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연극

속보

더보기

[스타톡] '죽고 싶지 않아' 안승균·강은나 "강렬한 에너지로 삶을 응원하고 있죠"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춤과 연극이 결합된 '댄스씨어터', 청소년의 생에 대해 말한다
7월1일까지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미친 듯이 땀 흘리고 춤추고,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내는 만큼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공연이에요. 요즘 사는게 힘들다고들 많이 하는데, 공연을 보고 각자의 삶을 멋지게 살아보시는 게 어떤가요?"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안승균(왼쪽)과 강은나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6.21 deepblue@newspim.com

댄스씨어터 '죽고 싶지 않아'(연출 류장현)에 출연 중인 배우 안승균과 강은나를 지난 21일 국립극단에서 만났다. '죽고 싶지 않아'는 춤을 통해 생명력이 넘쳐야 할 시기에 시들어가고만 있는 우리 사회 청소년들에게 생(生)의 기운을 전하는 작품. 지난 2016년 국립극단 청소년극 릴레이의 작품으로 소개된 후 한층 업그레이드돼 관객과 만나고 있다.

"재작년보다 극적인 요소가 많이 추가됐어요. 배우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고, 영화나 책, 뉴스 등을 다같이 공유했죠. 저희의 움직임에 더 의미를 담으려 했고, 구체화되고 디테일해졌어요. 무용수와 배우들이 바뀐 느낌도 들고 서로 신중해지고 배려심이 많아진 거 같아요. 연출님도 업그레이드 된 것 같거요.(웃음)"(안승균)

"개인적으로 기다려왔던 장르에요. 대학생 때는 연극을, 지금은 무용 석사 과정을 밟고 있거든요.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웠는데 하면서 더 자유로워지고 있는 걸 느끼는 중이에요. 11명의 출연진들이 처음에는 배우, 무용수 경계를 나눠서 생각했는데 작업을 진행하면서 모두가 배우가 되거나 무용수가 되고 있어요. 어렵기도 하고 난해하거나 모호한 부분도 있지만 느끼는대로 감각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어요."(강은나)

'댄스씨어터'(Dance Theater)란 말 그대로 춤과 연극이 결합된 장르로, 춤을 통해 출연진들의 신체성과 역동성을 극대화한다. '죽고 싶지 않아'는 원시적인 삶의 충동, 생명의 욕구를 상상력 넘치는 춤의 언어로 풀어낸다.

"죽고 싶지 않은 우리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청소년들의 불안하고 흔들리는 삶을 다루기도 하고 그걸 넘어서 우리 모두의 삶 자체를 보여주고 있죠. 저희 퍼포머들이 미친 듯이 춤을 추고 그 강렬한 에너지로 각자의 삶을 응원하는 작품이에요."(강은나)

"'나는 잘 살고 있나, 어떻게 살고 있나'란 생각을 들게 해요. 단순히 청소년극이지만 성인들에게도, 좋은 어른이 어떤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각자 삶을 살아오면서 이 공연을 봤을 때 그냥 재밌거나, 답이 되거나, 그런 게 공연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댄스시어터라는 독특한 작품이라 본능적으로 움직이다보니 감각적으로 관객과 만났을 때를 상상하게 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요."(안승균)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안승균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6.21 deepblue@newspim.com

특히 안승균은 재작년 초연 당시부터 함께 했다. 그는 "다시 한다고 했을 때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재작년에 받았던 신선한 충격이 그대로이면서도 올해는 행복감이 가득하단다. 반면 새롭게 합류한 강은나는 체력적 한계를 느끼면서 오히려 솔직해졌다고 말한다.

"재작년에 처음 했을 때는 충격을 받았어요. 스스로 생각했던 배우의 가치관을 다 깨부순 순간이었고, 하지만 덕분에 2년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죠. 지난 1월에 작품을 이미 하기로 결정했어요. 이번에는 어떤 충격을 받고 어떤 도전을 하게 될 지 궁금했거든요.(웃음) 지금은 행복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동안 작업에 대해 항상 감사했다면, 이번에는 행복하다? 그동안 지쳤던 거 같고 원하지 않은 선택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자의적으로 선택했으니까 놓친 게 많아도 후회되지 않고요. 힐링이에요."(안승균)

"그 전에 많은 공연을 했는데 체력적 한계를 느껴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무대 위에서 100% 이상을 내야 해요. 체력적 한계를 경험하고 숨길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다보니 오히려 더 솔직해지는 거죠. 미친듯이 춤을 추고 땀을 흘리면서 가장 솔직한 저의 모습을 마주하고 있어요. 그래서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어요. 무대 위 11명이 모두 솔직하게 공연하고 그래서 관객들도 각자의 삶을 보고 더 많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강은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90분이라는 시간동안 무대 위에서는 끊임없이 안무들이 펼쳐진다. 정해진 캐릭터 없이 청소년들의 삶과 죽음, 왕따, 폭행, 배신 등이 매우 격정적으로 펼쳐진다. 바닥에 구르는 건 기본 벽을 타기도 하고 목말을 타기도 한다. 군무와 독무 모두 에너지가 넘친다. 때문에 연습 과정도 녹록치 않았다고.

