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주택거래 감소 등 영향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관련 대출 증가율이 민간신용 증가율 및 명목GDP 증가율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은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여건과 운용 방향을 담은 8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부동산관련 대출 증가율은 3월 말 기준 전년동기대비 7.7%다. 이는 4년 전 13.2% 대비로는 크게 낮아졌지만 여전히 민간신용 증가율(6.0%) 및 명목GDP 증가율(1.2%)을 상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가계와 기업에 대한 부동산관련 대출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1668조원. 이는 가계부문에 대한 대출(1002조원)과 기업부문에 대한 대출(667조원)이 더해진 규모다.
가계부문 대출은 전년동기대비 4.3% 늘어났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주택거래 감소 등 영향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전세자금대출 및 집단대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부문 대출 증가세는 가팔랐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이 부동산 임대업종 대출수요 증가, 가계대출 규제강화로 인한 은행 기업대출 취급유인 증대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13.9% 늘었다.
부동산 유형별로 살펴보면 거주용으로 이용하는 주택부문보다 비주택부문 대출이 많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비주택부문 대출은 3월 말 기준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해 주택부문 대출 5.8%을 훌쩍 상회했다. 지난 2016년 이후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이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의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강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타 금융상품 대비 양호한 수익률, 느슨한 기업대출 규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증가 등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향후 경기 및 부동산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금융기관 대출 건전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 연체율 추이를 면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대출금리 하락, 하반기 중 상당규모 수도권 아파트 입주 및 분양물량 예정 등이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부동산관련 대출 움직임을 계속 유의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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