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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가 꿈꾸는 미래...은행·보험·카드 경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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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간편결제에서 소비자 중심 플랫폼으로 변화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세상
무너진 경계, 기존 금융권 생존의 몸부림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 '이번 달은 이미 돌이킬 수 없습니다.' 대학생 박선미(가명·24) 씨는 최근 '과소비 경보'를 받았다. 예쁜 봄옷을 보자마자 '지름신이 강림하신' 게 화근이었다. 평소 월 50만~60만원을 쓰던 그가 옷값으로 20만원을 쓰자 바로 경고가 날아왔다. 그에게 경고를 보낸 곳은 핀테크 스타트업 레이니스트의 온라인 금융관리 플랫폼인 '뱅크샐러드'.

뱅크샐러드는 아르바이트와 용돈으로 얻는 돈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과소비나 잘못된 소비습관이 생길 경우 이를 지적해 준다. 과소비 경보는 1단계, 2단계를 거쳐 최종까지 수위를 높여 우발적인 소비를 제어해 준다. 뿐만 아니라 예적금, 보험, 대출 등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해 준다. 그리고 개인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게 조언도 해준다. 개인 금융비서를 둔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 주는 알뜰하게 지출하셨군요'라는 메시지를 받은 박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 테니스를 취미로 즐기는 직장인 최경원(가명·38) 씨는 최근 한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동호회원들과 함께 생활체육보험에 가입했다. 1년에 보험료 3만원 정도를 내 부담이 없지만, 운동 활동 중 사고를 당하면 입원·통원 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고 사망보험금까지도 받을 수 있다. 이 보험을 가입하게 된 건 파트너였던 한 회원이 테니스엘보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부터다. 이 좋은 걸 왜 혼자만 알고 있었냐는 핀잔이 쏟아진 후 50여 명의 회원이 다 같이 가입했다. 회원들 사이에서 발목, 무릎, 발꿈치, 어깨 등 부상자가 이어지지만 치료비 걱정은 덜었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전화번호만으로 이체를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온 지 4년이 됐다. 이 서비스는 핀테크의 대명사였다. 핀테크는 말 그대로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를 취급하는 회사를 지칭한다. 첨단 IT 기술이 금융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소비자들이 그간 경험하지 못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2014년 말부터 국내 금융권에서 '핀테크'라는 단어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 단어를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은 그저 편리한 송금, 결제 방법으로만 여겼다. 실제 신용카드나 현금 없이 결제가 가능한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를 시작으로 토스의 간편송금이 서비스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고 수많은 스타트업이 나타나면서 핀테크의 새 지평이 열렸다. 이체와 간편결제 등 지급결제에 국한됐던 핀테크의 영역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돈 많은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자산관리가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으로 대상을 넓히고 있다. 기존 대형 보험사들이나 증권사가 취급하지 않는 똘끼 충만한 금융상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 모두 핀테크 플랫폼이 나타나면서 가능한 것들이다.

"핀테크 주도의 새로운 금융 제도는 이제 그 여정의 출밤점에 서 있으며, 우리는 1만m 중 100m밖에 오지 못한 상태다." 세계 최대 핀테크 기업이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앤트파이낸셜 관계자는 핀테크가 만들어내는 세상의 변화를 이렇게 소개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핀테크, 간편결제 → 고객중심 플랫폼 이동

