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私교육 死교육] “내 레벨테스트 성적에 풀죽은 우리 엄마, 사교육을 믿게 됐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우리 학원 다니는 초등학생은 대입문제 풀어요”
고난도문제로 수준 과시하며 부모심리 폭풍자극
학원생 모으기 도구로 전락한 레벨 테스트의 덫
“학부모 스스로 학원에 권위와 후광을 입히는 셈”

사교육이 대입의 성패를 좌우하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공교육이 제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교육이 공교육을 무너뜨렸다고 할 수 없다.

철마다, 아니 철에 앞서 옷을 갈아입는 사교육 시장. 사교육 종사자들은 공교육의 보완재가 사교육이라고 외친다. 인적자원이 전부인 한국에서 사교육은 당당한 산업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마케팅, 현금이 오가는 은밀한 과외는 이런 외침을 무색하게 만든다. 뉴스핌은 사교육 시장을 바로 알고, 공교육과 사교육의 공존을 위해 ‘私교육 死교육’ 시리즈를 시작한다.

[뉴스핌=김기락 기자] “애 교육을 시키겠다는거야 말겠다는거야? 학원이 학교야? 왜 학원비 3개월치를 미리 내는거야?”

경기도 하남에 사는 주부 최모 씨는 최근 자녀 교육 문제로 남편과 다퉜다. 유명 영어학원 등록이 갈등의 불씨였다.

최 씨는 “애 영어학원비를 3개월 단위로 100여만원씩 낸다고 하니까, 학교 등록금도 아니고 무슨 학원에서 분기마다 학원비를 받냐며 남편이 화를 냈다”고 말했다.

등록에 앞서 최 씨의 두 자녀는 레벨테스트를 받았다. 학원에 붙어있는 유명 대학 합격자 명단, 수십대에 달하는 학원 버스, 상위권 학생들만 가르친다는 상담 선생님의 말이 귓가에 맴돌아 어쩔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영어학원이 시행 중인 레벨테스트가 마케팅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 수준을 알기 위한 단계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상은 학원생을 끌어 모으기 위한 마케팅 도구라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 견해도 다르지 않다.

최 씨는 “주변에서 레벨테스트 잘 봤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엄마들이 학원 등록상담을 하고 나면 레벨테스트와 학원 운영 방식 등에 대해 의아해 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박모 씨도 큰 충격을 받았다. 학교에서 우등생으로 꼽히는 그의 딸이 유명 영어학원 레벨테스트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자녀 교육이 수포로 돌아간 듯 했다.

박 씨는 “아이가 중학생 수준의 영어도 곧잘 해요. 수준을 좀더 끌어올리기 위해 유명 영어학원에서 레벨테스트를 받았어요”며 “근데 성적이 형편없다는 거에요. 순간 상담 선생님의 말에 더 믿음이 가게 됐어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원에 보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나름 영어를 잘 하는 우리 애의 실력이 아주 낮게 나왔기 때문에 이 학원에서 배우면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레벨테스트 후 눈물을 뚝뚝 흘리는 딸을 달랜 뒤 박 씨는 후회했다. 딸의 얘기를 들어보니, 지금까지 풀어본 적이 없는 문제들만 나왔고 사촌 언니의 대입 영어 문제집에서 비슷한 유형을 찾았다고 말한 것이다.

이런 일을 겪은 박 씨는 고등학생 문제를 초등학생에게 낸다는 생각에 그 학원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의기소침해진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한동안 지우지 못했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부모가 자녀들의 가방을 들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뿐만 아니다. 레벨테스트 통과를 위한 사교육도 성행 중이다. 유명 학원에 들어가기만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레벨테스트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최환석 가정의학과 교수는 ‘나는 한국경제보다 교육이 더 불안하다’는 저서를 통해 이를 ‘후광효과(Halo Effect)’로 분석했다.

그는 “유명하다는 학원에 가보면 상담해주는 ‘전문가’라는 사람이 있다. 당신은 이미 이 학원에 들어가면서 후광효과를 경험할 것”이라며 “후광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한 또 한가지 방법이 레벨테스트”라고 지목했다.

이어 “학원들이 수강생들의 반을 배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된 레벨테스트가 학생들의 실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변질됐고, 그 시험은 학원에서 임의로 만드는 것이어서 잣대의 기능을 할 수 없다”면서 “우리 스스로 (학원에) 대단한 권위를 부여하고 그 후광을 입히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직 학원 관계자는 “상담실장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일부 학교 및 학부모들과 결탁해 학원생을 모으거나 본인이 다른 학원으로 옮긴 뒤, 학원생을 (옮긴 학원으로) 유도하는 일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