경제 거인에 이르기까지 회장님의 삶 전체가 대한민국 역사 속에 살아 숨 쉴 것입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디 세상의 근심과 걱정 모두 잊으시고 편안히 잠드시기 바랍니다"라며 "저희 후배들도 그 큰 뜻을 소중히 이어받아 회장님의 길을 지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