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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남매전쟁] 조현아, 왜 지금 '선전포고' 했나

경영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서운함' 느껴 반기
내년 주총 표대결 염두에 두고 연말에 기습공격

  • 기사입력 : 2019년12월23일 15:41
  • 최종수정 : 2019년12월23일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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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선전포고를 한 시점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여기서 그는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지난 4월 조양호 회장 장례식 모습 [사진=뉴스핌 DB] 2019.12.23 tack@newspim.com

◆ 경영복귀 무산·독단적 총수 지정 등에 반발

조현아 전 부사장이 동생의 경영에 반기를 든 것에 대해 재계에서는 '서운함'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 이후 삼남매 중 본인만 경영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남매 중 둘째인 조원태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고, 그룹 회장으로 경영을 이끌고 있다. 막내인 조현민 부사장 역시 지난 6월 한진칼 전무 및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경영복귀를 하지 못했다. 입장 자료에서도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며 불만이 담겼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경영복귀 의사가 있었음에도 배제되면서 서운함을 느꼈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내용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의 연말 인사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텔 부문을 책임지는 자리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총수 지정 과정에서도 삼남매간 불협화음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법무법인 원은 "상속인들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없이 총수가 지정됐다"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입장을 전했다. 중요한 경영사항들에 대해 본인은 배제한 채 조원태 회장 독단적으로 결정해,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유훈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부사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으로 자숙하고 있었다는 점, KCGI(강성부 펀드) 등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 등이 겹쳐 일단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몰아주는 분위기였다. 일단 덮어두자고 했던 게 결국 드러난 것이란 얘기다.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을 유족 네명(부인 이명희 여사 포함)이 비슷하게 나눠가지면서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남매 모두 부친이 살아계실 때 경영 활동을 해 왔고, 지분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부친 별세 후 외부 세력으로부터 그룹을 지키기 위해 일시적으로 힘을 합쳤다가 지금에 와서 문제가 드러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주주명부 폐쇄 임박…'선전포고' 시기도 계획?

조현아 전 부사장이 문제를 제기한 시점만 봐도 다분히 '계획된 도발'이란 걸 알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기일이 얼마 남지않은 연말에 공격을 감행했다는 거다. 

이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입장문에서 밝힌 대로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하려는 것이다. 기관투자자 등과 손잡고 조원태 회장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또, 경영권 공격을 시도했던 KCGI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관측이다. 조원태 회장의 우호세력을 제외한 주주들을 결집해 내년 3월 주총에서 주주제안 등으로 통해 경영에 복귀하고, 나아가 경영권까지 노리는 것이라는 예상이다.

주주명부 폐쇄기일까지 조원태 회장측이 방어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다. 내년 주총 표대결까지 염두에 두고 지분을 더 매입하거나, 우호지분을 모을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미 주요주주 중 일부와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부친 타계 이후 여러가지 문제로 부딪혔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제서야 입장을 정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상대방에게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주주명부 폐쇄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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