'핀테크 플랫폼'은 고객이 자유롭게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들이 각기 취급했던 서비스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 극대화를 돕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핀테크 플랫폼의 선두주자는 단연 비바리퍼블리카로 출범 5년여 만에 기업가치를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회사)이다. 특히 최근 전 직원에게 인당 1억원어치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며 세간에 큰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대표 서비스는 2015년 2월 국내 최초로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송금 앱 '토스(Toss)'다. 이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인 이후 최근 통합계좌 조회, 신용등급 조회, 맞춤형 상품 추천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토스의 지난해 말 기준 누적가입자 수는 1000만명으로 전 국민 5명 중 1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토스 플랫폼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투자 선택의 기회를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펀드 투자의 경우 1000원부터 가능하게 해 쌈짓돈이나 소액의 여윳돈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또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 신한금융투자와 제휴해 토스 앱에서 계좌를 개설해 환전과 투자까지 한 번에 할 수 있게 했다. 국내 증권사에서도 구매하기 힘든 해외주식을 핀테크 플랫폼의 편의성을 앞세워 가능하게 한 것. 넷플릭스, 애플, 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의 주식을 손쉽게 매수할 수 있는 혁신적 서비스로 평가된다.

한 증권사 부사장인 A씨는 토스 초창기에 이 회사를 방문했다. 주변 사람들이 토스, 토스 하기에 궁금해서였다. 방문하기 전까지 그는 "금융의 핵심이자 본질은 자본력이다. 저리로 조달해 고리로 빌려주고 마진을 남기는 게 금융이다. 그런데 자본도 없이 1만원짜리 펀드를 팔면서 금융을 하겠다고?"라며 비웃었다. 하지만 방문한 이후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새로운 금융 세상을 만들어낼 사람이란 느낌이 왔다"고 고백했다.

'뱅크샐러드'나 '브로콜리' 같은 개인자산관리 서비스도 대표적 플랫폼 사업자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제공했던 자산관리를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누구나 쉽게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기존 개별 은행이나 증권사와 달리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금융자산 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고객이 자금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금융상품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뱅크샐러드는 개인의 건강검진 정보로 맞춤형 보험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검진 결과를 앱 상단에 노출시키고 이를 보험설계 서비스로 연결하는 구조다. 이종 데이터 결합을 통해 얻는 이점으로 고객의 구미를 맞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핀테크의 미래, 지갑이 사라진다

# 2030년, 직장인 박유미(가명·32) 씨는 최근 다녀온 해외여행에서 격세지감을 온몸으로 느꼈다. 출국을 위해 여권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됐고 환전할 필요도 없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여권 정보를 통해 출국심사를 받았고, 스마트폰에 내장된 간편결제 서비스로 여행에 필요한 현지 경비를 모두 처리했다. 박씨가 처음 해외여행을 떠났던 2019년 21살 때와는 너무나 다른 경험이었다.

국내 핀테크 미래의 핵심은 바로 '(현금)지갑 없는 사회'다. 핀테크의 가장 강력한 장점인 지급과 결제의 간편성을 중심으로 송금에 필요한 보안카드, 자신을 증명하는 수단인 신분증도 모두 스마트폰 하나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이 같은 국내 핀테크 산업의 미래 전망은 이미 주요 핀테크 선진국에서는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를 이끄는 대표적 국가인 스웨덴의 사례를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현금거래 비중은 20%에 달하지만, 스웨덴의 경우는 1%에 불과하다. 스웨덴에서는 커피 한 잔, 샌드위치 하나를 사먹기 위해 동네의 작은 카페를 들러도 현금 사용은 불가능하다. 카드나 모바일 결제만 가능하며, 현금이 사용되는 곳은 유료 공중화장실에 불과하다. 노숙자들도 스마트폰을 꺼내 구걸을 하고 교회 헌금도 신용카드나 스마트폰으로 낸다. 현금인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은행도 등장했다. 스웨덴의 최대 은행인 스웨드뱅크는 최근 현금인출이 가능한 지점을 전국에 단 3곳만 남겨뒀다.

