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ICT

속보

더보기

[르포] AI·빅데이터와 만나 맛이 더 깊어진 대표 증류주 '화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CJ올리브네트웍스와 6개월간 준비 끝에 올 4월 스마트팩토리 전환
칠판 작업지시→테블릿/QR코드로 바꿔...작업자 실수 원천 차단

[여주=뉴스핌] 김지완 기자 = 대한민국 최고급 증류주 '화요'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이 만들어낸 산물이었다.

장마가 한창이던 지난 11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화요 본사를 찾았다. 대한민국 고급 증류식 소주 제조사 '화요'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함께 6개월간 준비를 거쳐 올해 4월 스마트팩토리(지능형 공장)로 거듭났다.

[여주=뉴스핌] 김지완 기자 = 오크통에서 7년간 보관하는 화요 엑스트라 프리미엄 제품 숙성실. [사진=김지완 기자]2020.08.21 swiss2pac@newspim.com

사실 호텔경영학 식음료 전공을 한 기자에게 있어 양조장은 신기할 것이 하나도 없는 견학지다. 그럼에도 기자는 화요 생산공정을 둘러보며 수십 번이나 '와~'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단 1% 오차도 허용치 않는 스마트팩토리를 난생처음 접했기 때문이다.

화요 첫인상은 어느 양조장과 다를 바 없었다. 먼저 시커먼 지붕이 눈에 들어왔다. 미생물 활동 결과물이다. 양조장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생산설비 견학을 위해 하얀 위생복으로 갈아입었다. 그곳엔 공기 속에 떠다니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알레르겐, 곰팡이, 유기물질을 99.99% 파괴하는 살균 공기청정기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미생물에겐 이 위생실이 삶과 죽음을 경계짓는 요단강인 셈이다.

◆ 작업지시, 칠판 → 테블릿/QR코드...작업자 실수 원천 차단

박준성 화요 생산본부장이 처음 안내한 곳은 2층에 위치한 제국기 3호기였다. 제국기라 불리는 거대한 스텐레스통엔 항공기 계기판을 연상시키는 수많은 버튼과 온도, 습도 등을 가리키는 디스플레이가 즐비했다. 수십 개의 스탠레스통엔 QR코드가 부착돼 있었다.

[여주=뉴스핌] 김지완 기자 = 화요 생산직원이 증류기 앞에서 테블릿PC로 QR코드를 찍어 작업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2020.08.21 swiss2pac@newspim.com

박 본부장이 테블릿PC를 제국기 QR코드에 갖다 대자, 작업 내용이 표시됐다. 11일, 12일, 13일까지 누룩발효가 이뤄진 뒤 다음 2차 발효탱크로 넘어간다는 내용이었다.

박 본부장은 "예전엔 칠판엔 써놓고 작업해 엉뚱한 설비에서 작업을 할 수도 있었다"며 "작업자가 QR코드를 짝었을 때 '오늘 이 탱크 작업이 맞구나'를 확인시켜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요는 쌀누룩을 만드는 것부터 증류액 생산까지 총 3주가 소요된다"며 "작업자들이 탱크, 저 탱크 옮겨 다니며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일주일간 발효한 뒤 빼내야 할 발효탱크를 3일 후 증류공정에 투입하는 오류가 나올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화요는 작업자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장비에 오늘 해야 할 작업지시와 어디서 작업하는지를 정확히 알려줬다. 작업자들은 작업 전 테블릿PC를 들고 탱크에 부착된 QR코드를 찍어 작업 내용과 작업과정을 명확히 전달받는 것이다. 작업지시가 없으면 애초 테블릿에선 다음 단계로 업무 진행이 안 된다. 작업지시·승인·진행 과정을 통해 제국기, 발효탱크 등에서 작업자 실수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

이 QR코드 위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3주간의 발효·증류 생산과정을 거친 화요 증류 원액 45도 상태에서 지하 항아리에서 3개월간 숙성된다. 500 여개 항아리마다 QR코드가 부착돼 있었다. 생산일이 모두 제각각인 항아리는 QR코드를 통해 실수 없이 적기에 인출되도록 한 것이다.

[여주=뉴스핌] 김지완 기자 = 박준성 화요 생산본부 본부장이 숙성실에서 QR코드가 있는 항아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2020.08.21 swiss2pac@newspim.com

박준성 본부장은 "QR을 해 놓은 건 생산관리자가 얼마만큼 숙성된 술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며 "관리자가 1호부터 30호까지 술을 빼라고 지시하면, 작업자가 해당 번호에 해당되는 항아리에 QR을 찍으면 시스템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태초 인류부터 현대문명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괴롭혀왔던 '혼돈(카오스)'의 천적이 QR코드였던 셈이다. 기자에겐 가끔 공과금 낼 때나 사용하는 그 QR코드가 화요 공장에선 작업 오차를 제거해주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었다.

