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자본잠식 빠진 미국법인 올해도 '적자' 행진
중국 법인 선전으로 올해 실적 선방... 재무부담은 여전
차남 이병주 대표, 미국 법인 경영 전담... 업계 "흑자전환 쉽지않아"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 코스맥스가 침체에 빠진 미국 법인 탓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내수시장의 성장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을 확대한 중국 등 해외 법인들과 달리 미국 법인은 실적을 갉아먹으며 금세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업계에선 미국 법인 적자가 코스맥스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도 적자전환 탈피가 쉽지 않아 보이는 가운데 코스맥스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6.29 shj1004@newspim.com |
◆ 수년째 자본잠식 빠진 미국법인 올해도 '적자' 행진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맥스USA(COSMAX USA Corp.), 코스맥스 웨스트(COSMAX West Corp.), 누월드(U-WORLD Corp.)는 합산 14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적자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이들의 누적 당기순손실 금액은 134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맥스 웨스트의 경우 장부금액이 0원이 된 상태다.
코스맥스는 미국 지주사 역할을 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코스맥스 웨스트 아래 코스맥스USA·누월드를 양대 사업회사로 두고 있다.
크게 코스맥스USA(중부)와 누월드(동부)로 나눠져 있다. 2017년 12월 뉴저지에 위치한 색조 화장품 ODM 전문 기업인 누월드를 인수했다. 코스맥스는 기존 오하이오 공장과 뉴저지 공장의 품목 이원화 작업을 통해 생산성과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목적이었다.
2019년 누월드 고객 일부 이탈 및 공장 리뉴얼에 따른 생산 중단으로 2019년 외형이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1600억원 내외의 외형을 회복한 듯 했지만 당기순손실만 372억원에 달한다. 생산설비 확보 및 현지 업체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시장에 진입했으나 영업 정상화에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6.29 shj1004@newspim.com |
◆ 중국 법인 선전으로 올해 실적 선방... 재무부담은 여전
코스맥스는 화장품 연구개발 생선 전문 기업으로 화장품 ODM(연구개발을 통한 생산 방식) 전문 기업으로 전체 매출의 98% 이상이 ODM제품으로 구성된다. 이중 해외 법인들은 향후 성장의 가장 중요한 동력을 꼽히고 있다. 코스맥스는 국내외 600여개 브랜드에 당사에서 개발한 화장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기존 일본, 중국,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와 호주 지역에 집중돼있던 제품 수출을 크게 확대했다. 유럽, 중남미, 미국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100여국에 화장품을 직·간접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2004년 상해법인 설립 이후 2013년 광저우 법인, 미국 법인 설립과 현지 업체 인수 등을 통해 중국, 미주 지역으로 생산기반을 확대했다. 2014년과 2017년에는 각각 인도네시아와 태국에 법인을 신설한 결과, 지난해 연결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 49%, 아시아 39%, 미국 12%로 분산됐다.
코스맥스 중국법인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비 48% 증가한 1295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9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 고성장으로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중국 법인의 선전으로 코스맥스는 지난해 나름 선방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코스맥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45% 증가한 2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 늘어난 345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순이익은 721% 급증한 98억원을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6.29 shj1004@newspim.com |
◆ 차남 이병주 대표, 미국 법인 경영 전담... 업계 "흑자전환 쉽지않아"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년째 자본잠식에 빠진 미국 법인이 언제 살아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코스맥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미국 법인은 해외사업 손실의 주범으로 꼽힌다. 미국에 진출한 지 8년째인 코스맥스는 손실이 누적됐고 있고 아직 현지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했다. 이름 감안하면 흑자전환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업계 역시 미국 법인의 적자탈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가시적인 개선은 보이지 않는다"며 "하반기 기저효과와 대형 고객사와 공급계약 체결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올해부터 부진한 미국 사업은 코스맥스그룹의 창업주 이경수 회장의 차남 이병주 사장이 이끌게 되며 향후 경영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단행된 코스맥스그룹 인사에서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의 대표자리에서 내려와 오로지 미국 사업만 전담하게 됐다. 그룹 관계자는 "이 사장이 주로 미국에 머물며 현지 사업을 챙기고 있어 이 같은 조치를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병주 코스맥스USA 대표이사 사장은 건강기능식품과 미국사업을 맡고 있다.
주요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 공백을 회복시켜 흑자전환을 이뤄낼 계획이다. 이는 이병주 부사장의 재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 성장은 국내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경우 시장 회복은 시작되는 분위기이나 동사의 매출 회복은 더딘 편"이라며 "2분기에도 주요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 공백으로 미국 법인 영업손실 역시 지난 1분기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