이웃나라인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이미 스마트폰을 활용한 QR코드 결제가 대중화됐다. 오죽하면 거지들도 '알리페이 QR코드로 구걸한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그만큼 중국의 핀테크 산업이 고도화됐다는 것이다.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파이낸셜의 기업가치는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 합계(60조원)의 3배에 달하는 169조원에 달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핀테크, 금융이 바뀐다’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19.01.16 pangbin@newspim.com

◆ 무너진 경계, 몸부림치는 금융권

핀테크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금융사들은 변화를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핀테크가 무너뜨린 경계로 더 이상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을 나누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위기 의식에서다. 핀테크의 등장으로 이들은 각기 자신만의 영역이 사라지는 초유의 변화를 체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송금의 사례를 보자. 해외송금은 지난 수십 년간 은행의 전유물이었다. 연간 시장 규모가 14조원에 달해 은행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하지만 2017년 7월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이 개정돼 금융사가 아닌 업체도 해외송금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일대 지각변동을 맞닥뜨리게 됐다.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합작한 핀테크 업체 '핀크'의 해외송금 서비스는 24시간 내내 앱으로 송금이 가능하다. 최소 10분 안에 송금이 완료돼 평균 3일 정도 소요되는 은행보다 매우 빠른 처리가 가능하고 금액에 상관없이 5000원이라는 송금수수료 경쟁력도 갖췄다.

블록체인 기반의 핀테크 업체들도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코인원트랜스퍼와 레밋 등은 은행보다 최대 수수료를 80% 이상 줄인 해외송금 플랫폼을 마련해 고객을 유인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간편결제 서비스의 '큰손'인 삼성페이도 최근 해외송금 서비스 경쟁에 끼어들었다. 갤럭시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을 앞세워 시장에 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도 글로벌 해외송금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수수료를 낮추는 한편 해외송금 가능국을 대폭 확대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빗장이 풀린 해외송금 시장에서 은행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약화될 것이란 것이 중론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독점해 오던 해외송금 시장에 당장 큰 가시적 변화는 없겠지만 몇 년 뒤에는 분명히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간편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핀테크 업체들의 서비스로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송금과 같은 사례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만큼 은행 등 주요 금융사들은 핀테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종전에 단순하게 이뤄졌던 핀테크 업체와의 사업제휴는 물론 인수와 직접 설립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

시중은행장들은 지난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위기 의식을 반영한 듯 금융사들이 핀테크 기업을 직접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우리나라 은행법은 은행이 비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15% 이상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출자를 제한해 왔다.

이에 비해 미국 골드만삭스, 스페인 BBVA(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 등 해외 금융회사는 소셜미디어 업체나 빅데이터 분석 업체 등을 인수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정부는 은행권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말 금융사의 핀테크 출자 제약을 해소하기로 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은행의 핀테크 인수를 사실상 전격 허용한 것이다.