◆ 4차산업 최첨단 기술 생산공정 곳곳에 녹아들어...제조방식도 과학 이용

화요 스마트팩토리 공정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4차산업 최첨단 기술이 곳곳에 활용됐다. 공장에서 그날 생산량을 결정하면, 생산에 필요한 쌀이 고압으로 분사돼 제국기에 들어간다. 생산량에 필요한 원재료 데이터가 시스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병입 과정에선 비전(카메라)을 통해 이물, 크랙 등이 있는 불량병을 걸러낸다. 아울러 이 모든 검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데이터 처리 중 불량위험 요소가 발견되면 병 제조사에 통보해 개선할 수 있게 도와준다.

박 본부장은 "기존엔 빈병 육안 검사 땐 작업자들이 눈이 빠져라 빈병을 봐야했다"면서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되면서 비전검사로 대체돼 작업자 피로도가 크게 줄었다. 아울러 소비자 위해요소도 줄어 안전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조장 특성상 물 사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과거엔 외부 스탠레스탱크에 '150M 천연암반수' 확보량을 파악하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레벨기를 체크했다. 하지만 스마트팩토리로 전환되면서 초음파센서를 달아, 물에서 반사되는 높이를 체크해 물량을 사무실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주=뉴스핌] 김지완 기자 = 화요 생산작업자가 병입된 제품 압력 등을 비전을 통해 체크하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2020.08.21 swiss2pac@newspim.com

스마트팩토리 전환으로 생산성이 늘고 불량률이 줄어든 것도 큰 수학이다. 박 본부장은 "이전보다 불량을 잡아낼 수 있는 확률이 10% 이상 높아졌다"며 "생산성은 6% 가량 향상됐다. 이후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통해 생산성 개선률을 10% 이상 올릴 예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제조방식에서도 주파수·압력 등 과학원리를 이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숙성실에선 K팝, 국악, 클래식 등이 24시간 쉬지 않고 흘러나왔다. 음악에서 나오는 주파수를 이용하는 음향 진동 숙성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덨다. 이 방식은 물 분자 크기는 작게 만들고, 밀도는 높여준다. 즉 자연 숙성과정에서 클러스터 입자(알코올과 물 분자 간 수소 결합)가 작게 만들어지는데, 음향 진동 숙성으로 이를 활성화시켜주는 원리다.

증류 역시 감압증류 택했다. 압력을 낮춰 알콜을 섭씨 40도에서 끓게 만든 것이다. 기압이 낮은 산에서 물이 낮은 온도에서 끓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갑압증류를 하면 향과 맛이 그대로 보존된다. 화요가 깔끔한 맛과 향으로 고급 증류주로 인정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한편 화요는 누룩 발효 제조과정에서의 실시간 온도, 습도 빅데이터를 처리 시스템 구축을 통해 품질향상 연구에 보다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wiss2pa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혜훈 "韓 경제, 회색코뿔소 상황"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가 29일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인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코뿔소(Gray Rhino)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임시 집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고물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29 choipix16@newspim.com '회색코뿔소'라는 용어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워커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사용했다.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말한다. 이 후보자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서서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그런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런 맥락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5대 구조적 문제점으로는 인구, 기후, 극심한 양극화, 산업 대격변, 지방 소멸을 꼽았다. 다만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발생한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과 기획을 연동하는 방식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지출은 찾아내서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는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런 전략적 선순환을 기획예산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자는 '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로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당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12-29 10:00
사진
다시 '청와대'…李대통령, 오늘 첫 출근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로 공식 출근한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으로,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다시 돌아간다. 이 대통령이 출근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옛 국방부 청사인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는 청와대에서 집무한다. [사진=대통령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가운데 두고, 상상 속의 새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문양이다. 봉황기는 윤석열정부 시절 한 번 하기된 바 있다.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함에 따라,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 것으로 돌아간다. 용산 시대가 저물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연내 복귀는 많은 해석을 낳는다. 새해부터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과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의 사건이 벌어진 지난 정부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 등이다.  청와대가 다시 문을 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통령 집무실이 여민관에 마련된 점이다. 청와대는 크게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 ▲비서관실과 수석실이 분산 배치된 '여민관 1~3동' ▲외빈 맞이와 행사를 갖는 '영빈관' ▲'대통령 관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등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정부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에 위치했다.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과 500m 떨어져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참모진이 있는 여민관에 마련해 거리를 좁힌 바 있는데, 이 대통령도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과 여민관 집무실을 함께 쓴다는 방침이다. 주로 쓰는 집무실은 여민관이다. 여민관에서 일하는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국가상징구역 종합계획도 [자료=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대통령 집무실이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듣는 청와대로 이전을 한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 중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청와대 이전 후에는 대통령 일정과 업무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 등을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청와대 시대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꾸준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입지가 확정되기도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목표 준공 연도는 2030년 상반기다. 아직 목표만 세운 단계라 더 늘어질 수도,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행복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 같다"며 공정 단축을 주문한 바 있어 준공 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 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5-12-29 06:0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