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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100년] '문희상은 왜 굳이…' 한자성어로 풀어쓴 文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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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반대 여론에도 '1+1+α' 법안 발의 강행
조국 사태서 自侮人侮 강조하며 여야 질타도
"싸워도 국회서 싸워야"…마침내 칼 뽑아든 文

[편집자주] 대한민국 국회의 모체 임시의정원(臨時議政院)이 수립된 지 올해로 100년입니다. 국회는 지난 한반도 격동의 역사 속에서 늘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현재도 민주주의 구현의 최일선에 국회가 놓여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언론 보도가 여야 간 정쟁(政爭)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수천명의 국회 직원과 300명 국회의원의 정상적 활동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합니다. 누가 진정 국민을 위해 일하는지 국민들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뉴스핌이 국회 본연의 활동을 생생하고 꼼꼼하게 기록해 국민의 '알 권리'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내가 굳이 이번 '문희상안(案)'을 내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양국 정부가 충돌만 거듭할 뿐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회의 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했다."

지난 18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일관계 해법을 위한 입법제안에 대한 소회'란 제목으로 올린 글이다.

최근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문 의장의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문 의장이 지난달 초 소위 '1+1+α' 구상을 공개한 이후 국내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문 의장의 안에 대해 일본에 대해 면죄부를 준다며 힐난했다.

문 의장 역시 이를 예상하지 못 했던 바가 아니다. 그럼에도 악화일로의 한일 양국관계를 정상화 하기 위해서는 국회 수장인 본인이 나서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5일 일본 도쿄의 와세다대학교에서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문재인-아베 선언을 기대합니다 : 진정한 신뢰, 창의적 해법으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복원"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2019.11.06 kimsh@newspim.com

◆ 문희상, 반대 여론 무릅쓰고 '1+1+α' 법안 발의 강행

문 의장이 평소 즐겨쓰는 한자성어 중 하나가 '강개부사이 종용취의난(慷慨赴死易 從容就義難)'이다.

비분강개하여 죽음에 나아가는 것은 쉽지만, 차분하고 태연하게 의로 나아가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다. 몽골 초원에서 발원한 원나라가 중국 송나라를 멸망시킬 때 송나라의 충신 사방득이 쓴 표현이다.

지난여름 한일 간 갈등이 본격화되지 조국 청와대 전 민정수석은 SNS에 죽창가를 올리며, 반일 극일을 외쳤다.

이 무렵 문 의장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다시 들여다봤다. 1998년 10월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일본의 오부치 총리가 이루어낸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선언'이다.

그렇게 나온 것이 문 의장의 와세다 구상이다. 문 의장은 11월 와세다 대학 강연에서 "현재를 사는 우리가 과거에 발목을 잡혀 미래로 못 나가면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미래를 핑계로 과거를 덮으려 한다면 더욱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와 미래, 어느 것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며 정치 지도자는 그 타협점을 찾아내는 통찰력과 혜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일본 순방을 고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자필로 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12.19 kh10890@newspim.com

당초 문 의장은 여야 의원들을 대동하고 일본을 방문, 일 정계 주요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일의원연맹합동 총회에서 양국 관계의 경색이 예상보다 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문 의장도 고심을 거듭했다. 그는 순방단 규모와 일정을 축소하는 한이 있더라도 일본을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문 의장은 "일본에서 이 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힐 경우,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한일관계를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무책임이라는 말을 통감하며, 어떠한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회고했다.

◆ 文, 조국 사태서 '自侮人侮(자모인모)' 강조하며 여야 질타도

문 의장은 15년 전에도 같은 한자성어를 사용했다. 2004년 12월 31일 당시 열린우리당 중진이던 문 의장은 국가보안법 처리를 둘러싸고 17대 국회 첫 해를 마감하는 말일까지도 여야가 극한 대치를 보이자 당 내 이른바 개혁세력을 겨냥해 쓴 소리를 했다.

문 의장은 "여야 간 벌어지고 있는 대립과 갈등은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위태로운 모습"이라며 "통합과 화해의 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강개부사이 종용취의난이란 말이 있다. 한 해 동안의 정치를 되돌아보며 이 말을 조용히 되새긴다"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15년이 지난 지금의 국회 상황도 다르지 않다. 여의도는 지난 1년 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두고 벼랑 끝 대결의 정치를 선보였다.