현재 주요 은행들은 기존 핀테크 기업의 인수 또는 협력 강화, 자체 핀테크 기업 설립에 나서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1Q 애자일 랩(Agile Lab)'을 출범시키고 이들 기업과 그룹 계열사 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의 경우 은행·핀테크 업체 등이 공동 연구하는 'NH디지털캠퍼스'를 조성해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 핀테크의 명과 암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핀테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결제, 송금, 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핀테크의 급속한 발전으로 금융업이 빠르게 변화하며 일부 부작용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장 큰 변화에 직면한 곳은 은행이다. 영업점을 통한 대면 영업이 기본인 은행은 최근 몇 년간 핀테크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크게 늘어나며 지점과 인력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지점 수는 5746개로 2015년 말(6185개)보다 400개 넘게 줄었다. 핀테크 기술 등이 은행원의 일을 대신하며 임직원 수 역시 같은 기간 6000여 명 이상 줄었다. 은행들의 지점 및 인력 축소 속도는 해를 넘길수록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지점·인력 감축으로 고객 불편이 오히려 가중될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노인 등 이른바 비대면 채널이 익숙하지 않은 금융 취약계층의 불편을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 2017년 한국씨티은행이 126개에 달하던 지점을 일거에 36개로 줄이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의 불편과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감원 등은 은행권의 빠른 지점 폐쇄를 막기 위한 모범 규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핀테크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대표적 미래 산업으로 꼽힌다. IT와 금융이 융합한 특성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실제 핀테크 선진국인 프랑스는 핀테크를 통해 금융업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를 80만개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취업난 해결을 위해 핀테크 산업 등의 육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반대로 은행원과 보험설계사 등 전통적 금융업 종사자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여지도 높아진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과 전문가들은 핀테크의 진화로 은행원이나 보험설계사가 미래에는 보기 힘든 직업이 될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인공지능 등 핀테크 기술을 앞세운 스마트 앱 등이 고객을 만나 적절한 보험을 추천하는 보험설계사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다. 은행원 역시 핀테크의 발전으로 비대면 거래가 더욱 일상화돼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이미 창구 없이 스마트 ATM 등만 있는 무인점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rpl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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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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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다시 불 붙었다…1년새 15.5%↑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가 1년 전보다 15.5% 올랐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5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다.  매맷값은 동북권(강북·도봉·노원·성북·중랑·동대문·성동·광진구)에서 높게 올랐으며 전셋값은 서남권(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동작·관악구)에서 큰 오름폭을 보였다. 반면 동남권은 매맷값과 전셋값이 모두 하락했다.  22일 서울시의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통계 분석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0.72% 상승했다. 권역별로는 서초·강남·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이 전월 대비 0.29% 하락한 반면 나머지 권역은 모두 올랐다. 특히 동북권은 1.54%, 도심권(종로·중·용산)은 1.06% 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1월과 비교하면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은 8.3% 올랐다. 권역 중에는 동북권이 11.5%, 서남권이 8.4%로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컸다. 면적별로는 모든 구간에서 가격이 올랐다. 특히 전용면적 85㎡ 초과 135㎡ 이하인 중대형 아파트가 전월 대비 1.32%로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8월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0.30%, 전년 동월 대비 11.31% 상승했다. 권역별로는 서남권이 1.30%,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이 0.17% 올랐다. 반면 도심권(-0.35%)과 동북권(-0.10%), 동남권(-0.08%)은 하락했다. 면적별로는 135㎡ 초과 대형 아파트가 전월 대비 2.41% 올라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중대형 아파트도 1.50% 오르는 등 면적이 큰 아파트가 전셋값 상승을 이끌었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감소세를 보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 대비 18.3% 감소한 2923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부동산 거래 신고 기한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인 만큼 9월 계약분 신고는 앞으로 늘어날 수 있다. 아파트 거래량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거래가 몰린 5월(8987건) 이후 대체로 3000~5000건대를 기록하고 있다. 실거래가 구간별로 보면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5월 72.3%에서 8월 79.5%로 확대됐다. 다만 9월에는 78.1%로 소폭 축소됐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가 332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노원구의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99.7%, 도봉·강북·금천구는 100%로 나타나 외곽지역의 중저가 실수요 거래가 두드러졌다. 서울시는 "4~5월 고가주택 절세 거래 증가로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일시 축소됐다"며 "이후 중저가 실수요 유입으로 8월까지 확대가 이어지다 비중이 다소 줄었다"고 분석했다. 9월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6454건으로 전월(7862건) 대비 17.9% 줄었다. 월세 거래량도 7750건으로 한 달 전보다 6.4% 감소하며 전월세 거래가 모두 위축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전세와 월세 거래량은 각각 46.9%, 19.8% 줄어 가을 이사철에도 거래 위축이 두드러졌다. 전월세 거래 비중은 월세가 54.6%, 전세가 45.4%를 기록했다. 7~8월 전월세 거래 비중이 5대 5 수준을 유지하다 월세 비중이 다시 커졌다. 전세거래 중 갱신계약 비중은 9월 56.7%로 전월(57.9%) 대비 소폭 감소했고, 계약갱신요구권 사용 비중은 52.1%를 기록해 한 달 전(49.8%)보다 늘었다. donglee@newspim.com 2026-10-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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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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