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업체에 원인분석 요구…검토 후 개선방안 협의할 것"
"LG전자에 국한된 문제, 업계 전반으로 확산시키지 말라" 주장도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한국소비자원이 직수정수기 곰팡이 논란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10월 한 달간 LG전자의 퓨리케어 정수기에서 곰팡이가 나온다는 민원이 95건에 달한 데 따른 것이다.
소비자원은 이를 직수정수기 전반의 문제로 파악하고 문제를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수기 업계에서는 LG전자에 국한된 문제를 업계 전반으로 확대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만 LG전자 정수기에 곰팡이가 낀다는 신고가 95건 들어왔다"며 "(LG전자 외에도) 직수정수기 전반에 비슷한 문제제기를 확인했고 정수기업체들과의 정례협의체에서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정수기업체에 곰팡이 원인 분석을 요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업체의 분석내용을 소비자원에서 검토하고 개선점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직수방식 정수기, 특히 LG전자 퓨리케어정수기의 곰팡이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련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LG전자의 정수기 곰팡이 관련 신고는 총 103건이다. 이중 10월 한 달 동안만 95건이 접수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직수정수기에 곰팡이가 핀다는 민원은 다른 정수기 제조사에서도 나오는 편이기 때문에 이번 문제를 직수정수기 전반의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LG전자 외 타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 신고는 일시적으로 증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정업체의 소비자 민원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관례에도 소비자원이 LG전자에 한해서 곰팡이 정수기 신고 내역을 공개한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약 700만대 규모의 전체 정수기 시장에서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3위 수준이다. 1등업체인 웅진코웨이가 약 50%를 차지하고 2위인 SK매직과 3위인 LG전자가 10%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점유율에도 LG전자에 민원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정수기 구조상 직수정수기에서 곰팡이 문제가 더 적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직수정수기 전반의 문제'라는 말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수기는 보통 저수조(역삼투압) 방식과 직수 방식으로 구분된다. 저수조 방식 정수기는 물을 꼼꼼히 정수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수 속도가 느려 미리 정수해 둔 물을 모아놓는다. 이 때문에 저수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비위생적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직수 방식 정수기는 나노필터를 통과한 물을 바로 마시는 구조로 정수 능력은 저수조 방식에 비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빠르게 정수된 물을 바로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시장 비중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저수조 정수기는 구조상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물이 덜 깨끗할 수 있어도 직수정수기를 쓰는 것인데 여기서 곰팡이가 나온다면 쓸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nanan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