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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북·미 협상 결렬...美, 北체제 보장·제재 완화 선제적 요구 거부

北 "우리가 취한 비핵화 조치에 미국 화답하면 다음 단계"
美 "싱가포르 성명 진전 계획 소개, 2주 내 실무협상 제안"

  • 기사입력 : 2019년10월06일 09:19
  • 최종수정 : 2019년10월06일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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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울=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채송무 기자 =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다. 북한은 그동안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국이 상응조치를 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한 반면,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는 비핵화 상응조치를 놓고 실무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새로운 셈법에 대한 이견이 발목을 잡았다. 북측 협상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오후 6시30분께 스웨덴 스톡홀름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통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 대사는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해내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직설적으로 미국을 겨냥했다.

이어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했으나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김 대사는 또 "우리의 입장은 명백하다.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우리는 핵 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 발사 중지, 북부 핵 시험장의 폐기, 미군 유골 송환과 같이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 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하면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들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요구한 김정은 체제보장 및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미국이 선제적으로 조치해야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방안을 이행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대사는 "이번 북미 실무협상이 실패한 원인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수정함으로써 대화 재개의 불씨를 되살리는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압박했다.

스웨덴 외무성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 세번째).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대북 협상'이라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논의를 끝맺으면서 미국은 모든 주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측의 초청을 수락할 것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2주 이내 북미 실무협상을 다시 열 것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 핵심사안 각각에 대해 진전을 이루기 위한 많은 새로운 계획에 대해 미리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의 4개 합의사항인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당시의 전쟁포로 및 전쟁실종자 유해 송환 등의 진전에 대해 한층 진일보한 협상안를 가져갔다는 주장이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과 북한이 70년간 이어온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단 한 차례의 과정을 통해 극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것들은 양국 모두의 강력한 의지를 필요로 하며 미국은 그런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 향후 재협상이 다시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외교가에선 이날 북미 협상이 결렬된 것과 관련, 미국의 비핵화 선(先)조치 요구와 북한의 김정은 체제 안전보장 및 대북제재 완화 의지가 첨예하게 맞부딪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북미 모두 한 치 양보 없이 자국의 입장을 최우선에 놓았다는 평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소식통은 "입장이 많이 다른 것 같다. 여전한 대립각이다. 7개월 여만에 재개된 북미 실무협상은 일단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미가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 대화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관측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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