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월가 전문가들이 올해 4분기 S&P500 주가지수 상장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들의 전망이 실현되면 올해 이들 기업들의 순익은 4년 만에 최저 증가율을 기록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4분기 어닝 증가율 전망치는 0.8%로 집계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7월에 제시된 전망치인 7.2% 및 10월 초에 제시된 4.1%에 비해 대폭 낮아진 것이다.
미국 S&P500 주가지수 상장 기업들의 연간 어닝 증가율(2019~2020년은 전망치) [자료=레피니티브/파이낸셜타임스] |
이에 따라 올 한 해 어닝은 1.3% 증가하는 데 그쳐 2015년 0.2%를 기록한 후 최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어닝 전망도 이처럼 악화되면서 미국 증시가 최근 보여준 상승랠리를 지속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 부문별 척도로 간주되는 기업들이 잇따라 실적 경고와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산업재 척도로 간주되는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는 한 해 어닝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무역 긴장이 건설과 광산 중장비 수요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은 연말 쇼핑시즌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도체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수요 악화 전망을 내놓아 반도체주의 매도세를 촉발시키기도 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내년 1, 2, 3분기 어닝 증가율 전망치는 4주 전 전망치에 비해 각각 최소 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로 인해 2020년 한 해 전망치도 10월 초에 제시된 11.2%에서 10.1%로 내려갔다.
현재 3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미국 대기업 중 5분의 1 가량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순익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뉴욕증시에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사상최고치에 호가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계속 하향 조정된 전망치를 상회한 데 대해 시장이 반응한 것뿐이다. 3분기 어닝은 7월 초만 해도 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금은 0.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상 어닝 전망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향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23% 상승했고, 3분기 전망을 상회한 어닝을 내놓은 기업들의 비율도 약 74%로 지난 4개 분기 평균 수준을 맞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성적은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컵에 든 물이 '반이나 찼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증시의 펀더멘털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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