최근 한 달은 하루하루 상황이 급반전 될 정도로 긴박한 시간을 보냈다.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를 두고 한 쪽에선 필리버스터로, 다른 한 쪽은 '쪼개기 임시회'로 맞서고 있다.

유례없는 꼼수 대결이다. 그러는 새 야당이 협상을 거부하고 밖으로 떠도는가 하면, 보수단체 소속 회원들이 국회 안으로 밀고 들어와 의사당을 점거했다. 일부 의원이 이 과정에서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내가 나를 업신여겨 함부로 대하면, 남도 나를 업신여긴다' 문 의장이 즐겨 쓰는 자모인모(自侮人侮)란 표현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정당과 정파를 가리지 않고 문 의장은 국회가 본연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하고 손가락질 받을 짓을 하면 서슴지 않고 일갈했다.

지난 9월 '조국 정국'에서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장의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여당이 셀프 청문회를 개최하자 "여야가 합작해 스스로 국회를 능멸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12.23 kilroy023@newpsim.com

지난 10월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보수와 진보 시민들이 각각 촛불을 든 것을 두고는 "국민들이 거리로 나오는 것은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해서"라며 역시 '자모인모'라고 지적했다.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당이 계속해 청와대의 의중과 눈치를 살피는 모습을 두고도 문 의장은 '자모인모'라며 아쉬워했다. 국회가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안타까움이다.

◆ "싸워도 국회서 싸워야"…마침내 칼 뽑아든 문 의장

패스트트랙 열차가 2019년 끝자락에 종착역에 도착한다. 이번 주 국회는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에 붙일 예정이다. 뒤엉킨 실타래를 쾌도난마(快刀亂麻) 끊어 낸 것은 문 의장이다.

패스트트랙 법안이 이달 3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이후 그는 여야 합의를 우선시하며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16일 민주당 지도부가 의장실을 수차례 방문하며 본회의 강행을 재촉했지만 문 의장은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세상일에는 때가 있는 법(啐啄同機·줄탁동기)'이란 평소의 신념대로 시기가 무르익기를 기다렸다.

그럼에도 마냥 국회의 시간을 흘려보낼 수 없었다. 선거법 개정이란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국회법상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은 일정 기간이 도과화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마냥 가로막는 것은 의장의 권한을 넘어선다.

"아들 공천"을 외치는 한국당 의원들의 야유 속에서 지난 23일 문 의장은 꿋꿋이 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시켰다. 대신 여야 의원들에게 찬반 토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싸워도 국회서 싸우자는 문 의장의 소신이다. 문 의장은 2018년 7월 국회의장 수락연설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 국회는 살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회는 지리멸렬(支離滅裂)했다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싸워도 국회에서 싸우라고 했다"고 말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한일 관계 정상화의 촉매제기 될지,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이 어떤 역사적 평가를 받을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20대 국회 가장 뜨거운 이슈 한가운데 문 의장이 서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여야3당 원내대표들과 회동을 하고 있다. 오른쪽 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문 의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19.12.13 kilroy023@newspim.com

■ 용어설명

무신불립(無信不立) : 국가는 국민의 신뢰 없이는 바로 서지 못한다. 2003년 8월 1일 문희상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은 직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국정운영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정부와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라며 무신불립을 역설했다.

쾌도난마(快刀亂麻) : 어지럽게 얽힌 삼베를 한 칼에 잘라버림. 문 의장은 2004년 12월 31일 국회가 극한대치를 보이자 "혁명은 반대세력을 인정하지 않고 쾌도난마처럼 원칙을 강요할 수 있지만 개혁은 반대세력과 대화하면서도 원칙을 관철할 수 있는 고도의 전략과 전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천재일우(千載一遇) :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 문 의장은 2018년 9월 5일 여야 5당 대표들과 회동을 갖기 전 "촛불혁명과 한반도 평화 등 우리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가 다시는 있을까"라며 시대적 소명을 강조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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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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