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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의 세상엿보기]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그리고 고발의 자유

  • 기사입력 : 2020년02월14일 10:54
  • 최종수정 : 2020년02월14일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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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이 칼럼을 실은 경향신문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5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가 여론의 거센 질책을 받자 14일 급거 취하했다.

임 교수는 이 글에서 "(민주당인)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우리 당을 떨어뜨리려는 선거 운동으로 보인다"는 게 민주당의 고발 이유다. 이낙연 전 총리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튜브 방송 '신의한수'와 '전공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한다. 불법 여론조사라는 이유다. 가히 '고발 만능시대'인가 보다.

2020.02.14 julyn11@newspim.com

◆ '민주당만 빼고' 고발에 '우리가 임미리'라는 반발

노동문제를 연구해 온 진보성향인 임 교수는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게재한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현재의 상황에 대한 민주당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했다.

임 교수가 이 글로 인해 민주당에 의해 고발당한 사실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비판 글들이 잇따라 올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는 "우리가 임미리"라며 "어디 나도 고소해 봐라"라고 썼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낙선 운동으로 재미를 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며 "나도 고발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맙시다"라고도 했다.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나도 고발하라"고 동참했다. 그는 "임 교수의 한 자. 한 획에 모두 동의한다. 만약 나를 한 줌 권력으로 고발한다면, 얼마든지 임 교수의 주장을 한 자 한 획 거리낌 없이 반복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물론 범여권에서도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자 결국 "과도하다. 유감"이라고 민주당은 꼬리를 내렸다. 임 교수와 경향신문에 대한 사과의 말은 없었다.

◆ '탄핵', '문재인씨'라는 표현이 왜?

언론과 표현에 대한 민주당의 알레르기적 반응은 지나칠 정도다. 민주당 전략기획자문위원장인 최재성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농단 세력의 국정중단 탄핵 쿠데타가 시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말 때문이다.


최 의원은 '탄핵 언급'을 "우리 형법 87조가 규정하고 있는 내란죄에 다름 아니다. 5.16과 12.12를 계승하는 명백한 변종 쿠데타를 획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전횡을 이유로 탄핵한 정권이라서 그런지 자신들을 향한 '탄핵'이라는 표현은 싫은가 보다.

한 개그맨이 '문재인씨'라고 한 말을 문제삼는 우리 사회의 이중성도 문제다. 여권과 이른바 '대깨문'이란 세력들은 이 개그맨을 호되게 비판했다. 이 말을 한 게 지난해 2월이다. 1년이 지나서 불거진 것도 그렇지만, 왜 논란인 지도 의문이다.

민주당 인사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귀태(鬼胎, '태어나서는 안 될', '불길한' 등 부정적인 의미)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나체로 그린 그림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버젓이 전시했다.

◆ 고발에 '살 떨린다'는 임 교수, '고발 취하하라'는 이낙연

임 교수는 민주당의 고발에 대해 "노엽고 슬프다"며 "민주당의 작태에 화가 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년 지난 지금의 한국 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왜 고발했을까. 위축시키거나 번거롭게 하려는 목적일 텐데 성공했다. 살이 살짝 떨리고 귀찮은 일들이 생길까 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진중권과 김경률, 권경애는 "나도 고발하라"는 걸 보면 고발이 무섭지 않은 모양이다.

필자는 고발이 무섭다. 그래서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정부라는 표현조차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지지세력들에 대한 평을 못하겠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자 유튜버를 고발하겠다는 이낙연 전 총리까지 나서 "고발은 지나치다"며 고발 취하를 권했다고 한다. 아이러니다.

julyn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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