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글로벌·중국 베트남

속보

더보기

[3년 멈춘 개성공단, 재가동 기대] ① "희망고문, 그래도 다시 희망"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폐업도 쉽지 않아... 장부가액으로 남는 자산 개성공단에 있어
2차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실낱같은 희망, 차분해진 입주기업

[편집자] 개성공단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가동 기회를 맞고 있다. 미국이 비핵화 협상에 따라 북한에 대한 상응 조치로 남북경협에 대해서는 제재 예외를 인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단 폐쇄 이후 3년 동안 '희망고문'에 시달려 온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상황, 공단의 경제적 의미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재가동 의제화 전망 등을 조망해본다.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합니다. 북한은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을 핵 개발 자금으로 유용하고 있습니다."(2016년 2월 10일)

3년전 이맘때,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연이어 감행하자 당시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전격 발표했다. 이 결정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일방적인 구두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는 지난해 말 밝힌 바 있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그간의 개성공단에 관련된 사안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재가동 기대감은 살아 있지만 정작 현실화한 것은 단 한가지로 없다"로 요약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진전되면서 개성공단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기업인들의 기대가 더욱 커졌지만, 달라진 것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 사이에는 '희망고문'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 입주기업들의 7차례 방북신청 모두 무산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협의체인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3년간 모두 7차례 방북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달 9일에도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통일부에 "개성공단 시설 점검을 위해 기업인 179명의 방북 신청을 허용해달라"는 요지의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며칠 후 통일부는 방북을 유보했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둘러싼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자칫 기업인 방북이 개성공단 재개의 신호탄으로 해석되는 것을 우려한 조치이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북·미 논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기업인 방북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북ㆍ미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며 8번째 방북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용(왼쪽 다섯번째)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송영길(왼쪽 네번째) 더불어 민주당 의원과 함께 개성공단 방북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핌=최상수 기자] 2018.07.11 kilroy023@newspim.com

◆ "개성공단에 자산 남아있어 폐업도 못해"

3년 동안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 이어지면서 입주기업들은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지난해 3~4월에 공동 실시한 ‘개성공단기업 최근 경영상황 조사’에 따르면, 입주기업(101개사 응답) 10곳 중 1곳(13.9%)이 ‘사실상 폐업인 상태’라고 응답했다. 대다수가 ‘자금난’을 호소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입주기업들이 아무 실적도 없이 지리멸렬하지만 그렇다고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어정쩡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입주기업들이 법원에 폐업 신청을 하면 "장부가액으로는 남아있는 자산이 개성이 있다"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고 있다"며 "그야말로 멀쩡히 서서 고사되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어망(漁網)을 만드는 신한물산을 개성공단에 두고 있는 신 위원장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신한물산은 중국에 공장이 있어 대체 생산을 하고 있고 지방에 공장을 다시 지어 물량을 확보했다.

신 위원장은 "그래도 힘이 더 부치고 지금까지 버텨온 게 신기할 정도"라며 “공단이 재가동되면 잃어버린 재산을 찾기 위해서라도 다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주기업인들은 3년 동안 개성공단 재가동을 놓고 정부측과 밀고 당기는 작업을 하면서 '전문가'로 변모했다. 단순히 개성공단 재개를 요구해서는 '되는 일'이 없다는 경험칙에 따라 남북·북미 관계 흐름을 분석하기도 하고, 정부나 미국측과도 소통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위원회는 지난해 7월 마크 램버트 미국 대북정책 특별 부대표(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를 면담하고 개성공단 재개에 관한 입주기업의 입장을 전달했다. 당시 램버트 부대표는 '미국 정부는 긴밀하게 한국 정부와 협조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지만 한국 정부만의 결정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안이라는 점을 기업인들은 알고 있다. 

입주기업인들은 이달말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전개 과정을 지켜보면서 향후 대응 방안을 정하다는 입장이다. 신 위원장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지만 그간의 경험을 보면 섣불리 희망을 갖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개성공단 일지] 

▲2000년 8월 = 현대아산, 북한과 '공업지구 개발에 관한 합의서' 채택

▲2002년 11월 = 북한, '개성공업지구법' 제정

▲2003년 6월 = 개성공단 1단계(330만㎡) 건설 착공식
              8월 = 남북, 투자보장 등 4개 경협 합의서 발효

▲2004년 6월 = 개성공단 시범공단 준공식…시범단지 15개 입주기업 계약 체결
              12월 = 개성공단 첫 시제품 생산

▲2006년 5월 = 개성공단 1단계 330만㎡ 토지조성공사 완료
              11월 = 개성공단 북한근로자 1만 명 고용 돌파

▲2007년 5월 = 남한,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2008년 3월 = 북한, 남측 당국 인원 전원철수 요구…남측 당국자 11명 철수
              11월 = 개성공단 누적 생산액 5억 달러 달성
              12월 = 북한, 개성공단 상주 체류 인원 880명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12·1 조치' 시행

▲2009년 3월 = 북한, 한미연합(키 리졸브)훈련 기간 육로통행 차단
              6월 = 북한, 임금 월 300달러·토지사용료 5억 달러 요구…남한, 수용거부
              9월 = 북한, '12·1 조치' 해제…경의선 육로통행 정상화

▲2010년 5월 = 정부, 천안함 관련 '5·24 조치' 발표. 개성공단 제외한 남북교역 중단 및 개성공단 신규투자 금지
              11월 = 정부, 연평도 포격도발 대응해 개성공단 방북 일시금지

▲2012년 2월 = 개성공단 활성화 조치…남북 당국자 회담 추진
             4월 = 북한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도 개성공단 정상운영

▲2013년 3월 = 북한, 판문점 직통전화 차단…개성공단은 정상 가동
              4월 = 북한, 개성공단 북한근로자 전원 철수…가동 중단
              5월 = 개성공단 체류 남측 인원 전원 철수
              8월 = 남북,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 채택…남북공동위원회 구성
              9월 = 개성공단 재가동

▲2014년 1월 = 개성공단 전자출입체계 완공…시범 가동
              6월 = 독일 바늘업체 '그로쯔 베커르트' 영업점 설치…외국기업 최초

▲2015년 2월 = 북한, 개성공단 최저임금 5.18% 인상 일방 통보
              4월 = 정부, 개성공단 임금동결 공문 입주기업에 발송
              5월 = 정부, 민간·지자체 남북 교류 활성화 방안 발표
              7월 = 6차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임금 협의 불발
              8월 =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개성공단 최저임금 5% 인상 합의

▲2016년 1월6일 = 북한, 4차 핵실험
              2월2일 = 북한,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8~25일 지구관측 위성 '광명성' 발사" 통보
              2월6일 = 북한, IMO 등에 '광명성' 발사 예고기간 2월7~14일로 변경 통보
              2월7일 = 북한, 오전 9시30분께 함경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서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2월10일 = 정부, 개성공단 전면 중단 발표
              2월12일 = 홍용표 통일부 장관 브리핑 "개성공단 임금 대량살상무기 사용 우려"
              2월14일 =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일요진단' 출연 "개성공단 자금 70% 당 서기실 상납. 핵 미사일 전용"
              5월9일 = 개성공단 기업 헌법소원심판 청구
              7월29일 = 정부 헌법재판소에 답변서 제출 "고도의 정치적 결단, 적법절차 원칙"

▲2017년 12월28일 =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 "개성공단 중단, 朴 전 대통령 구두지시"

▲2019년 1월 1일 =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에서 "조건없이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할 용의 있다" 언급

 

hankook6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