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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바이든 시대, America First에서 Earth First로의 전환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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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편집자]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21일 뉴스핌에 '바이든 시대, America First에서 Earth First로 전환하길 바란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보내왔습니다. 5선 의원인 송 위원장은 21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북방경제협력위원장 위원장,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위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여권 내에서도 최고의 외교통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송 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동맹이 인류공동체 문제 해결의 선도적인 동맹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의 기고문 전문을 소개합니다.

# 무엇이 미국적인 것인가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2만5000여명의 주방위 군인들이 무장한 계엄상황 같은 분위기 속에서 치뤄졌다. 트럼프 지지 무장시위대의 혹시 모를 침입을 막기 위한 경비 속에서다. 1869년 엔드루 존스 대통령 취임 이후 전임 대통령 참석 없는 취임식이기도 했다. 이는 152년 만에 처음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위터로 다문화주의는 미국적인 것이 아니다고 이야기했지만 전임 대통령의 선거 불승복과 취임식 불참이야말로 비미국적인 것 같다. 또한 자신이 충성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영부인 멜라니아는 구유고, 슬로베니아 출신이다. 그녀의 부친 빅코르 크라부스는 국영자동차 딜러로 유고 공산당원이었다. 멜라니아는 1829년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 부인이 영국 출신이었던 이후 180년만에 외국 출생이 퍼스트레이디가 된 첫 케이스였다. 다문화주의의 산물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송열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kilroy023@newspim.com

비폭력 평화적인 운동으로 인종차별을 외치다 암살 당한 마르틴 루터 킹 목사 53주기 추도식이 지난 18일 열렸다. 뉴욕 증시도 마르틴 루터 킹즈 데이를 추도하며 하루 휴장했다. 그러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무장 시위는 국내 테러리스트, 내란, 반역이라고 공식적으로 언급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적인 슬로건이 MAGA(Make Ameica Great Again)이었다. 무엇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일까. 백인우월주의, 다문화 배격, 동맹 무시, 기후변화 무시, 코로나 방역 무시 등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기는커녕 부끄럽게 만들어왔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어온 수많은 인사들은 이민자 가정들에서 태어났다.

스티브 잡스는 시리아 난민, 오바마는 케냐, 일론 머스크는 남아공화국 출생이다. 백인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수많은 극우세력들은 아메리카가 원래 인디언 원주민들의 땅이었는데 백인들이 침략, 수많은 인디언들을 학살하고 땅을 빼앗아 만들어진 나라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맞아 미국이 다시 미국 답게 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바이든의 슬로건이 "미국의 영혼을 회복한다(Restore the Soul of America)는 것이다. 미국의 영혼은 미국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민주주의, 기본권(생명·재산·언론·종교·양심·사상의 자유 등), 법의 지배, 3권 분립, 자유시장경제 체제 등 여러 가지 가치를 선도하는 것이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미국을 능가하는 경제력, 군사력을 갖는다고 할지라도 미국이 지향하는 헌법적 공감대로서의 가치 질서, 민주주의와 천부인권사상을 대체할 만한 소프트파워가 부족하기 때문에 세계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 로이터 뉴스핌]


# There is no Planet B (제2의 지구는 없다)

코로나19는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의 부산물이다. 제2, 제3의 바이러스 유행이 주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일부 생태학자들은 지구 입장에서 코로나는 백신이고 인간이 바이러스라는 극단적인 비유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인류가 지구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의 핵심적인 문제는 기후변화의 부정이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였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여전히 유지 강화하는 것이었다. 논란이 되었던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공사를 승인했다. 캐나다에서 일리노이 오클라호마를 거쳐 텍사스까지 1179마일 90억달러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주기적인 현상이라면서 모든 과학적 논거를 부정했다. 2006년 엘 고어 전 부통령이 <불편한진실>이라는 책을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서기를 거부했다.

필자는 2018년 4월 워싱턴을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의원회의에서 연설한 내용을 시간이 날 때마다 반복해서 찾아본다. 마크롱이 기후변화 위협을 강조하면서 <Thers is no Planet B>라고 했을 때 그리고 미국이 언젠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할 것을 믿는다고 했을 때 모든 상하원 의원들이 기립박수와 함성을 보냈던 장면이 인상 깊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데도 마크롱은 이렇게 호소했다. <Make our Planet Great Again> 우리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이 방대한 우주 속에 태양계와 지구는 한 점에 불과하다.

