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학습 통해 수묵화 ·신체 동작 등 모방·예측까지 가능
김진형 원장 "기존 툴 활용한 응용서비스라는데 의미있어"
[ 뉴스핌=성상우 기자 ] 인공지능(AI)이 춤을 추고 그림을 그리며 암·당뇨를 진단할 수도 있게 됐다. 플랫폼으로서의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들의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응용기술로서의 인공지능이다. 기업, 공공기관 등을 포함, 다양한 산업군에서 업무 효율과 정확성을 높이는 데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 인공지능 응용 산업에 대한 관심은 커질 전망이다.
21일 지능정보기술연구소(AIRI)는 경기도 판교 글로벌R&D 센터에서 'AIRI 데모데이'를 열고 자체 개발한 6개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공개했다.
'간묵(GANMOOK)'은 수묵화를 그리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정확히 말하면 사진 또는 그림을 수묵화로 '바꿔주는' 기술이다. 방대한 양의 수묵화 데이터를 학습해 수묵화 고유의 특성을 파악, 사용자가 그림이나 사진을 제시하면 이를 학습한 수묵화 스타일대로 변환한다. 수묵화 뿐만 아니라 학습한 데이터의 종류에 따라 다른 스타일의 그림도 그릴 수 있다.
노형기 연구원은 "웹툰 작가들이 수많은 양의 그림을 직접 그리는데에 피로감을 호소한다"며 "이 시스템이 대표적으로 웹툰 작가들이 반기는 기술인 것 같다 이미 한 곳과 상용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수묵화를 그리는 인공지능 <사진=성상우 기자> |
'딥 댄서(Deep Dancer)'는 춤을 배우는 인공지능이다. 사람 신체의 동작을 3차원(3D) 모션 데이터로 변환해 이를 시간 순서대로 한 장면씩 인식, 학습하는 순환신경망을 이용해 인간의 춤사위를 학습한다. 학습한 동작과 유사한 춤을 추는 것은 물론, 새로운 동작을 창조하기도 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어울리는 움직임을 만들기도 한다.
김태희 책임연구원은 "춤을 배우는 것 자체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게 된는 '인간 신체에 대한 이해'가 주된 목적"이라며 "인공지능이 인간 신체 매커니즘을 이해하게 되면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포함, 헬스케어, 예술 분야까지 응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PreCAN-CT는 암을 진단한다. 컴퓨터 단층 촬영(CT) 영상에서 하나의 결절이 발견됐을때 암으로 이어질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예측한다. 현재 진단 정확도는 80% 수준이다. 정확도는 인공지능이 학습한 데이터의 양에 따라 결정되나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실정법상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암 증상 발견 후 CT촬영에서 결절이 발견되면 암으로 발전되어 확진을 받기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환자가 부담하는 물적·심적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암 확진을 받기 전 진단 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제공하는 기능도 있다.
김진형 AIRI 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성상우 기자> |
이번에 공개된 기술들이 구글, 아마존 등 기존 IT기업들의 인공지능 연구와 다른 점은 '응용 섭비스'라는 점이다. 기존 인공지능 연구 기업들이 공개한 오픈 소스 및 개발도구들을 차용해 실생활 및 각 산업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접목한 것이다. 인공지능 플랫폼에 대한 이해 및 접근성이 떨어진 각 산업군 중소기업들의 업무 현장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형 원장은 "플랫폼은 이미 많다. 지금 소비자와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플랫폼이 아니라 '구체적 서비스'"라며 "실생활에서 사용자가 지금 당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우리 서비스로 큰 도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