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저 다운 노래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힘 빼고, 본연의 저처럼 유쾌하고 즐거운 모습을 녹였어요."
유빈이 원더걸스로 13년간 함께 한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르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새 디지털 싱글 '넵넵(Me TIME)'을 발매한다. 원더걸스와는, 그리고 첫 솔로앨범 '도시여자(都市女子)'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담아내 기대를 모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유빈 [사진=르엔터테인먼트] 2020.05.21 alice09@newspim.com |
"처음부터 끝까지 제 손길이 닿은 앨범이라 떨리고 설레요. 감회가 새롭죠. 회사를 설립하고 발매하는 첫 앨범이라 열심히 준비했어요. 많이 즐겨주셨으면 하죠. 걸크러쉬를 내세울까 하다가, 저다운 노래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쾌하고, 즐겁고, 자유로운 모습을 많이 녹여냈죠. 가볍게 즐겨주셨으면 해요."
타이틀곡 '넵넵'은 '네'라고 하기엔 눈치가 보이는 사람들, 이른바 '넵병'에 걸린 이들을 위한 일종의 위로다. 구간마다 장르의 다양성이 엿보이는, 지루할 틈 없이 구성된 이지리스닝 힙합 곡이다.
"회사를 만들고 저도 배워가는 단계다 보니까 '넵'이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에 관한 가사를 쓰게 됐어요. 예전에 아티스트로만 활동할 때는 '넹', 혹은 '알겠습니다'라고 조금 편안하게 답했다면, 이제는 '넵'이란 말이 잘 와 닿더라고요."
신곡은 원더걸스 때부터 여러 작업을 함께해온 심은지 작가와 협업으로 진행됐다. 유빈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지금 유빈이 느끼고, 대중에 전달하고 싶은 에너지를 고스란히 녹여냈다.
"소통에 있어 '넵'은 함축적 의미가 많잖아요. 저도 이제 일을 하다 보니까 많은 의미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직장 다니는 친구들 기분을 이제 잘 공감할 수 있죠. 하하. 퇴사의 자유, 퇴근의 자유, 독립하게 된 자취생의 자유. 이런 감정을 '넵넵'에 충실하게 담아봤어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유빈 [사진=르엔터테인먼트] 2020.05.21 alice09@newspim.com |
홀로서기하고 처음으로 발매하는 신곡. 앨범엔 유빈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다. 그의 말대로 전체적인 콘셉트부터 안무까지 참여했지만 아쉽게도 디지털 싱글로 컴백하게 됐다.
"차근차근 하고 싶었어요. 미니앨범이나 정규앨범 욕심도 내봤지만, 혼자서는 처음 해보는 거잖아요. 시작부터 욕심을 내면 할 수 있는 걸 다 못 보여드릴 것 같아서, 비록 한 곡이지만 완벽하게 보여드리자는 마음이 컸죠. 저 역시 자신이 있어야 했고, 그러려면 부담을 덜어내야 했어요. 그래서 디지털 싱글 쪽을 택했죠."
이번 앨범에서 유빈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원더걸스로 활동하며 선보인 화려하고 콘셉추얼한 모습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연스러운 매력이 가득한 '인간 유빈'을 내세우고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덕후 기질이 있어서 비디오가게, 만화방에서 살았죠(웃음). 그래서 뮤직비디오도 집에서 찍었어요. 제 집순이 성향을 녹이고 싶더라고요. 제가 느끼는 직장인이 공감할 감정들, 자유로움을 표현하고자 했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유빈 [사진=르엔터테인먼트] 2020.05.21 alice09@newspim.com |
이제는 가수이면서 한 회사의 어엿한 대표다. 원더걸스로 인연을 맺은 혜림이 소속 아티스트로 함께 하면서 챙겨야 할 식구도 생겼다. 가수의 일 만큼이나, 지금 유빈의 최대 관심사는 회사다.
"매니지먼트 철학이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싶어요.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하죠. 다양한 분들이 들어오셨으면 해요. 하하. 유튜버,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 등 많잖아요. 함께 하고 싶어요. 현재를 즐기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좋은 회사로 키우고 싶은 만큼 많이 노력해야죠."
신생 기획사지만 앞으로 더 많은 아티스트를 영입할 큰 포부도 갖고 있다. 유빈은 새 앨범 '넵넵' 만큼이나 자신의 회사에 대한 홍보(?) 역시 놓치지 않았다. 그는 "다른 분들을 서포트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그동안은 제가 서포트를 받았잖아요. 혜림이가 들어오면서 픽업도 몇 번 해준 적이 있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분들 서포트해주는 걸 경험하고 싶어요. 앨범 제작은 물론 이미지 구축까지. 컬래버레이션도 너무 좋고요. 열심히 하는데 빛을 못 본 보석 같은 분들과도 함께 하고 싶죠. 발을 떼기 전에는 두려움이 컸는데, 이제는 설렘이 더 커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