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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무기명채권' 논란?...금투업계 "가능성 낮아"

코로나19 대응 위한 자금조달 방안으로 언급
익명성 보장·증여세 면제 등 고액자산가 수요 충분
업계선 "정치적 부담 커" 대부분 회의적

  • 기사입력 : 2020년04월07일 16:43
  • 최종수정 : 2020년04월07일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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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 대응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무기명채권을 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요는 충분하지만,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 만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7일 정치권 및 금투업계 등에 따르면 무기명채권 발행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먼저 나왔다.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금융안정TF 단장인 최운열 의원이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주는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을 계속 투입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무기명 채권 발행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힌 것이다.

무기명채권은 채권자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은 채권을 말한다. 1993년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실명 거래가 일반화됐지만 무기명채권은 돈을 요구하는 채권자가 표시되지 않아 익명성이 보장된다.

정부가 마지막으로 무기명채권을 발행한 시기는 외환위기가 불거진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달러를 살 재원이 부족했던 정부는 고용안정채권, 증권금융채권, 중소기업구조조정채권 등 무기명 채권 3종을 발행했다. 발행금액은 3조8744억원, 이자율은 연 6%였다.

당시 무기명채권을 매입한 주체는 대부분 개인이었다. 이자율 자체는 시장금리보다 낮았지만 시중은행 부도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보증하는 안전자산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컸다. 특히 자금 출처를 묻지 않고, 상속 및 증여세도 면제돼 고액자산가들이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무기명채권 발행이 현실화된다면 이번에도 고액자산가들의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까지 겹쳐 갈 곳을 잃어버린 유동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가 꾸준히 낮아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보증하는 채권은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자산가들에게 상속 및 증여가 자유롭다는 메리트는 생각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언론보도 이후 벌써부터 발행 가능성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있다"며 "최근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빈부격차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부의 대물림'을 용인한다는 비판론에 휩싸일 경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시절 발행된 무기명채권을 놓고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듯이, 단순히 수학공식만 적용해 발행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추경, 국채 발행만으로 충분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큰 만큼 논의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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