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 자갈치시장 방문..."민심 이미 회초리 들고 있어"
[부산=뉴스핌] 이지율 기자 = "성추행이 뭐요. 난 그게 더 열받아. 나라 망신이오 나라 망신. 한 군데도 아니고 요만한 나라에서 똑같은 시장이란 사람 둘이 권력형으로 꼼짝마라 해가꼬 그게 말이라고 된다꼬. (꼼장어 가게 운영·75세 박씨)
"후보 낸다는 사람도 양심도 없지. 자기들 당에서 두 시장이 그리 됐는데 자숙할 줄 알아야지." (자갈치시장 총괄본부장·62세 금씨)
"딴 말할 거 없다. 성추행으로 세금 내가꼬 선거하는 거 아인교." (횟집 운영·58세 이씨)
'밑바닥 민심'과 '경기 체감'의 지표로 여겨진 시장 민심은 으레 예상했던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보다 집권여당의 도덕성에 더 민감했다. 4·7 재보궐선거를 8일 앞둔 30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상인들은 더불어민주당의 잇단 성추행 파문에 분노했다.

자갈치수산물종합시장 상인들은 이날 오후 2시 38분 원내지도부와 함께 시장에 들어선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환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김기현 의원과 함께 중구 유세 일정에 나선 박 후보는 자신을 연호하는 상인들과 주먹 인사를 하며 "부산 경제 살리겠다. 잘 부탁드린다"고 연신 외쳐댔다.
박 후보는 "박형준을 시장으로", "서울까지 둘 다 돼라"며 응원하는 상인들에 지갑을 열어 보이기도 했다.
5만원 짜리를 건네며 도다리 등 수산물을 구매하던 박 후보는 '3만원'이라는 자연산 돌문어를 들어보이는 쇼맨십도 보였다.
박 후보와 함께 돌문어를 잡아올린 주 원내대표는 "다리마다 두뇌가 다 있다"며 "고마 문어같이 표가 찰싹 달라붙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판매용 자연산 전복을 손질해 후보 입에 넣어주던 상인도 있었다. 이 상인은 "요즘 얼마나 고생이 많냐. 먹고 힘내서 부산을 살려달라"고 말했고, 박 후보는 "자연산이라 그런지 먹자마자 힘이 나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만 주면 어쩌냐"는 주 원내대표의 너스레에도 상인은 "힘을 제일 많이 쓴다"며 박 후보를 챙겼다.
주 원내대표는 "충청도도 하나 주라"며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을 지역구로 둔 정 의원을 끌고 왔고, 영상을 찍는 공영방송(KBS) 촬영기자를 향해 "KBS 잘 찍어주라"며 전복을 내밀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KBS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관련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부 보도와 관련 취재기자 및 사측 인사들을 고발한 바 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던 유세 분위기는 3시 8분 들어선 자갈치신동아시장, 가판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3시 26분까지 1시간 가량 시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박 후보는 "이번에 확실히 바꿔줘야 한다"며 "민심이 이미 회초리를 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후보는 시장 순회 인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자갈치시장은 우리 부산의 대표적인 상징적 장소"라며 "이곳 상인들의 민심은 부산 전체의 민심을 일정 부문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오늘 자갈치상인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환대는 큰 힘이 됐다"며 "또 남은 기간 우리 국민의힘이 확실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심어주게 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심이 완전히 폭발적으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우리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을 자갈치시장에서 직접 확인했다"며 "아무리 시민들을 속이려고 네거티브해도 부산 시민들은 매우 현명하고 높은 정치적 수준을 가지고 있어서 반드시 문 정권을 심판하고 박 후보를 당선시킬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후보가 떠난 뒤 기자와 만난 자갈치시장 총괄본부장 금씨(62세)는 "민주당은 성추행 사건으로 보궐선거를 하면서 자숙할 줄 알아야 한다"며 "한 명도 아니고 (서울·부산시장) 두 명이나 성추행을 저질렀는데 그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거론하자면 끝이 없지만 성추행으로 시작된 선거기 때문에 박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자갈치시장에서 30년째 꼼장어 장사를 한다는 박씨(75세)는 "코로나19로 경제도 신경쓰이지만 (성추행) 그게 최고 나쁜 짓 아니냐"며 "세상에 어디 여자한테 그러나. 하던 짓도 (시장이 되면) 안 해야지 (시장 임기) 그 3년을 못 참고 괴병을 떠냐"며 성추행으로 중도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비난했다.
정부여당이 회심의 카드로 밀어붙인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반응도 싸늘했다.
박씨는 "가덕도하고 부산시장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한 뒤, "우린 멀어서 가기도 불편하고 더 손해"라고 말했다.
금씨는 "가덕도신공항은 여야가 함께 한 것"이라며 "여당이 숫자가 많아서 통과된 거지 부산 야당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시 발전에 도움은 되겠지만 사실 선거에 큰 영향은 안 받는다"며 "부산 사람들은 (가덕신공항이 민주당 덕이라고) 그리 생각 안 한다"고 직격했다.
자갈치시장 초입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씨(58세)도 "정부여당이 무슨 돈이 있냐"고 반문한 뒤, "그게 무슨 몇 십억으로 되는 건가. 전부 다 빚 내서 국민 세금으로 하는 것 아닌가. 코로나로 경제도 안 좋은데 도움되는 건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jool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