"재작년에 해봐서 조금은 여유로울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힘들었어요. 언제 이렇게 힘든 작업을 해보나 싶죠.(웃음) 연출님이 똑같은 장면이라도 어떤 에너지를 쏟느냐, 몇 프로를 쏟느냐를 얘기해요. 일단 움직여보면서 픽스하고요. 100m 달리기는 타이밍, 바람, 컨디션 등에 따라 0.001초 차이로 순위가 갈리잖아요. 거기에 빗대 훈련했을 때의 감각을 잊지 말라고 강조하시죠. 이거 하면서 체력이 좋아지고 있어요.(웃음) 서로 함께하는 데 의미가 커요.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에 다치지도 않고 더 시너지가 나오는 장면들이 탄생하는 거죠."(안승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연습 때 '죽고 싶지 않아'를 진짜 많이 얘기했어요.(웃음) 연출님이 '너네가 생각하는 체력이 다가 아니다. 그 이상의 체력이 있다'고 말하셨거든요. 정말 죽을 것 같은데 하게 돼요. 11명이다보니 내가 죽어가다가도 옆에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살게 되고 그랬어요.(웃음)"(강은나)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강은나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6.21 deepblue@newspim.com

과거 안승균은 중고등학생 시절 댄스 동아리 활동을 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기로 전향했다.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 분명 큰 도움이 됐을 터. 강은나 역시 연기도, 무용도 모두 경험했다. 두 사람은 배우와 무용수의 만남이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무용수의 입장에서 보면 예전에는 감각적으고 즉흥적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감정들을 표현했다면, 지금은 더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장면이 뭘 의미하고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더 고민하고 몸으로 표현하는 거죠. 처음에는 어려워하고 어색해했다면, 지금은 공감도 하고 또다른 에너지를 내고 있어요. 무용수들도 배우들이 애쓰는 노력을 보면서 더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고요. 배우들이 너무 춤을 잘 춰서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어요.(웃음)"(강은나)

"서로에게 자극을 많이 주고 도움을 많이 받아요. 배우의 경우 명확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못하고, 이상한 상황을 마주하면 당황하는 타입이라면, 재작년에 이걸 깼어요. 당시 배우인데 무용수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까 욕심도 가졌어요. 그래서 말을 하면서 움직이는 부분을 연출에게 제안했는데 숨 한 번 잘못 쉬면 어긋나고 침 삼킬 타이밍도 없는 위험한 시도였지만 도전하고 시도했죠. 사실 무용수들이 애써주는 장면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배우도 무용수가 어려워하는 부분을 채워줘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같은 춤을 추더라도 감정이나 표정을 더 풍부하게 하려고 하죠."(안승균)

사실 대사가 거의 없고 안무로 구성돼 있기에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감정도 크다. 특히 마지막에 한 명씩 따돌려지는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두 사람 또한 이 장면을 가장 인상깊은 지점으로 꼽았다. 수많은 관객들이 함께 춤추는 커튼콜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공연 자체가 출연진들에게도 열려있는 작품이에요. 마지막에 한 명씩 따돌려지는 장면에서는 저도 마음에 소용돌이가 쳐요. 그 장면이 가장 공감이 가거든요. 사회도, 어른들도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차라리 학생들은 원시적으로 치고받는데, 어른들 싸움은 유치하고 더 잔인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순간을 적나라하게 얘기하는 부분이죠. 아무 감정 없이 사람을 보내거나 같이 있는 소외감, 폭력적인 것들이 느껴지죠. 이 장면을 보면 어른들도 찔릴 거에요.(웃음)"(안승균)

"어떠한 의도나 감정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무리가 되거나 소외가 되요. 사회와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무리에 속해야 하는 강박? 공연할 때 매번 다르지만 저도 무리에 있을 땐 안정감을 느끼고 홀로 있을 땐 불안하고 작아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걸 통해 현재 제 삶을 바라보게 돼요. 과연 내 인생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런 생각을 하게 돼요."(강은나)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강은나(왼쪽)와 안승균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6.21 deepblue@newspim.com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더 다가가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는 두 사람. 강렬한 안무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댄스씨어터 '죽고 싶지 않아'는 오는 7월1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예술을 하는 거에 있어서 고민이 많아요. 보여야 하는 직업이고 사랑받아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자칫 저를 잃어버릴 수 있는 순간이 많아요. 이번 공연을 통해 느낀 건, 내가 존재하지 않고 남들이 원하는 누군가가 되면 배우든, 예술가든, 퍼포머든 가치가 없다는 거에요. 겉모습보다 내면을 채우는 시간을 많이 갖고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강은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게 정말 어려운데, 사람으로서도 배우로서도 확신이라는게 생겼어요. 연기할 때는 캐릭터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하고, 이후에는 이게 맞았는지 의심해야 더 발전하고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을 통해 자부심이 생긴 것 같아요. '배우 중에 이거 할 수 있는 배우 있어?' 이런거요.(웃음) 전에는 이런 생각을 못했는데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많은 분들이 보러와주시면 좋지만, 특히 이쪽 일 하시는 분들, 배우 분들이 와서 보신다면 좋은 자극을 받으실 것 같아요."(안승균)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