지난 1990년 2월 14일. 보이저1호가 60억킬로미터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이 전송됐다. 칼세이건은 이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묘사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암흑물질로 둘러쌓인 방대한 우주의 별과 행성 속에서 유일한 생명체의 별이 지구다.

현재 지구는 평균온도 800도가 넘는 황산가스로 뒤덮힌 금성으로 발전해갈 것인가. 평균온도 영하 40도가 넘는 화성의 길로 갈 것인가 갈림길에서 흔들리고 있다.

나는 지구 멸망의 길로 가지 않으려고 미국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미국과 한국의 일부 보수 기독교인들과 우익들이 부정선거를 외치면서 트럼프를 지지하고, 프리메이슨, 딥스테이트 그림자정부, Q아논 음모 렙탈리언 일루미나티 등 황당한 피해망상적 음모이론을 확산시키면서 "아이들을 구하자(save the children)"고 외치고 있지만 바이든 정부의 등장으로 그나마 우리 후손들의 삶의 터전인 지구를 지키는 올바른 길로 돌아서는 전환점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자를 위한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What is to be done? (무엇을 할 것인가)

바이든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하자마자 첫날 파리기후협약복귀 행정명령에 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 탄소중립화 선언을 했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그린뉴딜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나갈 것이다.

기후변화 저지를 위한 그린뉴딜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기회임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연방정부 차원에서 1.7조달러, 지방정부와 민간투자로 5조달러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의 모든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정책 그리고 무역정책에 기후변화정책을 반영할 것이라고 천명하기도 했다. 곧바로 기후변화정상회의를 소집, 미국의 정책과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탄소세가 현실화될 것이다. 기후변화 목표를 속이는 각 나라에 대해 강력히 무역정책을 통해 압박해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2050 탄소중립화를 선언하고 그린뉴딜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과연 바이든 정부의 철학과 의지에 상응할 정도로 우리 정부가 준비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철저한 점검과 대응이 필요하다.

중국과도 탄소 배출과 관련해 심각한 갈등과 협상이 예상된다. 미중관계의 향방도 기후변화문제 협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역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도 인류 운명공동체를 주장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한 미국을 비판한 바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과 대응이 실질적으로 집행되려면 세계녹색기후기금(GCF)의 역할이 적극적으로 요구된다.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르 대통령 하에서 세계의 허파 아마존산림에 발생한 화재 진압이 3주가 넘게 제대로 되지 않아 엄청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기후변화 피해는 후진국과 가난한 서민들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개발도상국들의 산림 파괴, 환경 파괴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 제시 없이 일방적 강요 만으로 환경 보호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 능력 제고를 위해 만든 것이 세계녹색기후기금이다. 발족 당시 매년 1000억달러씩, 10년 동안 1조달러 기금을 모으기로 했지만 미국의 소극적 태도로 잘 안되고 있다.

나는 2013년 인천시장 시절 세계녹색기후기금 본부를 독일 본과 치열한 경쟁 끝에 인천 송도국제도시 유치에 성공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IMF IBRD 체제가 새로운 세계금융질서를 이끌어 갔던 것처럼 코로나19와 기후변화시대에는 GCF 가 세계녹색금융을 이끌어 지구를 구하는 길에 앞장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GCF 기금 조성과 협력에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기후변화와 코로나19는 국경과 민족을 가리지 않는다. 전 인류적인 과제다. 이에 대한 문제는 각 나라별로 단독으로 대응해 해결할 수 없다. 기후변화와 코로나 판데믹은 어떠한 핵문제, 테러 위험보다도 더 광범위하고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야말로 국가안보의 핵심 사안이다. 생명안보 인간안보의 근본이다. 바이든 정부는 본인이 말한대로 크린에너지 슈퍼파워 미국이 됨으로서 다시 한번 인류공동체를 이끌어 나가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문재인 정부 역시 2050 탄소제로 목표와 그린뉴딜을 통해 같이 힘을 모음으로써 한미동맹이 가치동맹으로 인류 공동체 문제 해결의 선도적인 동맹으로 발전해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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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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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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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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