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롯데·신세계 라이벌 대결....야구장 밖에선 '마트 대전'
정용진의 '더 센' 도발..."롯데는 우리 쫓아와야 할 것"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유통 업계의 '영원한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오는 3일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개막전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두 그룹간 신경전이 본업인 '유통'으로도 옮겨붙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개막전을 앞두고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는 야구 대결의 전조천 성격이 짙다. 그만큼 발언 수위도 높다. 최근 두 기업은 연이어 서로를 도발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좌)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자료=각사] 2019.10.28 june@newspim.com |
◆'판 커진' 롯데·신세계 라이벌 대결....야구장 밖에선 '마트 대전'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전날부터 동시에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고 라이벌 대결의 포문을 열었다.
롯데마트는 지난 1일 창립 23주년을 맞은 데 이어 이번 주말 예정된 프로야구 개막전을 기념하기 위해 한 달간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 창단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4일까지 나흘간 '랜더스데이' 판촉전을 준비했다.
오는 3일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를 앞두고 '유통 맞수' 대결답게 야구장 밖에서 벌이는 '장외 신경전'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야구 대결에 앞서 본업인 유통에서 먼저 기선을 제압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먼저 '도발' 카드를 꺼내든 업체는 롯데다. 롯데마트는 지난 29일 오후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며 이마트를 자극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행사 기간 중 계열사 야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의 정규시즌 개막전이 열리는 데다 개막전 대결 상대가 유통 경쟁사(이마트)로 결정됐다"며 "이어 마트 대결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창립 23주년을 맞아 역대급 라인업 제품들을 선보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마트 창립 23주년 할인 행사 모습. [사진=롯데마트] 2021.04.01 nrd8120@newspim.com |
롯데마트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로 승부수를 띄웠다. 행사 규모는 1000억원 수준이다. 취급 품목도 다양하다. 신선식품부터 와인, ESG 관련 상품 등 총 2000여개에 달한다.
이달 7일까지 1주일 동안은 미국산 소고기 전 품목도 반값에 판매한다. '와인 장터' 행사도 전점에서 열고 총 700여종 제품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정용진의 '더 센' 도발..."롯데는 우리 쫓아와야 할 것"
신세계는 롯데에 질세라 더 센 '도발'로 응수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이는 롯데마트가 이마트를 저격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직후 한나절 만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30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에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등판해 롯데의 자존심을 건드는 발언을 쏟아내며 반격을 시도했다.
그는 "롯데가 야구와 본업을 서로 연결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는 본업(유통)과 연결할 것이다.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와의 야구·유통 대결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오랜 라이벌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의도가 읽힌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랜더스 데이' 행사를 준비하는 이마트 매장 내부 모습. [사진=이마트] 2021.04.01 nrd8120@newspim.com |
이마트도 '할인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마트는 올 상반기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로 롯데마트에 맞불을 놨다. 이번 행사는 '4일간의 대한민국 할인 상륙작전'을 테마로 1+1 행사, 초특가 상품, 50% 할인 등의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이번 '랜더스데이' 행사에서는 한우·계란·삼겹살·TV 등 고객 선호 생활 필수품 500여종을 최대 50%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
엄선한우 전 품목을 40% 할인하고 시리얼과 초콜릿·냉동 물만두 등 전 품목 1+1 행사도 진행한다. 기저귀와 세탁세제·칫솔 등 생활용품도 2개 구매시 반값에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세계가 SSG 랜더스를 통해 새로운 야구 문화를 랜딩(상륙)시킨다면 이마트는 고객에게 최대의 할인 혜택을 상륙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창단 포부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3.30 mironj19@newspim.com |
두 그룹의 경쟁구도가 유통을 넘어 야구판으로 확대되면서 라이벌 대결의 판도 더욱 커졌다. 최근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나란히 참여해 온라인 쇼핑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두 업체간 경쟁이 한창이다.
이베이코리아의 희망 매각가는 5조원이다. 누가 더 많은 금액을 적어 내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는 업체가 단숨에 이커머스 '빅2'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기업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임에 분명하다.
올해 롯데와 신세계 가운데 야구에서도, 본업인 유통에서도 승리해 자존심을 지키는 기업이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nrd8120@newspim.com